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사전은 “권위 (權威)”라는 단어를 “어떠한 방면의 일에 있어서 가장 높은 표준”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장 높은 표준은 하루 아침에 쌓아지질 않는다. 자기 스스로도 자신의 신념에 대항하여 매일 싸우고 갈고 딱아야한다. 이 권위는 품위있게 입은 양복에서 나는 것도 아니고, 엄숙한 목소리에서 나는 것도 아니며, 오직 자신의 내면에 있는 위선과 아집을 떨쳐버릴 때 비로소 싹이 튼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컨수머즈 리포트 (Consumer’s Report)라는 잡지는 소비자를 위한 잡지로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모든 제품을 테스트하고 보고하기까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제품 구입도 그냥 일반 상점에서 자비로 한다. 제조사에 테스트를 사전에 통보하지도 않으며, 조금 싸게 사려고 잡지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접근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외부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광고를 싣지 않는다.
이러한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여기며, 자신들의 친인척이 테스트하고자하는 물품의 제조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회사에 보고해야한다. 또한 제조사 로부터 어떠한 선물이나 향응도 못받게 되어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사항들이 오늘날의 권위를 세운 이 잡지사의 밑거름이다.
자동차의 경우도, 딜러에서 일반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구입한다. 차량 테스트를 위한 시설로는 “8”자 모양의 자체적인 시험 도로 및 설비들을 만들어 놓았다. 앞으로도 이 잡지사는 자신들이 힘들게 쌓은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여기에 소비자들은 든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하나하나 잘 따져가며 확인하고자하는 태도를 가진 엔지니어들이 더 많이 이 잡지에 의존한다.
촛불 시위의 발단이 된 광우병에 관한 한국 문화 방송 (MBC)의 “PD 수첩”보도는 권위를 세우기 위한 노력보다는 본질에서 벗어난 프로그램이 되었다. 정확한 진실 보도보다는 자신의 속 마음을 드러내지않고 시청자를 마음대로 이끈 광란 버스 운전사같은 행동을 저질렀다. 이는 모두 죽는 행동이다. 국민도 자신들도 죽는 행동에는 숨긴 뜻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도에 있어서 공정성을 위한 명확한 진실 규명이 힘들면, 찬성자와 반대자들의 의견을 함께 보도한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신문 방송사 자신들의 의견에 가까운 쪽을 더 두드러지게 보도한다. 그러나 진실이 명확하면, 그 진실을 그대로 보도해야한다. 이러쿵 저러쿵 다른 말이 필요없다. MBC는 컨수머즈 리포트에게서 기자들의 권위에 관한 기초부터 배워야할 것이다. 잘못된 보도에는 아무런 토를 달지않고 정중히 사과해야한다. 빠를수록 좋다. 그렇지않으면 권위는 실추된다. 또한 사과와 변명이 병행되면 그 효과가 떨어진다. PD 수첩은 자신들의 잘못된 광우병 관련 보도에 대해 최근 2분간의 사과와 50분간의 변명 방송을 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일은 최근에 MBC가 방영한 TV연속극 “스포트라이트 (Spotlight)”이다. 그 내용은 극중의 GBS 방송사 기자들이 진실 규명을 위해 애쓴 결과 정의는 승리한다는 것이다. 방송 기자 서 유진 (손 예진 분)은 기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위험도 무릅쓰고 오직 진실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극중에서 “어떻게 앵커 (anchor)가 머리에 거짓을 이고 진실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그녀의 대사가 방송의 모든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문화 방송국이 내보낸 PD 수첩의 광우병 관련 방송과 이 스포트라이트 연속극은 스스로 자기 모순에 빠져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