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미국 주식에만 투자할 필요 있나
높은 수익·위험 분산 위해 해외 ETF 투자 활발
‘아직은 위험’일반론 속 개인도 소액이면 무방
미국 주식보다 브라질, 한국 주식투자가 더 많은 이익을 올리는 것 같다. 미국에 산다고 미국 증권에만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브라질, 중국, 인도에 투자한 펀드 수익률이 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나은 수익을 올리면서 미국내 일반 투자자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다. 투자를 미국 증시에만 한정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세계 최강이었던 미국 경제는 최근 서브 프라임 위기, 달러화 하락에서 보듯 세계 경제의 버팀목이라기 보다는 위기 유발의 근원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다변화는 불가결하다는 지적이 높다. 여전히 외국 증시 투자는 위험하다는 통념이 지배적이지만 기민한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에 대한 거부감을 일찌감치 버리고 더 나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해외 투자처 찾기에 열심이다.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밖 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간편한 방법은 해외 ETF에 투자하는 것. 해외 ETF 상품은 최근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며 일반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최근 수년간 수많은 단일 국가 또는 지역을 근거로 하는 ETF가 개발 출시돼 이젠 일반인들도 리빙 룸에 앉아서 외국의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말레이시아에 투자하고 싶으면 말레이시아 ETF, 멕시코에 투자하고 싶으면 멕시코 ETF를 일반 주식처럼 사고 팔면 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 투자할 경우 삼성전자란 한 종목보다는 한국 증시, 특히 코스탁 시장 전체에 베팅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코스닥 시장 움직임을 반영하는 코스피 200지수에 연동되는 ‘KODEX 200’이란 ETF에 투자하면 된다.
일반인들의 해외 ETF 투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찬반이 엇갈린다. 비록 브라질 등 일부 국가 ETF투자가 미국내 주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수익을 최근 수년간 안겨줬지만 일반인들이 나설 투자처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례로 뉴욕의 재정계획가 게리 샤츠키는 “고객들의 돈을 국내 광범위한 주식을 커버하는 ETF에 투자한 적은 있지만 해외 주식 ETF에는 한번도 투자해 본 적이 없다. 잘 관리된 전통적인 미국내 펀드가 해외 주식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려면 리서치 비용이 더 많이 소요돼 나을 것이 없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그러나 일반론이 큰돈을 벌어주지는 않는 법. 미국은 세계 경제 안정의 주춧돌이 아니라 불안의 진원지가 될 수 있도 있다는 인식에 따라 해외 투자를 적극 권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개인 투자자인 경우도 단일 국가 ETF도 소액 보유할 경우는 위험 분산 측면에서 권할만 하며 단일 국가보다는 보다 광범위한 지역 ETF는 아주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인다.
모건 스탠리의 글로벌 자산 관리 그룹의 데이빗 다스트는 현물 생산 기업(commodity producers)의 주식이 실제 상품을 사는 것 보다 더 나은 거래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좋은 방법중 하나가 현물 위주 국가(commodity-based country)에 초점을 맞춘 ETF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현물 위주 국가란 러시아나 브라질 등 원자재 생산 기업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를 말한다. 러시아가 좋은 예. 러시아 증시는 원유, 천연개스, 금을 비롯한 금속 등 원자재 생산 기업의 비중이 아주 높은데 다스트가 보기에 러시아 주식시장은 정치적 불안 때문에 주가가 할인돼 있다.
오펜하이머&컴퍼니의 투자 전략가 마이클 메츠는 브라질에 투자하는 ETF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브라질은 향후 수년간 대체에너지 혜택을 볼 곡물을 비롯한 많은 원자재를 생산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단일 국가 투자가 꺼려진다면 라틴 아메리카에 투자하는 ETF도 좋다고 그는 생각한다. 또 캐나다도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캐나다도 수요가 달리는 많은 원자재들을 생산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원유에 투자해서 실패할 수 있지만, 만약 캐나다 ETF에 투자했다면 원유가가 내려가도 다른 금속 가격이 올라가 캐나다 투자가 좋은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투자를 결정할 때는 일부 해외 증시의 높은 이익률에 현혹될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스테이트 스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ETF 책임자인 제임스 로스는 “재정 계획가라면 해외 주식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다양화를 꾀해야 하지만 개인 투자자인 경우 솔직히 말해 단일 국가나 좁은 지역의 ETF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ETF(Exchange Traded Funds)
증시에서 거래되는 펀드. 일반 뮤추얼펀드와 달리 주식처럼 증시에서 매일 장중 거래된다. 각종 지수(index)와 연동돼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장지수펀드란 말로 한국서는 통용된다. ▲SP 500지수 ETF나 항셍지수 ETF, 코리아 ETF처럼 한 나라의 주식시장 전체 움직임과 연동된 ETF ▲테크놀러지, 에너지 등 특정 산업 부문을 지수로 만들어 연동되는 ETF ▲금, 원유 등 선물시장과 연동되는 선물 ETF가 대표적이다. 2006년 초 100여종이던 ETF는 그 해 말 400여종에 이를 만큼 급속도로 개발돼 출시됐는데 이에 따라 단순한 지수를 추적하는 펀드에서 특정 그룹의 주식과 연동된 펀드란 성격으로 변하는 추세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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