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 배치·조경·주차장 등
33-55세 여성의 필요충족
설계단계서부터 적극적
샤핑 센터와 다목적 건물을 디자인하면서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트레이드마크 프라퍼티’는 건축가, 디자이너, 건축 자문 같은 전문가들로 팀을 짜고, 설문지를 돌리고, 커뮤니티 모임을 여는 등 많은 개발회사들이 해오던 대로 했다. 그러나 2005년에 텍사스주 달라스 인근 앨런의 52에이커 부지에 대형 다목적 센터 ‘워터스 크릭’을 기획하기 시작했을 때는 전에는 한번도 불러 본 적이 없는 그룹에게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바로 여성들이었다.
이 회사의 테리 몬테시 사장은 처음엔 여성 소매업 컨설턴트 2명을 고용하고 이어 앨런 지역에 사는 여성 20여명을 초청해 그 건설 계획에서 흠을 잡아달라고 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인 커스텐 페어, 시의원으로 자기 사업을 하는 데비 스타우트도 그 일원이었다.
그들은 센터의 배치, 조경, 주차 옵션, 보도와 옥외 미술 작품 등 수십가지 사항들을 비교 검토했다. “회사측은 모든 세부사항을 우리에게 물어보고, 경청했어요”라고 스타우트는 말했다.
여성 샤핑객의 의견을 참조하는 것은 대단히 합리적인 일이지만 샤핑 센터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여성들을 참여시키는 일은 별로 없다고 소매 개발업자들과 자문들은 말한다. “개발회사들은 아직도 데이타와 인구 통계 실태에 집중하지 샤핑객들은 멀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별 고정관념에 빠지기가 쉽다”고 버몬트주 벌링턴에서 여성들의 구매 결정 추세를 지켜보는 ‘러니드 온 위민
이라는 회사를 창립한 안드레아 러니드는 말했다.
그러나 컨설턴트를 쓰건, 포커스 그룹을 쓰건 간에 고객 및 고객과 샤핑 센터간 정서적 연관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회사들도 있다. 여성 샤핑객들은 소매 상점에서 자신들의 필요에 부합하도록 주문 제작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 원한다고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 있는 부동산 투자 신탁인 ‘마세리치’의 마케팅 및 개발 담당 부사장 트레이시 갓시스는 말한다.
설문지나 형식적인 소비자 단체에 의존하는 대신 ‘마세리치’는 이 회사가 2009년 가을에 재개관할 예정인 오래된 샤핑 몰인 ‘샌타모니카 플레이스’ 재개발 계획의 반향판 역할을 하는 이 지역 여성 10여명의 직장으로 도시락을 가지고 찾아간다.
그 결과 여성들이 인근 소매점들이 너무 틴에이저와 소위 주니어 시장에 치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게 돼 ‘마세리치’는 이곳에 명품점과 35~55세 여성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상점들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 여성들은 또 더 많고 다양한 종류의 식당을 원해 현재 6개 식당과 협의하고 있으며, 아울러 샤핑몰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푸드코트에 이층 회전목마와 함께 아이들이 공연할 옥외 원형극장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2002년 애리조나주 길버트에서도 120만 스퀘어피트 면적의 샤핑 센터 ‘샌탠 빌리지’ 개발 계획을 이 지역 여성 90명에게 보여줬다. 여성들은 식당 면적을 원래 계획되었던 5만~7만 스퀘어피트보다 훨씬 더 늘이고 보통 5피트인 옥외 샤핑몰의 보도 너비 역시 훨씬 더 넓히기를 원했다. 작년 가을에 개관한 ‘샌탠 빌리지’의 보도 너비는 최소한 10피트고 일부 15피트인 곳도 있어 여성들이 유모차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 쉽다.
로스앤잴레스에 본부가 있는 개발회사 ‘카루조 어필리에이티드’의 릭 카루조 사장은 4년전 한 젊은 어머니가 샤핑 센터에 수유실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이 회사가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다운타운에 개발중인 다목적 건물인 ‘아메리카나 앳 브랜드’에는 커다란 아이들 놀이방을 본관 로비에 두고, 기저귀 갈아주는 방, 2개의 수유실과 우유병을 데울 작은 주방도 설치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여성 중에는 대형차를 모는 이가 많기 때문에 주차공간의 너비도 업계 표준인 8피트 반 보다 최소한 9인치 더 넓혔다고 카루조 사장은 덧붙였다.
‘워터스 크릭’에서 ‘트레이드마크 프로퍼티’는 여성 소비자 그룹의 반응중 어떤 것은 소매업계의 통념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트레이드마크 프로퍼티’도 2004년에 휴스턴 근처 우들랜즈에 개관한 다목적 센터인 ‘마켓 스트릿’ 같은 곳에는 다른 많은 소매점 개발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높고 화려한 벽돌이나 석조 건물에 보도를 설치했었다.
그러나 ‘워터스 크릭’ 센터는 환경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상당한 녹지대를 요구하는 매스터 플랜 하에 개발되는 500에이커에 이르는 커뮤니티의 일부였다.
앨런에서 여성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한 이후 이 회사는 여성들이 자신들이 과거에 지었던 것과 다른 것을 원하는 것을 알게 됐다. 여성들은 덜 두드러지고 덜 형식적인 건물과 더 풍부한 조경, 구불구불한 길, 주차 옵션과 커뮤니티 벽난로를 선호했다.
격식 차린 40피트 높이의 분수나 대형 추상 야외 조각, 주차 장과 매장 사이의 단조로운 보도 대신에 여성들은 잔잔한 물가와 아이들이 기어 올라가 놀 수 있는 친숙한 미술품, 보기에도 매력적인 보도와 실외 좌석이 많은 식당을 원했다. 아울러 건물의 겉모습 또한 다양한 크기와 색깔, 질감을 갖고, 평평하게 앉은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고도에 맞춘 높낮이로 하나의 마을 같은 모습과 느낌을 원했다.
지난 5월에 제1차 공사분이 개장된 ‘워터스 크릭’ 샤핑 센터는 두개의 돌다리와 연못, 개천, 34피트 높이의 커뮤니티 벽난로, 아이들이 기어 올라갈 수 있는 조각 작품들과 연못과 개천, 녹지대가 보이는 곳에 옥외 좌석을 놓은 10개의 식당을 두루 갖춘 공원 같은 곳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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