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흐름이 어떤 지침이 된다면 애플사의 새 아이폰을 집어 드는 사람의 3분의 1은 지갑 속에 이것을 넣고 다닐 기능성이 크다. 휴대전화 업계의 추세가 크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여성들이 아이폰을 비롯, 블랙베리, 트레오 등 이른바 스마트폰의 열렬 구매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여성들은 1,400만명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남성 증가율은 이에 못 미친다. 이런 추세는 아이폰 판매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휴대전화 업계 추세를 추적하는 닐센 모바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만 해도 아이폰 소유자 4명중 1명 정도가 여성이었으나 금년 3월에는 3명중 한명 꼴로 급증했다. 지난 9일 발표된 새로운 아이폰은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블랙베리·트레오 여성 사용자 급증
제조사들 “더욱 작고 날렵하게” 디자인 경쟁
비즈니스보다 개인적 즐거움 위해 적극 활용
신제품 출시 잇달아
가격도 인하 추세
스마트폰은 훨씬 싸졌다. 작은 블랙베리 펄의 경우 99달러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디자인은 더 좋아졌다. 물론 여성들도 오랜기간 비즈니스를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제 여성들은 스마트폰이 바쁜 가족의 스케줄 관리, 그리고 친구들과 연락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서비스 프로바이더들은 여성들을 전체 가족들에게 접근하는 길로 보기 시작했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에 따르면 여성들의 71%가 가족들의 휴대전화 선택과 서비스플랜 등을 결정한다. 그 결과 제조사들은 여성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타리오 워털루에 소재한 RIM사는 블랙베리 폰 광고를 엘르, 마스 스튜어트 리빙 등 여성 전용 잡지들에 게재하고 있다.
워털루의 파트타임 교사인 리나 카푸토는 1년 전 두 아들의 스케줄 관리를 위해 네트워킹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으로부터 쓰던 블랙베리를 물려받았다. 그녀는 “수영, 축구, 하키 등 애프터스쿨 스포츠에 10시간 이상 할애하는 아들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은 우리 네 식구에게 악몽과 같았다”고 말했다. 카푸토는 블랙베리를 사용해 남편과 스케줄을 맞출 뿐 아니라 친한 친구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연락을 취한다. 지난 2월 친구들과 라스베가스로 여행을 떠났을 때 이들은 블랙베리를 이용해 서로뿐 아니라 집에 남겨 두고 온 아이들과도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그녀는 지난 5월 어머니 날에 새 블랙베리 펄을 선물 받았다. 선물에 대해 카푸토는 “진공청소기나 블렌더를 선물 받은 것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T&T 와이어리스 디비전의 마케팅 책임자인 데이빗 크리스토퍼는 여성들은 환상적인 기능들에는 덜 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 대신 스마트폰들이 한층 더 매끈해 지고 작아지면서 여성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는 “이제 스마트폰은 지갑 속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졌다”며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은 디자인에서 애플을 따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번 달 스프린트는 삼성이 만든 터치스크린 도구인 ‘인스팅트’를 출시하는데 이 전화기는 아이폰의 많은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번 여름 RIM은 아이폰처럼 더욱 빠른 모빌 네트웍 기능을 가진 ‘블랙베리 볼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닐센 리서치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가격에 한층 민감한 반면 지금까지 어떤 휴대전화기를 사용해 왔었는지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렇지만 더욱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도 여전히 효과를 거두고 있다. RIM과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지난 밸런타인스 데이에 핑크 블랙베리 판촉행사들을 벌여 재미를 봤다. 그렇지만 색상을 고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RIM의 마크 길버트는 “우리는 너무 튀지 않는 연한 핑크를 골랐는데 여성들이 원하는 색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의 포커스를 남성들에게만 맞췄는데 이제는 라이프스타일에 더욱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애플사의 엔지니어들이 아이폰을 만들었을 때 스티븐 잡스 애플회장은 이런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여성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깔끔한 디자인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블랙베리는 이 점에서 뒤쳐졌다.
뉴욕에 거주하면서 온라인 뮤직사이트를 운영하는 케인 래너헌은 지나해 10월 자신의 개가 꼬리를 흔들어 대다 노키아 전화기를 커피 속에 빠뜨리자 아이폰을 샀다.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간부들이 시도 때도 없이 블랙베리를 이용해 상사들에게 이메일로 업무보고를 하는 것을 보고 질린지라 블랙베리는 고려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켰다.
아이폰은 그녀의 테크놀러지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았다. 래너헌은 맥북 프로 랩탑과 5개의 아이팟을 갖고 있다. 그녀는 아이폰의 노트패드 기능을 사용해 친구들로부터 식당 추천을 받는다. 또 콘서트에서 사진도 찍어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다. 초청 받은 클럽 초청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자 경비원들에게 아이폰을 이용해 초청 사실을 입증하는 이메일을 보여주기도 했다.
수많은 여성들이 스마트폰이 자신과 회사를 연결하는 끈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닐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소유한 여서의 3분의2가 이 전화기를 비즈니스가 아닌 즐거움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 소유자는 42%만이 그렇게 응답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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