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하나쯤 있으면 좋을 동네공원
롱아릴랜드 그레잇 넥 통신(박영숙 통신원)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세계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맨하탄
에서 동쪽으로 40마일 정도 들어가면 롱 아일랜드 북부에 작은 도시 그레잇 넥이 있다. 이곳은 노 갑부 톰과 결혼해 상류층 여인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자신의 여인이었던 데이지를 다시 찾고저 날마다 주인도 없는 파티를 열며 허망한 꿈을 키우다가 지고 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위대한 개츠비의 영화 속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그래서였는지 ‘사브리나’라는 영화 속에서 오드리 헵번이 사랑을 찾아 나서는 롱아일랜드 구석구석의 화면들이 아련히 뇌리에 남아서인지, 처음 뉴욕에 정착했던 1989년부터도, 본 통신원은 가능하다면 뉴욕의 롱아일랜드에서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갖고 있었다. 늘 마음으로 갈망하고 있으면 언제든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였던가. 지금 생각해도
참 여유 없고 형편이 좋지 않을 때에 우연히 친구를 따라 그레잇 넥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시의 제목이 딱 들어맞게도 그 때 나는 세상 밖에서 서성이는 이방인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세상은 준비된 사람의 것’이라는 사실도,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도, 또한 ‘내가 찾아 나서지 않는데 그 누구도 내게 달콤한 케잌을 물려주지 않는다.’는 것도 모른 채, 그저 주어진 오늘을 성심껏 살았을 뿐이다. 그런데 물처럼 시간이 흘러 3년이 지났을 즈음에야 갑자기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장점이 무수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제서야 생각이 거기에 미친 것을 조금 아쉬워하며 내 일상의 바구니에 이 것 저 것 주워 담기 시작했다.그래서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누군가에게 그레잇 넥은 어떻다라고 낮게 얘기할 정도가 되었다. 이제 아들이 10학년에 있는 학부모이다 보니 관심을 갖게 되는 분야는 교육적인 측면이거나 생활에 필요한 샤핑거리, 그러다가 간간히 문화생활에 관한 정보.. 이정도인 것 같다.
첫 번째로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교이외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레잇 넥의 환경은 Great Neck House와 Great Neck Park District이다. Great Neck House 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며, 계절별로 동네사람들에게 갖가지 문화적 혜택을 저렴한 비용에 제공하고 있다. 요가, 컴퓨터, 각 나라 요리 레슨, Old Movie 상영 등을 준비해주며,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외 콘서트도 마련하여 준다.Great Neck Park District에서는 다양한 스포츠 교실을 운영한다. 실내 코트를 이용하여 날씨와 상관없이 양질의 레슨을 1년 내내 받을 수 있는 테니스 강습이 유아반과 성인 반으로 구별되어 있어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나도 빌리진 킹의 후예가 되어볼 수 있다.
또한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스케이트장에서 그룹레슨과 개인 레슨을 받을 수가 있으며, 여름에는 야외 수영장이 문을 열어 마찬가지로 그룹레슨과 개인레슨을 받을 수가 있다. 그레잇 넥 주거자와 비 그레잇 넥 주거자간에 가격을 차별화하여 받고 있다.
그레잇 넥에 사는 장점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점은 다름 아닌 ‘Stepping Stone Park’ 에서 하는 ‘Sailing Lesson이다.
’Stepping Stone Park’ 이라는 공원은 한낱 동네 공원일 뿐이라고 얘기하기엔 너무 고혹적이고 넓직하다. 한국에 이런 공원하나 있으면, 당장 여러 사람이 북적대는 관광지가 될 텐데 싶은 생각이 들면서, 바로 우리 국토의 비좁음이 가슴 아림으로 다가왔었던 공원이었다. 그 공원에는 잘빠진 해안선이 주욱 드리워져 있고, 그 해안 저쪽 편에는 하얗게 단장한 수십 척의 아담한 보트가 주인을 기다리며 서 있다. 그 앞쪽으로는 싱그럽고 딴딴한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으며 그 사이 사이에는 아름드리 여러 그루의 오래된 느티나무가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처럼 공원을 지켜주고 있다.
