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일이라면 팔 걷어붙이고 앞장
‘강한’ 어머니들이 뭉쳤다. 학교 일이라면 팔을 걷어붙이고 앞장선다.
유익한 정보가 이렇게나 많은데, 한인 학부모들이 모이니 영어가 불편해도 하나도 걱정할 것이 없는데, 영어로 진행된다 해도 통역까지 해주는데, 한 번이라도 더 참여하면 그것이 다 우리 아이에게 득이 될 텐데, 함께 나눠 마시는 커피도, 김밥도, 모두모두 맛있는데... 도대체 안 나오는 사람들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갸우뚱이다.
한인타운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올림픽가에 위치한 ‘LA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 공식적으로는 아직은 LA고교에 ‘한인학부모회’가 없다. 그러나 한인 학부모들은 ‘수시로’ 똘똘 뭉친다.
학교에 행사가 있거나 학생이나 학부모를 위한 정보가 있으며 너나 할 것 없이 모여 의견을 나눈다. 그 파워는 형식적인 ‘정기모임’을 능가한다.
펀드레이징으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가하면 지난해 10월 학교 홈커밍데이에는 한인 학부모들이 자원봉사에 나섰다. ‘엄마표’ 불고기와 샐러드를 선보여 벌어들인 돈은 학교 어카운트에 장학금으로 적립했다. 모두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줄 생각이다.
<학교 일이라면 일단 모이고 보는 LA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 회원들>
‘엄마 표’ 불고기·샐러드 팔아 장학금 기부
정기모임 없어도 수시로 모여 “모두가 회장”
어머니들이 바쁘게 움직이니 커뮤니티의 후원도 잇따른다.
지난해에는 피코양로보건센터에서 바자회를 해서 모은 기금 1,000달러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피코양로보건센터는 매해 후원을 약속했다.
학교측의 지원도 탁월하다. 비영어권 학부모들이 학교에 대해 가지는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커뮤니티 대표’를 뒀다. 한국어나 스페인어를 능통하게 하는 이중언어자를 고용, 학교와 학부모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긴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 대표인 세라 이씨는 한인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 미팅이나 전달사항, 학생들의 결석 사항 등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경희 카운슬러가 바로 여기에서 일하고 있다. 한인 카운슬러가 있으니 보다 쉽게 학교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학부모들은 하나 같이 “학교의 문턱이 낮아서 좋다”고 칭찬일색. 때문에 이민 1세가 가질 수 밖에 없는 핸디캡인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 일에 앞장 설 수 있어서 보람도 백배가 된다고.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어머니 모습에 아이들도 자극을 받아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한다는 자랑이 이어졌다.
LA고교는 보다 적극적인 학부모들의 학교생활 참여를 위해 현재 학부모센터를 만들고 있다.
한인학부모회 역시 학부모센터가 완성되는 오는 7월께는 회장을 선출하는 등 공식 발족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누가 회장이냐”는 질문에 LA고교의 한인학부모회는 하나 같이 대답했다. 바로 “우리 모두가 회장”이란다. 이들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 같은 다짐으로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 우리의 자녀들을 도울 것을 약속했다.
“통역서비스 제공 큰 도움
자녀 학교생활 잘 알게 돼”
학부모회 학교 칭찬 릴레이
▲학부모 윤성애씨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에서 한국 학부모들을 위해 통역을 해주는 것을 보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이 맞았다. 선생님들은 학부모들의 필요나 어려움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학부모 조예영씨
한 학기에 과목마다 선생님과 2번의 미팅이 있는 데 매우 만족스럽다.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성적은 어떤지 선생님에게 직접 물어보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영어가 편하지 않아도 이 날을 학생들이 통역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
▲학부모 남기종씨
왜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많은 부모들이 이민사회라서 ‘바쁘다’고 말하는데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이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일단 학부모회에 나오게 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얻는 게 훨씬 많은 모임이다.
▲학부모 비비안 윤씨
손녀가 LA고등학교에 다니는데 아이들은 집에 와서 학교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학부모회에서는 손녀의 학교 생활을 많이 듣고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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