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장치 미흡, 귀국 후 후유증 우려
요즘 한국은 미 국무부 초청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인기다. 방학 중 외국에 나가 한 달간 비싼 어학연수를 받는 것보다 1년 동안 미국 가정에 거주하면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는 것이 비용 면에서 훨씬 경제적이고 미 공립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학을 계획하는 학생들에게는 미국을 이해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미 교육문화 상호 교류법에 따라 15세에서 18세(중 3~고 3)의 외국 청소년들을 미 공립학교에 초청하여 미국을 알리고 문화 교류를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이들에게 6개월에서 1년간 미국 가정에서 생활하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조기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학에 대한 실질적인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미국과 학기제가 달라 한국으로 돌아가서는 한 학년을 낮추거나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를 졸업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에 무작정 쌍수를 들어 환영할 수만은 없다.
방학 중 외국에 나가 어학연수를 원하는 학생들이 점차 증가하고 그 대안책으로 공인된 기관을 통해 모두에게 다양하고 균등한 배움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차후 대책도 없이 무작정 나갔다가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또한 홈스테이 하는 가정 역시도 전적으로 자원봉사에 의한 것이기에 좋은 가정으로 배정 받는 것 역시 쉽지 않고 따로 담당하는 지역 관리자가 있기는 하지만 홈스테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홈스테이 하는 가정 역시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A는 지방고교에서 상위권에 드는 여학생이었다. 고교 2학년 재학 중 미 새크라멘토 인근 작은 소도시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1년 동안 미 공립고교를 다녔다. 호스트 가정의 아버지는 기계 기술자였고 어머니는 세일즈를 하며 자녀들은 모두 성장한 상태였다.
A는 한국에서 세계사, 미국 역사, 과학과 수학은 이미 배운 것이어서 외우기만 해도 쉽게 따라갈 수 있었고 문법은 따로 혼자서 공부했으며 각 과목의 필요한 기본적인 단어는 외웠다.
그녀는 연수 후 한국에 돌아갔다가 몇 달 후 가족과 함께 다시 미국으로 들어온 경우였다. A의 경우 미 공립학교의 교환 프로그램에서 공부한 1년의 수업과정을 어떤 식으로 고교졸업 학점으로 인정해 주어야 하는지 사실 그 과목이 미국 역사인 경우는 미국에 갓 온 학생이 배우는 사회과목을 교사가 어떤 방식으로 학점을 산출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학년 배정과 과목 배정에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나의 걱정을 뒤로하고 1년 동안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정규수업에 잘 적응했다. 그녀는 미 공립고교에서 1년 동안 고교 졸업에 필요한 과목을 마쳤고 나머지 1년은 대학을 가기 위한 수준 높은 과목을 택하며 방학에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화학을 택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현재 대학준비를 위해 미술사와 심리학을 택하고 있다.
A의 경우는 조금만 열심히 하면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겠다는 확신이 그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충분한 자극제가 될 수 있었다. 조금만 잘 해도 칭찬해 주는 학교 분위기와 입시에 대한 사회의 안정된 분위기에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으며 점차 학교생활에 적응하면서 학과공부뿐 아니라 학교활동과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더라는 얘기였다.
A처럼 학교생활에 흥미가 붙고 적응이 쉬워질 무렵 이들이 귀국을 하게 되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본래의 취지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들이 돌아간 후 학기에 맞춰 제대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이 돌아가서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세심한 주의는 더 말할 나위없다.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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