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의 ‘다섯가지 C’
데이빗 송 <코메리카은행 기업금융담당 부행장>
은행은 일반 기업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2~4%의 수익 마진으로 장사를 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영업 확장과 균형을 이루어야만 건실하게 운영될 수 있다. 지금의 어려운 금융환경도 여느 은행 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금융기관들이 고수익을 쫓아 리스크 관리를 등한시하여 일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은행의 대출 리스크 분석에는 소위 크레딧의 5가지 C(5 C’s of Credit)라고 불리는 개념이 쓰이는데 이는 Capacity(상환 능력), Capital(자본금), Collateral(담보), Character(특성), 그리고 Condition(조건/환경)이다. 이 5 가지 C 중 어느 하나 때문에 대출 결정이 좌우되지는 않지만 각기 기준들이 은행이 리스크 분석을 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Capacity는 채무자의 지불 능력을 말한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은행은 기업의 수익, 현금 흐름, 이전의 대출금 상환 기록, 그리고 예상치 향후 실적 등을 검토/분석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영업현금 흐름을 제1의 대출 상환금 출처로 보기 때문에 재무 분석에서는 capacity에 주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이 요소에 대한 추가 설명은 이전 칼럼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부채비율 3.0 넘으면 리스크 높게 평가
Capital은 기업의 자기 자본을 뜻하며 동시에 기업주가 얼마나 자신의 비즈니스에 관한 리스크를 책임분담하고 있는지를 보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자기 자본이 많은 기업일수록 기업주 개인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은행은 그로 인해 기업주의 사업에 대한 책임의식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이 기업대출을 검토할 때 전체 자산의 25% 이상을 자기 자본으로 채우기를 원한다. 이는 부채비율 3.0 이하를 뜻하기도 한다. 부채비율이 이보다 높다 해도 대출 받는데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은행이 보는 관점에서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게 된다.
대부분 기업주 담보·채무보증 요구
Collateral은 UCC-1 등록과 대출서류를 통해 은행이 담보 설정한 기업의 현금/예금, 매출 채권, 재고, 고정 자산, 무형자산 등 기업의 모든 자산을 포함한다. 대부분의 경우 기업 대출에는 기업주의 채무보증도 요구하게 되고 필요에 따라 부동산 등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강력한 채무보증이 있을 경우엔 대출 승인이 가능할 수도 있게 한다. 건실한 본사의 보증을 받고 해외 지사에 대출 승인을 하는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담보와 채무보증은 은행에게 제2의 대출 상환금 출처를 제공하게 된다.
Character는 가장 주관적인 개념으로서 기업과 기업주의 배경을 검토 하는 것이지만 5가지 C 중에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은행은 기업의 D&B(Dun and Bradstreet) 리포트, 기업주의 개인 크레딧 리포트, 법원 기록, 실무경험, 업계/사회 평판 등을 검토하게 된다. 경기가 좋고 사업이 잘 될 때는 누구나 다 빚을 잘 갚겠지만 어려운 사업환경 가운데는 character가 대출금 상환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대다수의 기업주들은 자신의 최대 능력 안에서 빚을 갚으려 하지만 은행 돈을 공돈처럼 여기는 이도 없지 않기에 가장 주관적인 이 요소가 은행이 가장 중요하게 간주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출 목적·기업 잠재력 등도 검토
Condition은 대출 신청에 관한 주위환경을 말한다. 여기에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 경기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업계 동향, 기업의 업계 위치, 잠재력, 고객과 공급자와의 관계 등이 검토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때 당연히 대출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나아가 다른 C들을 보완하게 된다. 대출 목적도 여기에 포함되며 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 모든 대출금은 은행이 수긍할 수 있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기업의 건실한 우량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대출금 승인은 쉽겠지만 영업 손실을 메우기 위하거나 의문 나는 신사업 진출을 위한 대출금 수요는 용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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