간간히 District 에서 주최하는 야외 음악회가 열릴 때는 살살한 미풍 속에 섞인 생생한 악기의 음들이 해안선과 초록나뭇잎에 섞여 그렇게 멋질 수가 없는 것이다. 그 공원에서 해마다 여름이 되면, 아이들을 모아 Sailing Lesson 을 한다. 그 해안선에서 배를 띄워 한참 노를 저어 Throg Neck Bridge 밑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게 코스라고 한다. 그레잇 넥 거주자와 비거주자간의 가격차이가 많아 다른 지역 부모들이 많이 아쉬
워하는 부분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Sailing 의 기술을 연마시키면서 동시에 팀 웍도 가르쳐줄 수 있어 한여름 캠프로서는 손색이 없는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 째로, 그레잇 넥은 일상생활을 하기에 참 편리한 내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얘기할 수 있다. 그레잇 넥에서 운행되는 LIRR 기차를 타면 30분만에 맨하탄에 도착할 수 있다. 얼마 전,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테니스의 귀재 Roger Federer 와 Pete Sampras 의 대전을 보러가는 길은 이 기차 덕분에 아주 편히 다녀올 수가 있었다. 그레잇 넥 역 앞에 차를 파킹하고 맨하탄 방향 6시 25분 기차를 타니, 정확히 게임 시작 5분 전인 6시 55분에 바로 그 경기장소인 34가의 메디슨 스퀘어 앞에 기차가 정차했다. 상상하기 힘든 편리함과 민첩성이다.
그레잇 넥에 살면, 또한 자동차로 5분 거리 안에서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 최고의 배달 서비스인 FedEx / Kinko와 문구점 Staples가 5분 거리 안에 있으며, 메이시 백화점과 로드 앤 테일러 백화점,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메리칸 몰이 모두 5분 거리 안에 있다. 물론 내가 자주 애용하는 아웃렛 매장, TJ Max 와 filene’s Basement도 5분 거리에 있으니, 대략 샤핑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값이 좀 비싸서 흠이긴 하지만, 신선한 야채는 물론 은근히 맛있는 요거트나 치즈, 커피 등 온갖 종류의 식품과 육류를 올개닉 제품으로 살 수 있는 Whole Food Market도 역시 5분 거리에 있다.
더군다나 이제 5월이면 한국계 은행과 대형 한국 수퍼마켓이 바로 인근에 새로 문을 연다고 하니, 내가 이곳에 처음 이사 온 7년 전의 그 물 설고 낯설었던 서러움 같은 것은 이제 저 옛날의 추억거리 같은 것이 된 듯하다.얼마 전에는 어떤 매체에서 아래와 같은 기사도 접하게 됐다. 전체주민 9500여 명 중에 아시안 인구는 1%가 채 안되지만 그레잇 넥 학교의 학생 5명중 한명은 동양학생들 입니다.
지난 90년 대 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자녀교육을 위해 미국에서 아이비 리그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다는 그레잇 넥 학군으로 이민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부모들이 최고의 학군을 찾아 한국의 성공적인 직장생활도 정리하고 동부의 작은 도시 그레잇 넥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레잇 넥은 지난 60년대 이란 이슬람정부의 종교탄압을 피해 이란내의 유태인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며 유태인들의 강한 교육열 덕분에 미 동부의 최고 학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렇듯, 한국에 사는 한국인사이에서도 이미 인지도를 쌓은 그레잇 넥이고 보니, 이곳에 사는 나로서는 기분이 좋은 일이다.
인간적으로 좀 못된 경향이 있다는 Iranian Jewish 들의 텃밭이었던 그레잇 넥이 이제 한인들이 한층 숨쉬기 좋은 곳으로 바뀌어 간다는 것은 내게도 힘이 되기 때문이다.그러니, 이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의 시대가 지나서 나도 조금이나마 내가 사는 곳의 면면을 누군가에게 얘기해 줄 정도로 알게 되었고, 그것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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