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후 첫 결혼자 비율 폭등
평균수명·중년 싱글 증가가 원인
대부분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중매
아직 40대였을 때 데브라 시겔은 완벽한 남편의 조건을 리스트로 만들어봤다. 정직, 가족 중심, 근면, 그리고 건강 등등. 그러나 세월은 흘렀고 리스트는 실현되지 않았다. “그런데 나이 50되던 해 벨이 울렸죠. 남은 인생을 혼자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녀가 ‘급진적인 행동’을 취한 것은 이때였다.
그녀의 미래 남편 펄린도 비슷한 마음상태였다. “내 인생에 결혼은 없다고 여겼어요. 그런데 나이 50이 되자 영혼의 동반자 없이 인생을 보내고 싶지 않아 지더군요.” 두 사람은 온라이 데이팅에 등록했고 여기서 만났다. 두 사람 모두 운동을 좋아하고 채식주의자이다. 뉴욕 태생으로 LA에서 살았고 온라인에서 만나기 전 플로리다로 이주했던 것까지 같았다. 둘은 2003년 결혼했다.
두 사람처럼 45세 이후 첫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전에는 ‘노처녀’ 이웃이라든가 확인된 ‘총각’ 친구로 불리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수명이 길어지면서 지금의 50은 새로운 30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결코 늙지 않겠다’는 베이비 부머들의 태도와 중년 싱글 증가 등으로 이제는 결혼을 마음먹으면 정말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USA 투데이가 분석한 2006년도 45세에서 55세 사이 미국인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지난 1990년에 비해 두 배나 늘었다. 이런 추세를 뒷받침하는 것은 초혼자들의 중간연령이다. 2006년의 경우 이 연령은 남성 27.5세, 여성은 25.5세로 조사가 실시된 이후 가장 높았다.
1990년의 질병예방통제국 자료를 보면 45세에서 49세 사이에 초혼을 한 여성은 0.4%, 남성은 0.6%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 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에는 초혼을 한 45세 이상이 13%에 달했다.
이처럼 인생 후반기 초혼이 늘어난 데는 인터넷 데이팅이 절대적 역할을 하고 있다. 샌타클라라에 소재한 ‘야후 퍼스널스’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07년 11월 사이 이용자 중 한번도 결혼하지 않았다고 밝힌 45세 이상이 33% 늘었다는 것이다. 매치닷컴도 2005년 이후 45세이상 미혼 이용자가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체 이용자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이언 레보비츠(57)와 리즈 골드맨(53)은 오는 22일 결혼한다. 두 사람은 온라인에서 만났고 가까운 곳에서 산다. 레보비츠는 워싱턴 DC의 변호사이고 경제부처에서 일하는 골드맨은 메릴랜드 체비 체이스에서 산다. 레보비츠는 변호사라는 직업과 서적 수집 취미 때문에 결혼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 55살이 되던 해 온라인 데이팅을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거의 포기상태였는데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이 들었다. 파티에서 누구를 만나는 것보다 온라인을 통해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더 편하게 관계를 시작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골드맨은 결혼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녀는 20대에 한번, 그리고 10년 전 등 두 번 약혼한 적도 있다. 그러나 레보비츠를 만나기 전 까지는 바로 이사람 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골드맨은 “일에 파묻힌 채 숨어 있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그이는 주로 밤에 일하는 국제변호사인데 이 때문에 내가 그와 만나는 축복을 차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데이팅을 위한 성격검사를 개발한 워싱턴대학의 사회학 교수 페퍼 슈워츠는 인터넷이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중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50에 파티에 간다한들 좋은 사람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한다.
텍사스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리처드 엘리엇(54)은 항상 결혼하고픈 마음은 있었는데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좋은 집에 수영장과 멋진 잔디만 있으면 저절로 좋은 사람이 나타나리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40대에 집을 팔고 세일보트를 샀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15세연하와 잠시 관계를 가지기도 했는데 관계가 끝나자 온라인 데이팅에 등록했고 여기서 신디(49)를 만났다. 둘은 1년 연애하고 1년의 약혼 기간을 거친 후 1년반 전에 결혼했다. 부인 신디는 “결코 결혼은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월드와이드웹은 나에게 놀라운 일을 가져다 주었다”고 말했다.
데이팅 사이트는 진화 중
과학적 기법 개발 주력
연령·인종별 세분화 추세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들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개선 노력을 쏟아왔다. 무엇보다도 과학적인 어프로치를 통해 성사율을 높이는데 주력해 왔다. 성격테스트와 조화가능성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사이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파크 네트웍’(Spark Networks)이다. 이 네트웍은 유대인 싱글들을 ‘JDate’를 비롯, ‘CatholicMingle.com’‘InterracialSingle.net’‘BlackSingles.com’ ‘LatinSinglesConnection.com’ ‘PrimeSingles.net’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PrimeSingles.net’은 나이 든 싱글들을 위한 네트워킹 사이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