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창간 39주년 한인 의식조사
2008년 남가주 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이민생활의 목표를
경제적 성공과 자녀 교육에 두고 대체로 미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들은 또 자녀의 실력과 적성을 살려주는 것을 성공적인
자녀 교육이라고 가장 많이 여기고 있으며,
은퇴 후에는 여행이나 운동 등 취미생활을 하면서 여생을
즐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본보가 창간 39주년을 맞아
남가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이민생활과 자녀교육 및 은퇴와
관련 실시한 의식 설문조사 결과밝혀졌다.
이번 설문조사는 5월15일부터 21일까지 무작위로 선정된 남가주 한인
30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지작성 및 전화조사로 실시됐다.
“미국생활 만족한다” 85%가 응답
만족이유 “생활 여건 좋아서” 최다
자녀교육 최고가치는 “적성 살리기”
“자녀 타인종과 결혼 찬성” 절반넘어
■이민생활
미국 이민생활의 가치와 만족도에 대한 설문에 한인 응답자들은 대부분 미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로 생활환경이 좋고 제도와 질서가 잘 돼 있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미국 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때 그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언어 장벽’이라고 말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 ‘경제적 성공’(32.0%)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자녀 교육’(28.0%)이 근소한 차로 뒤를 이어 이 두 가지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이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건강’을 꼽은 응답자도 20.7%나 됐고 ‘인간관계’라고 답한 사람은 11.3%를 차지했다.
‘미국 생활의 만족도’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12.6%, ‘대체로 만족한다’가 72.7%로 전체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85.3%가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대체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은 9.3%였고 ‘미국에 온 걸 후회한다’고 답한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또 설문 응답자들의 미국 생활 기간에 따른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이민 연륜이 오래될 수록 미국 생활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 생활 기간 5년 미만인 응답자들의 경우 ‘매우 만족’ 6.7%, ‘대체로 만족’ 56.7%로 나타나 만족도가 63.4%인 반면, 미국 생활 기간 20~30년인 응답자들은 ‘매우 만족’이 22.2%, ‘대체로 만족’이 74.1%로 집계돼 전체의 96.3%가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매우 만족’이라는 항목을 꼽은 응답자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이 그룹의 높은 만족도를 반영했다. 또 미국 생활 기간이 30년 이상인 응답자들의 경우는 ‘매우 만족’이 42.9%로 더욱 높았고 ‘대체로 만족’이 57.1%로 이 그룹의 경우 응답자 100%가 만족도를 표시했다.
‘미국 생활에 만족하는 이유’에 대해 24.7%가 ‘생활환경이 좋아서’를 꼽았고 24.0%는 ‘제도와 질서가 잘 돼 있어서’를 꼽았다. 또 ‘열심히 일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라는 항목과 ‘자유롭다’는 항목을 고른 응답자도 각각 20%에 달했다.
반면 미국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45.3%가 ‘언어 장벽이 높다’는 점을 들어 영어로 인한 불편을 미국 생활 정착에 가장 큰 문제로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어 ‘경제생활이 힘들다’는 이유가 22.7%로 두 번째로 많았고 ‘범죄 등으로 불안하다’고 느끼는 응답자들도 14.7%였다.
■자녀교육
이번 설문조사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조사 대상 한인들의 응답은 자녀교육의 가장 큰 주안점으로 자녀의 실력과 적성을 찾아 발전시키는 데 두고 있음을 나타내줬다. 자녀교육에 대한 세 가지의 질문에 대해 모두 다 자녀의 실력과 적성, 또는 자녀 본인이 원하는 것에 해당하는 항목을 택한 응답자들이 가장 많았다. 이는 또한 자녀교육에서 본인의 적성과 실력을 존중하는 게 가장 보편적인 태도에 해당함을 확인시켜줬다. 또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하기를 바라십니까’와 같은 직접적인 질문이 설문에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가능할 것이다.
‘자녀가 어느 정도까지 교육받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7%가 ‘실력과 적성에 맞기겠다’는 항목을 꼽아 가장 많았고, ‘4년제 대학’은 20.7%, ‘석사학위’는 18.6%, ‘박사학위’는 12.6%로 나타나 자녀들이 단순한 대졸 학력 보다는 대학원 학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인들이 더 많았다.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과반이 넘는 53.3%가 역시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발전시키기’를 꼽았고, 이어 ‘훌륭한 인격 갖추기’가 36.0%로 뒤를 이었다. 반면 ‘좋은 직업 갖기’나 ‘우수한 대학 입학하기’는 각각 4.7%와 3.3%에 그쳐 한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녀교육에서의 가치와 실제 현실과의 괴리가 있음을 나타내줬다.
자녀의 직업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자녀가 어떤 직업/직종을 갖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에 달하는 64.0%가 ‘자녀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나’라고 답해 대체적으로 직업 선택에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반면 실제 직업이나 직종을 꼽은 응답자들의 경우 ‘의사나 치과의사’가 9.3%로 가장 많았고 ‘변호사’가 5.3%로 그 뒤를 이었으며 이어 ‘사업가’가 4.7%로 나타나 대체적으로 경제적 안정이 뒷받침되는 직업이나 직종의 선호도가 나타났다.
