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니하트(왼쪽)가 종료 1분전 오른발로 감아 체코 골키퍼 체흐의 머리를 넘기는 결승골을 터트리는 모습.
체코전서 0-2 열세 뒤집고 3-2 역전승
0-2의 스코어도 하늘에서 내리는 차가운 빗줄기도 ‘투르크 전사’의 뜨거운 투지를 막지는 못했다.
유로 2008 A조 마지막 날 경기에서 터키가 난적 체코와 치열한 공방 끝에 3-2로 승리, 8강행을 이뤄냈다.
1승1패의 동률로 마지막 경기에 임했던 터키와 체코는 말 그대로의 혈전을 펼쳤다. 비기는 경우 페널티 킥으로 승부를 가려 8강 진출팀을 가리는 경기였기에 양팀 선수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승부는 쉽게 결정되는 듯 했다. 전반 대회 최장신 스트라이커 얀 콜러의 선제골로 앞서간 체코는 후반 17분 플라실이 시온코의 크로스를 추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0-2로 앞서, 8강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터키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20분 터키의 공격수 툰자이는 본부석 반대편 부심의 깃발이 망가지자 대기심에게 새 깃발을 받아 전력 질주로 부심에 전했다. 1초라도 시간을 아껴 역전을 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경기장을 붉게 수놓은 터키 팬들의 함성은 가라앉을 줄 몰랐다. 터키의 파상공세도 점점 날카로와 졌다. 하지만 세계 최정상 골키퍼 페트르 체흐와 세리아A 4인방로 구성, 동유럽 최고 수비진으로 평가받은 체코의 골문은 단단해만 보였다.
후반 30분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끊임없이 골문을 두드리던 터키 공격진은 알틴톱의 크로스를 아르다가 침착하게 슈팅으로 연결, 1-2로 따라붙었다. 체흐가 손을 대 보았지만 공은 비에 젖어 미끄러운 잔디 위를 흘러들어가 골망을 흔들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은 이때부터 터키의 편이었다. 7분 뒤 이번에는 체코의 골키퍼 체흐가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렀다. 우측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체흐가 잡으려다 터키 공격수 니하트 앞에 떨어트린 것. 니하트는 빈 골망으로 공을 차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체코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계도 경기종료에 가까워갔다. 승부차기가 모두의 머리 속에 그려질 시간이었다.
하지만 터키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멈추지를 않았다. 종료 1분전 중앙선 부근에서 가로채 터키 알틴톱이 전방으로 연결한 패스를 니하트가 골키퍼 반대편 골대 쪽으로 절묘하게 감아차며 기적 같은 역전 골을 터트렸다. 승부는 그것으로 결정이 났고 터키는 필드에서 환호하며 조2위로 8강 진출의 기쁨을 나눴다.
같은 시각 펼쳐졌던 A조 포르투갈과 스위스의 경기에서는 개최국 스위스가 2-0으로 승리했다. 2승으로 경기 전 이미 조 1위로 8강을 확정지었던 포르투갈은 호나우도, 데코 등 주전이 대거 빠진 1.5군이 출전했다.
한편 스위스를 8년 동안 이끌며 스위스 축구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쾨비 쿤 감독은경기 후 팬들과 선수들의 감사의 박수를 받으며 은퇴식을 가졌다.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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