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파티 게임 구경하던 엄마 실린더에 맞아 사망
아들이 10살 생일파티를 페인트볼 파크에서 갖고싶다고 했을 때 북가주에 거주하는 마크와 콜렛 콘토이즈 부부는 책임있는 부모답게 ‘숙제’에 착수했다. 페인트볼 게임은 안전한가, 친구들에게도 묻고 인터넷에서 가능한 모든 정보를 찾아 익혔다. 그리고 적절한 장비만 갖추면 안전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들은 2004년 오후 자신들에게 닥쳤던 위험에 대한 어떤 정보도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것은 마치 방향 잃은 미사일과 같았다. 14살짜리 소년이 페인트 총에 연결된 밸브를 잘못 건드리면서 ‘발사’된 탄산개스통은 무서운 기세로 날아와 콜렛 콘토이즈의 뒷머리를 강타했다. 경기장 밖 피크닉 지역에서 아들의 게임을 구경하던 엄마는 그 자리에서 어이없게 사망했다.
<캘리포니아주 벨플라워에 위치한 할리웃 스포츠팍의 페인트볼 게임장. 페인트볼은 계속 인기 레저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일부 안전성 문제에 대한 해답은 못 찾고 있다.>
남편 마크 콘토이즈에게 더욱 기막혔던 것은 그같은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바로 몇달전 워싱턴주에서 비슷한 사고로 15세 소년이 숨졌다고 했다. 제조사가 1990년이후부터 밸브와 실린더 연결작동에 위험요소를 감지하고 있었음도 알아냈다. 그때부터 마크 콘토이즈는 자신이 한번도 해본적 없는 스포츠, 사상율에 관한 아무런 통계도 집계된 적 없는 스포츠의 안전성 개선을 촉구하는 캠페인에 앞장서게 되었다.
1970년대말 처음 소개된 페인트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레저 스포츠의 하나다. 처음보다 많이 안전해 졌다고는 하나 전투스타일의 서바이벌 게임이다. 특히 성인의 감독없이 10세 미만 어린이들도 뒷마당에서 많이 하고 있는 놀이다. 제조사들이 장비를 보다 안전하게 개선중이긴 하지만 신형보다 훨씬 위험한 총과 부품들로 이루어진 구형 장비가 아직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콘토이즈는 제조사들이 바로 이점에 대한 경고노력을 너무 소홀히 한다고 지적한다.
<페인트볼 파크에서의 사고로 숨진 콜렛 콘토이즈와 남편 마크.>
아내가 사망한 뒤 콘토이즈는 흉기가 된 문제의 밸브와 실린더 제조사 및 배급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 8백만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냈다. 그러나 그에게 돈보다 중요했던 것은 피고인 ‘내셔널 페인트볼 서플라이사’로부터 받아낸 합의였다. 소비자에게 구형 밸브에 대한 안전성 경고를 적극 홍보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콘토이즈와 변호사는 그후 내셔널 페인트볼 서플라이를 인수한 ‘키 액션 스포츠’가 당연히 그 합의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키 액션측은 웹사이트에 아무런 경고를 올리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주 다시 합의사항 불이행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콜렛 콘토이즈의 사고와는 또 다른 밸브오작동으로 ‘브래스 이글사’는 24만3,000정의 페인트볼 총을 리콜 했는데 73건의사고가 발생한 후 내려진 조치였다.
페인트볼을 즐기는 인구는 미국 내에서만도 1천만이 넘는다. “매주말 마다 수백만개의 실린더가 밸브에서 아무 사고없이 떼졌다 붙여졌다 하는데…”라며 업계 측에서는 억울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다. 지침만 잘 지키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 소년들에게 규정엄수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위험한 것이 총의 변용이다. 총의 파워를 높이기 위해 앤티사이펀이라는 장치를 부착하는 것이 유행인데 바로 콜렛을 죽인 실린더가 바로 이렇게 변용된 총에서 튕겨져 나왔었다. 이같은 변용 장치는 두-잇-유어셀프 웹사이트에서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아직 페인트볼 업계에선 위험성을 막을 기준 강화 등의 토의만 시작했을 뿐 채택은 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콜렛이 어이없이 사망했던 그 북가주의 페인트볼 파크는 문을 닫았다. 주인 제프 위버는 아예 직업을 바꿔 지금은 목수로 일하고 있다. 페인트볼 게임? 완전히 정이 떨어졌다고 그는 고개를 흔든다.
<페인트볼…스릴 만점의 가상 전투>
미국서만 1천만명이 즐겨
페인트볼은 1970년대말 뉴햄프셔주 헤니커 숲 속에서 물감 피스톨로 결투 게임을 벌이던 두 친구에 의해 시작되었다. 물감 피스톨은 벨 나무에 표시를 위해 당시 벌목꾼들이 사용하던 것이었다.
이렇게 등장한 페인트볼은 당시 유행하던 서바이벌 게임의 하나로 당장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페인트볼은 말 그대로 착색탄이다. 겉은 연질의 젤라틴 캡슐로 싸여있고 안엔 인체에 무해한 식물 액질의 수성 물감이 들어 있다. 서바이벌 전투게임 중 페인트볼에 맞으면 착색탄이 터지면서 물감이 묻기 때문에 전사의 유무를 정확히 판정할 수 있어 실제 전투와 비슷한 스릴과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페인트볼에 사용되는 총기는 압축 저장된 탄산개스에 의해 발사되는데 게임 중이나 게임 후 재충전을 위해 개스 실린더의 나사를 늦추어야 한다. 이 때 밸브디자인에 따라 자칫하면 실린더가 튕겨져 나와 살인 미사일로 변해버릴 위험이 있는 것이다.
현재 제조사들은 위험성이 있는 밸브나 실린더 등 구형 장비를 보다 안전한 신형으로 교체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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