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싱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 모씨(41)는 한국에서 갓 이민 온 친척의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해 중반 이후 치솟고 있는 렌트가 전년동기에 비해 100달러 정도 추가 인상된 것도 그렇지만 입주자의 크레딧 조사를 해야 한다며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요구하면서 만약 크레딧이 없으면 디파짓을 4개월치 내야한다는 조건을 내세운 것.
김 씨는 ‘말도 안된다’ 싶어 다른 부동산 중개소에 알아보았으나 결국 비슷한 얘기를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씨의 친척은 현재 랜드로드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플러싱에 거주할 지, 조건이 덜 까다로운 다른 지역에 방을 얻어야 할 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최근 퀸즈 플러싱, 베이사이드 등 한인 주요 거주지역내 렌트 시장이 ‘랜드로드 위주의 마켓’으로 변하면서 방 구하기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지난 1~2년 전만 해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던 입주자들에 대한 크레딧 체크를 한다거나 보통 1개월치 받아왔던 디파짓을 3~4개월치씩 늘리는 등 랜드로드들의 요구사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대개 렌트에 포함돼 있던 유틸리티 비용 항목까지 별도로 세입자들이 납부하도록 규정을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통은 불편하지만 아예 타 지역에서 렌트를 구하려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세입자에 대한 랜드로드들의 제약사항이 많아지고 있는 주요 원인은 아파트 공급 물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공급물량이 급감하자 월 렌트를 밀리지 않고 납부할 우량(?) 세입자들을 골라서 입주시키려 하는 랜드로드의 움직임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플러싱 소재 원부동산 관계자는 “요즘들어 렌트 시장이 뛰면서 렌트 인상도 인상이지만 랜드로드들이 각종 요구 사항을 내세워 입맛에 맞는 세입자를 고르는 형국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랜드로드 위주의 렌트 마켓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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