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대폭 조정일 뿐일까
지난 한 주 주식 시장은 잔혹했다. S&P 500지수는 3.7%나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단 5일 동안 무려 6.5%나 폭락했다. 미국 경제에 진짜 문제가 있다는 신호인가 아니면 금융 분야 문제로 인한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의 조정일 뿐인가. 이런 의문은 주식시장은 앞으로의 경제를 예측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당연히 가져봄직하다. 2주 전만 해도 낙관론자들은 주식시장이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어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6일까지만 해도 S&P 500지수는 지난 10월9일 1,565.15 최고를 찍은 데서 3% 이내로 떨어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때만해도 시장이 경제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월스트릿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요동치는 주가…미 경제에 대한 불안 가중
지수 올랐지만 500기업 실제 주가는 하락
경제 나쁘지 않다는 주장과 리세션 설 ‘팽팽’
글렌미드 투자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문가 고든 파울러는 “S&P 500 기업의 주가가 전체적으로는 올해 내내 상승해왔지만 승리 주(winning stock)의 수가 최근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주식 시장에 강세 부문이 일부 있지만 지난 수년처럼 시장전체가 강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6월 말부터 10월말까지 SP 500 기업의 평균적인 주가는 실제로 1.1% 떨어졌다. 다만 S&P 500지수가 3.1% 상승했기 때문에 이를 대부분 인식치 못했다. 평균 주가와 지수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지수는 시장 가치가 가중치로 반영되므로 대기업일수록 지수 영향력이 크다.
S&P 500지수는 처음 개발됐을 때는 미국 주식 시장, 나아가 미국 경제의 바로메타였다. 하지만 지금은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규모가 너무 커져 버려 미국경제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500대 기업의 판매 중 45%는 해외서 이뤄진 것이며 거대 기업인 경우 해외 비중은 더 높다. S&P 500지수가 미국내 경제보다는 세계 경제를 더 잘 반영하는 지표로 변했다.
따라서 미국내 경제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시장 가치를 가중치로 반영하지 않는 방법이 더 낫다. 그래야 작고, 미국내 지향적인 우량기업이 제대로 반영된다. 이렇게 측정했을 경우 8월 이후 500대 기업의 주가는 1.1% 하락했다. 지수가 1.3% 상승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다른 신호들도 살펴보자. 기업 이익은 어떤가. 애널리스트들의 3분기 이익 전망은 추락했다. 지난달만 해도 월스트릿 애널리스트들의 평균은 1년전 대비 3.9% 상승에 맞춰져 있었지만 지금은 ‘2.4% 하락’이다. 크레딧 위기와 그 여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만약 이익이 증가는 커녕 하락한다면 지난 2000년 베어 마켓이후 처음이 될 것이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부문의 이익 위축 전망은 더 관심을 끈다. 금융 관련 기업의 이익은 3분기 중 17% 하락할 전망이다.
주택 경기 둔화로 소비재 관련 기업의 이익이 21% 추락하고 에너지 및 원자재 분야 기업이익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톰슨 파이낸셜의 글로벌 리서치 디렉터 마이크 톰슨은 기업 이익이 약간 둔화될 것이지만 경기침체(recession)가 임박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이익 성장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다시 가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업 이익이 올해 늦게 약간 회복한다 해도 3분기 이익 하락은 미국 경제에 대한 위험이 6개월 또는 9개월 전보다 훨씬 나빠졌음을 보여준다고 LA의 자산 관리사 ‘페이든& 라이젤’의 크리스토퍼 온도프는 해석했다.
그는 “2008년중 공식 리세션(2분기 연속 GDP가 감소하는 경우)은 모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침체가 리세션에 가깝도록 진행돼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탐슨은 비관적으로 보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실물 경제가 일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올해 예상 경제 성장률 2,7%가 아주 나쁜 것은 아니며 실업률이 5% 아래, 달러 약세로 인한 수출증가, 낮은 이자율을 감안하면 경제가 썩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경제 상태로 미래 경제를 장담할 수는 없다. 지난 2000년 2분기 GDP는 연률 6.4%의 고성장을 했지만 2001년 리세션이 몰아쳤으며, 1990년 1분기에 경제가 4.7%의 활발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7월부터 리세션이 시작되지 않았던가.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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