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재취항… 상파울루를 가다
인적·물적교류 급증
경제파급 효과 엄청
6월3일 오전 11시3분(현지시각) 승객과 승무원 등 180명을 태운 대한항공 061편이 상파울루국제공항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1992년 4월 상파울루 노선을 개설한 뒤 2001년 10월부터 9.11테러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운항을 중단한지 7년만의 재취항이었다.
이날 같은 항공편으로 상파울루 공항에 내린 이종은 대한항공 미주 본부장은 “마침내 상파울루 노선이 복항돼 5대양 6대주를 모두 취항하는 글로벌 항공사의 면모를 과시하게 됐다”며 “한미간 비자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과 남미를 연결하는 최대 항공사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한인사회도 환영 일색이다.
무엇보다 한국-LA-상파울루를 연결하는 물적·인적 교류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브라질 및 남미간 경제적 파급효과도 예상된다.
이미 브라질은 남미 최대 경제대국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특히 최근에는 유가 급등으로 연안의 주요 유전들이 잇달아 개발되면서 엄청난 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활한 미개발지들에 대한 개발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돼, 이번 재취항은 한국과 브라질간의 경제교류 증대에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운항 스케줄
대한항공 상파울루 노선은 LA에서 매주 월·수·금 3회 운항하며, 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또 상파울루에서 인천공항까지의 비행시간은 총 26시간 정도로 그동안 유럽을 경유했던 것보다 10여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 노선에 신형 보잉 777-200ER기를 투입하고 있다.
3일 상파울루 노선 재취항 첫 항공편 승무원들과 이종은 대한항공 미주본부장(뒷줄 오른쪽 두 번째)이 공항에서 현지 한인사회가 마련한 환영식에서 꽃다발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식당·식품점 90여개… 3만5천여명 거의 자영업
상파울루 한인사회
브라질 한인 인구는 대략 3만5,000명 내외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극소수만이 리우데자네이루나 수도 브라질리아에 거주할 뿐, 98% 이상이 상파울루에 거주하고 있다. 또 상파울루 한인 경제가 의류업에 집중돼 있다 보니 대부분의 한인들이 직접 비즈니스를 운영하거나, 직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거주지역도 자연히 봉헤찌로에 가장 많이 산다.
한인 밀집지역인 리베로 리마와 프라테스 길에는 한글 간판이 곳곳에서 쉽게 발견된다. 상파울루 안에만 한인운영 식당이 80여곳, 식품점은 11곳이 운영중이며, 한인교회도 40여개 이른다.
봉헤찌로 지역 아파트 렌트비는 대략 600~700달러 선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한인들은 LA와 마찬가지로 외곽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다.
유대인 밀집지역인 ‘이쉬에노플리니’가 한인이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로 범죄가 적고, 주변에 의료시설이 많은데다 봉헤찌로와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 이밖에 고급 주택가인 ‘아끌리마상’과 ‘샌타애나’도 한인들이 좋아하는 거주지로 손꼽힌다.
이곳에서도 한인들의 교육 열기는 대단하다.
상당수 한인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을 갖춘 공립학교 대신, 적지 않은 재정부담 속에서도 사립학교에 아이들을 보낸다. 봉헤찌로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한인들이 선호하는 학교는 대부분 금융 중심지 파울리스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 ‘번데런떼쓰’‘에따빠’‘오브쉐지브’ 등이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중인 대표적인 학교들이다.
수교 50년… 주류진출 박차
■박동수 한인회장
“내년은 한국과 브라질이 수교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박동수 브라질 한인회장은 “브라질의 경제가 안정되면서 한인들의 경제활동 역시 왕성해지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더욱 브라질 주류사회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대한항공 상파울루 노선 복항으로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역시 커질 것”이라며 “이를 기회로 LA 한인사회와의 교류를 더욱 늘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특히 1.5~2세들의 장래와도 연결된 이중국적 문제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면서 LA 한인회 등과 연계해 한국 정부에 브라질 한인사회의 염원과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회장은 “여전히 한국 정부의 브라질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며 “이 정도의 인구와 경제규모에 맞춰 문화원 개설 등 한국을 브라질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사업들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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