이민생활에서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닥치게 되는 자녀의 혼인 문제와 관련, 자녀의 결혼 상대자가 한인이 아닌 타인종 또는 타민족일 경우에 대한 생각은 찬성이 반대보다 많아 일반적인 인식보다는 상당히 열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비한인과 결혼하겠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이 약간 넘는 53.3%가 ‘본인의 선택을 존중해 찬성한다’는 항목을 꼽았다. 이어 ‘반대하지만 뜻을 굽히지 않으면 마지못해 허락한다’는 응답이 26.0%를 차지해 자녀가 비한인 배우자를 맞아들이려 할 때 한인 응답자의 10명 중 8명은 결국 결혼을 허락할 것이라는 의사를 나타냈다. 반면 ‘끝까지 반대한다’는 응답은 12.6%였다.
이번 설문 응답자들의 경우 자녀의 비한인 배우자 결혼에 대해 너그럽게 생각하는 비율이 연령이 높고 미국 생활 기간이 오래된 그룹에서 더 높은 현상을 보였다. 아직 자녀가 어리거나 없을 가능성이 높은 20대 응답자들의 경우 찬성이 52.0%로 젊은 세대의 열린 마음을 나타냈다.
반면 50대 응답자들의 경우 ‘반대하지만 마지못해 허락’이 50.0%로 가장 많아 실제 자녀가 결혼 적령기에 달한 부모들의 고민을 보여줬고, ‘찬성’ 의견도 40.9%에 달해 이 그룹의 10명 중 9명은 자녀의 비한인과의 결혼을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는 대부분 “65세쯤에 하겠다”
3명중 1명 “은퇴 후 재정 준비부족”
노후엔 취미생활-봉사활동 순 희망
미국생활 짧을수록 “은퇴 후 한국행”
■은퇴
이번 조사 대상 한인들은 은퇴 적령기를 65세 전후로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 은퇴 후 삶에 대해서는 취미생활을 통해 여생을 즐기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선교나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있는 은퇴생활을 하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 참가한 한인들 가운데 3명 중 1명꼴로 은퇴 후를 위한 재정적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고 이민생활에서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점이 은퇴 후를 준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은퇴 적령기를 언제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의 33.3%가 ‘65~69세’라고 답했고 이어 32.0%가 ‘60~64세’를 꼽아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가 60대를 은퇴 적령기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70세 이후’라는 응답도 14.8%에 달해 상당수의 응답자들이 은퇴 연령 이후에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55~59세’라는 응답은 13.3%, ‘55세 이전’이라는 응답은 7.3%였다.
‘은퇴 후 삶을 위한 재정적 준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60.0%가 ‘어느 정도 하고 있다’고 답했고 7.3%는 ‘충분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도 32.7%나 됐다.
은퇴 준비 여부는 또 연령대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여 20~30대에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응답자는 절반 정도였으나 50~60대에서는 5명 중 4명꼴로 은퇴 후를 위한 재정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20~30대의 경우 은퇴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의 비율이 44.4%였고 아직 사회생활 초년생인 20대의 경우는 68.0%나 됐다. 반면 50~60대의 경우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이 9.1%, 어느 정도 하고 있다는 응답이 81.8%였으며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우는 9.1%였다.
‘은퇴 후 준비를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4.7%가 ‘경제적 여력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고, 이어 ‘은퇴할 때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가 24.7%,
‘은퇴 후 삶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3%가 ‘여행, 레저, 운동 등 취미생활을 하고 싶다’고 답했고, 이어 ‘선교 또는 봉사를 하고 싶다’가 32.7%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새로운 일이나 파트타임 등 일자리를 계속 갖고 싶다’는 응답도 12.6%에 달해 은퇴 후에도 어느 정도 활동 의지를 가지고 있는 한인들도 있음을 나타냈다.
‘은퇴 후 거주하고 싶은 곳’으로는 ‘미국내 전원생활’을 꼽은 응답자들이 29.3%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재 살고 있는 곳’이 24.0%로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거주하겠다’는 응답도 22.7%에 달해 은퇴 후 역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응답자들이 상당수에 달했고 ‘미국내 실버타운’을 꼽은 응답자는 14.0%였다.
은퇴를 한국으로 하겠다는 응답은 미국에서 오래 산 이민자들 보다는 미국 생활 기간이 짧은 최근 이민자일수록 더 많은 경향을 보였다. 은퇴 후 한국에서 거주하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그룹은 미국 생활 기간이 5년 미만인 그룹으로 40.0%가 그같이 응답했고, 미국 생활 기간 5~10년인 그룹과 30년 이상인 그룹에서 은퇴 후 한국 거주 희망 비율이 공히 28.6%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생활 기간 20~30년인 그룹은 7.4%에 그쳤다.
<김종하 기자>
■설문 응답자는
이번 설문 응답자는 남성 44%,
여성 56%로 구성됐으며
연령대는 20대 16.7%,
30대 25.3%, 40대 28.0%,
50대 15.3%, 60대 이상 14.6%로
각 연령대별로 고르게 분포됐다.
이중 시민권자는 45.3%,
영주권자는 30.7%로
설문 응답자의 4분의 3이
정착 이민자들이었고,
유학생과 주재원 등
단기체류자는 14.0%,
기타 10.0%로 구성됐다.
응답자들의 미국 생활 기간은
3년 미만이 9.3%,
3~5년 10.6%, 5~10년 18.6%,
10~15년 16.7%,
15~20년 12.6%,
20~30년 18.0%,
30년 이상 14.0%로 분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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