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인 식당업계의 막강한 여성경영인인 줄리아 스튜어트. IHOP의 CEO인 그는 IHOP을 새롭게 바꿔놓은 데 이어 9개월 전 쇠락해가는 애플비스를 인수, 애플비스 되살리기에 여념이 없다.
망해가는 식당 체인 일으키는 스튜어트
IHOP 살린 데 이어 애플비스 인수
메뉴 바꾸고 분위기 바꾸며 재도약 추진
IHOP의 CEO가 된 후 줄리아 스튜어트(52)가 제일 먼저 한 것 중의 하나는 프렌치토스트에 찐득찐득한 크림치즈를 곁들인 것이었다. 이제 그가 애플비스에 손을 댔다. IHOP 때보다 더 경비가 많이 들고 더 까다로울 것이다. 잘하면 그는 식당업계에서 반석같이 단단한 그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하겠지만 까딱 잘못하면 이제까지 공든 탑을 다 잃어버릴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IHOP이 미 전국에서 캐주얼 식당 체인으로는 가장 큰 애플비스를 사들인 것은 9개월 전이었다. IHOP의 웨이트리스였다가 이제는 CEO로 체인 개혁에 성공한 줄리아 스튜어트가 고전 중인 애플비스를 되살리기 위해 매입한 것이었다. 매입가는 21억달러.
매입을 주도한 스튜어트와 애플비스 사이에는 묘한 인연이 있다. 몇 년 전 스튜어트는 애플비스의 국내 담당 사장이었다. 당시 그가 CEO 자리에 도전했지만 애플비스측이 퇴짜를 놓았었다. 그런 애플비스가 이제 스튜어트의 손아래 놓인 것이다.
미국 식당업계에서 가장 막강한 여성 중의 하나인 스튜어트는 이제 막중한 임무를 앞에 놓고 있다. 6년 전 그가 IHOP에 들어가 쇄신을 시작했던 것처럼 망해가는 애플비스를 새롭게 살려 놓는 일이다. 이를 위해 우선 해야 할 일은 음식의 질을 개선하고, 광고를 더 잘하고, 식당 분위기를 더 낫게 만들며 현재 75% 정도인 프랜차이즈 비율을 거의 100%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애플비스가 예전처럼 친근한 이웃의 식당이자 술을 나누는 바로 되돌아오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 시기적으로 좋은 때는 아니다. 식당업계, 특히 캐주얼 식당 체인들은 요즘 겁을 집어 먹고 있다.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캐주얼 식당의 매출은 2008년 1·4분기에 0.3%가 떨어졌다. 루비 튜스데이 등 일부 체인들은 훨씬 타격이 커서 개별 식당 단위 매출이 1·4 분기에 12% 가량 떨어진 곳도 있다.
이런 경제 사정에도 불구, 스튜어트는 개별 식당 단위 매출을 2008년에 1~2%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애플비스 매입이 그가 CEO 자리에서 퇴짜를 맞은 데 대한 복수가 아니냐는 구설도 없지 않다. 그에 대해 그는 단호하다. 자기 개인의 영광을 위해 21억 달러라는 돈을 함부로 쓰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1,986개 식당, 총 매출 47억달러인 애플비스 체인을 사들이기 전 그는 30개의 다른 체인들을 살펴보았다고 말했다. IHOP은 1,353개 식당, 총매출 23억달러의 규모이다.
애플비스에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가 우선 추진하는 것은 음식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플비스는 지금 치킨 텐더에 쓸 양질의 닭고기를 찾고 있다. 아울러 손님 앞에 보다 따뜻한 음식이 보다 빨리 나오도록 계획 중이고 메뉴도 좀 바뀔 예정이다. 그래서 애플비스의 1등 메뉴인 햄버거, 샐러드, 갈비요리 들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손으로 집어먹는 간식 메뉴도 강화하고 시들어가는 바도 되살릴 계획이다.
“애플비스는 길을 잃어버렸다. 그 좋았던 메뉴를 잃어버렸다. 이제 스튜어트가 그걸 풀어낼 것이다”고 파티온 그룹의 파트너인 와일리 벨은 말한다.
스튜어트가 고전하고 있던 IHOP을 가족용 식당체인 분야의 1위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용 식당이란 알콜 음료를 판매하지 않는 식당으로 캐주얼 식당보다 훨씬 수수한 식당을 말한다.
스튜어트에게는 아무 것도 사소한 게 없다. IHOP의 CEO로 임명된 직후 그가 한 일는 오렌지 주스의 질을 높인 것이었다. 당시 까지 IHOP는 농축액에 물을 타서 만든 오렌지주스를 내놓고 있었다. 그런 주스 대신 물 섞지 않는 신선한 오렌지주스로 바꾸겠다고 하자 식당 주인들은 처음에 반대를 했었다. 하지만 이제 신선한 오렌지주스로 인해 주스 매상이 올랐다.
IHOP에서 처럼 애플비스를 되살리는 데 그는 성공할 것인가. 우선 그는 모든 바에 평면 TV를 걸어 친근하게 모여 앉을 수 있는 장소로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바에서 특별 메뉴를 소개하고 그 동네에서 ‘제일 시원한 맥주’를 내놓을 생각이다. 바를 살림으로써 식당을 살리겠다는 의도이다.
식당뿐 아니라 바를 홍보할 계획인데, 그것은 음식을 파는 것보다 술을 파는 것이 훨씬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좀 더 재미있는 메뉴, 맛있는 음식들을 개발하고 싶어 한다.
그는 9개월 전 인수 때부터 애플비스에 너무 매달려 있어서 IHOP 경영을 등한시하는 게 아닌가 우려가 나올 정도이다.
하지만 애플비스에 투자한 데 대해 이윤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진단이다. 지난 2006년이나 2007년에 식당을 매입한 사람들은 누구할 것 없이 바가지를 썼기 때문이다. 애플비스 인수에 따른 채무를 덜기 위해 그는 본사 소유의 510개 식당들 중 대부분은 팔고 연구 및 개발용으로 몇 개만 직영을 할 계획이다. 애플비스는 2008년 한해동안 100개 식당을 팔 계획이다. 애플비스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가 지켜보고 있다.
애플비스 부활 가능할까?
‘쿨’한 이미지 쇄신이 필수
한때 인기 있던 애플비스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음식 메뉴 몇 개 바꾼다고 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식당의 이미지를 되살리는 일이 필수라는 것이다.
‘애플비스 아메리카’를 저술한 매뉴 다우드는 말한다. “애플비스라는 브랜드는 치어스와 비슷해서 손님들이 가면 그 이름을 아는 곳이었다. 그냥 뭘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 같이 어울리는 곳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당히 ‘쿨’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쿨’한 분위기를 집중적으로 주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애플비스에 가보면 바가 종종 비어 있는데 그것이야 말로 좋지 않은 신호라는 것이다. 그 원인은 주인들의 나이와도 상관이 있다. 애플비스의 주인들 중 많은 숫자는 40대나 그 이전에 식당을 개업, 지금 50대나 60대가 된 사람들이다. 그래서 요즘 젊은 분위기를 잘 모르는 것이 문제이다. 주인들은 자식 세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스튜어트도 이런 문제점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다음 달 초부터는 기존의 광고를 버리고 유튜브식 TV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고객들이 제각기 애플비스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장면을 찍어 만든 비디오들을 모아 광고에 이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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