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 경찰들이 사건현장인 버지니아텍 노리스 홀에서 단서를 찾고 있다.
한인 재학생 “어떻게 이런…”
“한국인 보복당할라 두렵다”
버지니아텍 총격 참사의 범인이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인 학생이라는 소식은 이 대학에 다니는 한인 학생들을 더 엄청난 충격 속에 빠트렸다.
버지니아주와 워싱턴DC 등에 거주하는 한인 학생의 부모들은 두려움과 걱정 속에서 학교에 남아 있는 자녀들과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으면서‘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말을 되뇌이며 비통함으로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한국계 학생들과 한인 동포사회는“이번 사건으로 한인 학생이나 한국인들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면 어떻게 하냐”면서 이번 사건이 몰고 올 파장을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대학 한인 기독학생회 학부생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환(20)군은 17일 오전 범인이 한인 학생이라는 사실이 확실해지자 “두렵다”면서 “앞으로 외국 친구들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군은 이어 “한국 학생들이 함께 모이는 것도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이번 사건이 이 대학내 한국 학생들의 활동과 생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현장에서 총격을 받아 부상당한 한국 유학생 박창민씨의 면회를 다녀 온 한 한인 학생은 “창민이는 범인이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면서 “범인이 한인 학생이라는 얘기를 해주니 더욱 망연자실해 했다”고 전했다.
이 대학 한인 학생회 회장인 이승우(35ㆍ대학원 관광학과 2년)씨는 “버지니아텍에 한인 학생이 유독 많은 이유는 주립대학으로 학비가 싸고 전기, 전자공학 등이 하버드대를 능가할 정도로 높은 명성을 누리는데다 관광학 등 다른 학과도 미국에서 상위권에 들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이 좋은 이미지에 흠집이 생겨 한국 등에서의 유학 발길이 끊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과 한인 학생수는 1,000여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저널리즘 공부를 하고 있는 최지향(30)씨는 “이번 사건으로 미국 땅에서 열심히 일해 기반을 닦아 온 한국계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할까 걱정된다”며 “한국 유학생들은 혹시라도 한국인에 대한 분노로 보복을 할까 걱정이 돼 서로 안부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워싱턴DC 인근 및 북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범인의 거주지로 발표된 지역이 바로 이웃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런 때일수록 말을 아껴야 한다”며 추측이나 비난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범인의 거주지로 발표된 센터빌에 사는 한 한인는 “이 지역에는 자녀를 버지니아텍에 보낸 한국 동포 학부모들이 많다”며 “자녀들을 이 대학에 보내놓고 무척 자랑스러워했는데 이제 자녀들이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 같다”며 수심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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