’태양의 여자’ 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감명깊게 보았다. 평소 극본쓰기에 관심이 많은 나는 모든 장르의 드라마를 즐겨 보곤하는데, 각 드라마의 전개 와 극의 구성, 작가의 의도가 어떤 소재를 이용하여 어떻게 효율적으로 표현 되었는지, 인물의 구도와 성격의 부합성까지 꼼꼼히 분석하며 나름대로 평가해보고 더 효과적인 표현등을 연구하기도 한다. 독자들도 이미 느끼고 있겠지만, 사실 요즘 TV 드라마들은 천편일색 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말초신경을 자극 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애초 변변한 주제는 고사하고, 심지어는 완성된 스토리라인 하나 없이 자극과 흥미 일색으로 흘러가다가 허무한 결말을 보곤하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태양의 여자’ 란 드라마는 달랐다.
아이를 너무나 원하던 어느 부부는 결국 고아원에서 여자 아이를 입양하는데, 얼마 안있어 그집에 친딸이 태어난다. 부모를 얻고 사랑을 한몸에 받던 입양아는 그만 그 사랑과 관심을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다 빼앗기고 만다. 결국 입양아는 어린 동생이 다섯살때 그 아이를 서울역에 버리고 오게된다. 이십년이 지나, 빠질데 없이 멋지게 자란 입양아와 서울역에 버려졌던 아이가 만나게 되는데, 이십년을 언니 때문에 고아원에서자라며 힘든 인생을 보냈던 동생의 한 과 그 사실이 들통나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것을 잃게 될 언니의 잃지 않기위한 몸부림 , 그리고 딸을 잃고 생사를 모르는 부모의 처절했던 고통을 소재로 인간사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미움과 복수를 그리고 종당에는 용서 까지를 그려낸다.
이렇게 소재로 치면 여느 드라마나 다를게 없다고 할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의 거침 없이 극한을 달리는 전개를 보며 도대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지, 흥미를 자극하기위한 너무 무모한 시도가 아닐까, 보는 내내 작가의 입장이 되어 불안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기우 였을뿐, 작가는 그가 그리고 싶었던 주제가 너무나 확실 하였기 때문에 그 주제를 더 효과적으로 표현해 내는 방법으로 극한의 방법을 사용할수 있었다는걸 알았다.
선과악을 피해자와 가해자 또는 좋은 사람과 나쁜사람 으로 가려내어 판단하는 일에 익숙한 우리들은, 선 속의 악을 그리고 악 일수 밖에 없었던 선을 들여다 보는 데는 너무나도 인색했다는 사실이다. 작가는 가해자인 언니를 벼랑끝까지 몰고가서 결국엔 그밑으로 힘껏 떠밀어 버림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속 시원한 복수를 안겨주지만, 그 다음엔, 벼랑밑의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가해자의 그럴수 밖에 없었던, 어린 입양아 소녀가 겪었을 고통과 슬픔, 동생을 버리기까지의 절박한 사랑에 대한 목마름 그리고 그 이십년을 죄책감과 후회속에 불안과 초조함으로 보내야 했던 의지할곳 없던 어린 아이의 아픔을 조명함으로 우리의 성급했던 정죄와 판단을 부끄럽게 만들고 만다.
바리세인 들이 간음한 여자를 끌고 와서 율법대로 하여 돌로 쳐 죽이려고 할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 하신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너무 객관적으로만 일을 판단하고 처리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닌것 같다. 이유없는 행함이 어디 있으랴. 좀더 깊숙히 상대를 이해하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형편을 입장을 바꿔 생각 해 줄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이해못할 사람은 없을것이다. 내가 나에게 관대 하듯이 남에게도 그럴수 있다면 용서 하지 못할 사람도 용서 받지 못할 사람도 없는건 아닐까?.
언니는 용서를 받는다.
작가는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성경구절 한귀절로 이렇게 정리 한다.
어찌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게 사방을 에워싸 버리시고는 생명을 주시는가. (욥기 3장 20-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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