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묵채
50대 이후세대는 어렸을 적 땅거미가 걷히기 전 새벽녘에 메밀묵 사려!하는 메밀묵 장사의 소리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묵이 어디 메밀묵 뿐이랴! 봄이나 초여름에는 청포라 부르는 녹두묵이 있고, 7, 8월에는 강원도 두메산골 사람들이 즐겨 먹는 강냉이로 만든 올챙이묵이 있으며, 가을에는 도토리나 상수리로 만든 상실(橡實)묵이 있다.
그러나 파종 후 수확 할 때 까지 불과 2개월여 밖에 안되는 조생종인 메밀은 2 모작이 가능하고 보관성이 강해 일년 내 해먹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메밀묵이다.
그러면 묵의 어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명물기략(名物紀略)]에는 녹두가루 쑤어서 얻을 것을 삭(索:새끼꼴 삭, 얽힐 삭)이라 하는데, 속간(俗間)에서는 삭(索)을 가리켜 묵(墨 두겹노 묵, 말고삐 묵)이라고도 한다. 묵(墨)이란 억지로 붙인 것이다. 라고 쓰여 있다.
한편 1885년에 쓰여 진 [사류박해(事類博解)]에는 묵을 두부의 일종으로 봤는지 녹두부(綠豆腐:묵)이라고 기록 되어 있다.우선 [시의전서(是議全書)에 기록 된 메밀묵 만드는 것을 보면 녹말을 가는 체로 받쳐 물에 가
라앉힌 후 물만 다라 버리고 쑤되 되면 딱딱하고, 불이 세면 누르니 만화(慢火 :뭉근하게 타는 불)로 쑨다. 소금, 기름, 깨소금, 고춧가루를 넣고 무쳐 담을 때 김을 부수어 쓴다고 기록 되어 있다.메밀묵을 채 썰어 멸치 등으로 육수를 내어 담고 그 위에 김장김치를 잘게 썰어 넣고 김가루와
깨소금을 넣은 메밀묵채는 맛이 구수하고 깔끔하다.
묵 중에 귀품이 있는 음식은 역시 청포라 불리는 녹두묵일 게다. 깔끔함과 화려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잔치 상에 올려지는 탕평채의 주재료가 바로 녹두묵이다.[명물기략]에 녹두묵은 노랑 것을 황포(黃泡), 파란 것을 청포(靑泡)라 쓰여 있다.[옹희잡지]에는 반드시 녹두로 만드는데, 치자 물로 빛깔을 내면 맑은 노랑색이 나므로 매우 아름답다. 황두(黃豆)로 만든 것은 빛깔, 맛이 다 떨어진다. 고 하였다.
[명물기략]에 보면 이 녹두묵을 이용해 사색당파로 시끄러운 중신들에게 탕평을 바라는 마음에서 녹두묵 요리 이름을 탕평채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기록이 나온다.[명물기략]에 정조(正祖)때 사색인(四色人)의 탕평(蕩平)을 바라는 마음에서 갖은 재료를 고루 섞은 묵나물에 탕평채(蕩平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기록 되었다. [옹희잡지]에 보면 흉년에 산속의 유민(流民)들이 도토리를 가루 내어 맑게 걸러 낸 뒤 쑤어서 청포처럼 묵을 만드는데, 이것은 자색(紫色)을 띠고 맛도 담담하지만 능히 배고픔을 달랠 수 있다고 하였다.특히 도토리나 상수리는 가뭄이 들면 들수록 더 토실토실하게 잘 열리므로 가뭄으로 흉년이 들었을 때, 더 할 수없는 식량의 하나였다.
녹두묵이 양반들의 먹을거리였다면 상실묵이야 말로 서민들과 친숙한 먹을 거리였다.강원도의 올챙이국수도 일종의 묵이라 할 수가 있다.강원도 산간지방에는 논이 많지 않고 대부분 밭이므로 옥수수를 많이 재배 한다.옛날에 어느 지역이든 그렇지만 보릿고개 라 해서 겨우내 양식을 축내고 보리 수확을 할 때 까지 춘궁기로 양식이 떨어지기 좋은 때다 이때 강원도에서 해 먹는 것이 바로 올챙이국수로 당시는 이것이 식사대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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