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 아침 드라마들이 ‘출생의 비밀’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아침드라마의 대표적인 소재였던 불륜과 이혼 등이 ‘출생의 비밀’에 포커스가 맞춰져 나란히 안방극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아침드라마 KBS 2TV <사랑해도 괜찮아>(극본 유소정ㆍ연출 이상우) MBC <내 곁에 있어>(극본 박지형ㆍ연출 이형선) SBS <사랑하기 좋은 날>(극본 허숙ㆍ연출 홍성창) 등은 각기 다른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드라마의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세 드라마에서 그리는 ‘출생의 비밀’은 각기 어떤 색깔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자.
#다양한 ‘출생의 비밀’ 삼파전
올초 지상파 방송3사는 불륜과 이혼으로 대혼란을 겪었다. 당시 방송됐던 아침드라마는 KBS 2TV <아줌마가 간다> MBC <있을 때 잘해> SBS <사랑도 미움도>였다.
이 드라마들은 공통적으로 아줌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뒤로 하고 홀로서기를 통해 세상의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는 이야기 구조였다.
아줌마들이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겪는 현실적인 고통과 혼자서 버거운 육아 등을 통해 주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이루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아침드라마들은 불륜과 이혼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를 형성하고 있다. <사랑해도 괜찮아><내 곁에 있어><사랑하기 좋은 날>은 비슷하게 ‘출생의 비밀’을 그리면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선사한다.
주인공들은 모두 여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30대 여의사, 부유한 가정의 의사 사모님, 억척스러운 어머니 등 각기 개성있는 캐릭터로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를 색다르게 접근했다.
<사랑해도 괜찮아>는 30대 초반 여자주인공을 내세워 ‘원나이트스탠드’로 인한 임신이 사건의 발단이 된다.
<내 곁에 있어>는 19세 소녀가 과외선생님과 사랑으로 두 아이를 낳지만 모두 버리고 새로운 삶을 꾸린다. 그러다 성장한 두 아이가 나타나면서 갈등은 시작된다.
<사랑하기 좋은 날>은 억척스러운 한 어머니가 원수의 딸을 키우면서 출생의 비밀을 감춘 채 살아간다. 하지만 그 딸의 친아버지가 나타나면서 갈등은 고조된다.
세 드라마는 비슷한 듯 다른 느낌으로 ‘출생의 비밀’을 다루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아침드라마가 불륜과 이혼 등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기본 틀은 가족이라는 범주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도 결국 가족의 문제이고, 가족이 해결할 수 있는 갈등이다.
불륜, 이혼, 출생의 비밀 등 모두 가족드라마라는 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진화된 ‘출생의 비밀’ 캐릭터
세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주인공들의 ‘캔디형’ 캐릭터다. <사랑해도 괜찮아>의 우희진은 아들을 찾고 싶어하는 당당한 의사이자 엄마로 출연한다.
<내 곁에 있어>의 최명길은 나약하지만, 버려진 이윤지는 어려운 현실 앞에 대담하게 맞선다. <사랑해도 좋은 날>의 원수의 딸인 이지현은 자신의 정체성에 흔들리지만 도도하고 똑똑한 커리어 우먼이다.
이는 ‘출생의 비밀’의 교과서 격인 KBS 드라마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의 여자 주인공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대목이다.
<가을동화>의 배우 송혜교나 <겨울연가>의 배우 최지우는 눈에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이 나약하며 상대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최근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들은 나약함을 벗어 던지고 강인함을 입었다.
이지현의 소속사 한 관계자는 “극중에서 이지현이 맡은 캐릭터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지만 해결해 보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지현도 이런 캐릭터의 성향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 최근에는 여성상도 많이 변하는 것 같다. 배우들도 여리고 소극적인 역할보다는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코드로 자리잡은 ‘출생의 비밀’은 많은 작품을 거치면서 캐릭터의 변화라는 ‘진화’를 맛보고 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식상함을 캐릭터의 진화를 통해 새로운 느낌으로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소재를 보이고, 캐릭터가 진화한다고 해도 시청자들에게 ‘뻔한 드라마’라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내 곁에 있어>는 극중 선희의 비밀이 남편에게 알려지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또한 시댁의 재산을 노렸던 친정 어머니와 조카의 계략이 들통나 겉잡을 수 없는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친정 어머니마저 이름모를 병적인 증세를 보이면서 ‘불치병’의 결말을 예고하는 중이다.
이 드라마만 봐도 한국 드라마의 일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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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강은영기자 kiss@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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