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장에 사무용품을 수출하는 패사디나 에이버리 데니슨(Avery Dennison Corp.)의 찰스 밀러 회장은 자사 제품을 가능한 신속하게 수출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외국 공항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아까워 일반 항공기를 이용하지 않는다. 밀러는 밴나이스의 전세기 회사인 에어 그룹(Air Group Inc.)에 노크했다. 부자들과 기업인들에게 대여하는 전세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밀러는 전세기를 타고 중국 상하이로 날아갔다. 그리고 베이징, 일본 도쿄를 경유해 볼일을 마무리한 뒤 귀국했다. 전세기 덕에 여기저기서 불필요하게 지체하지 않고 며칠 만에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중간 중간에 토막잠도 즐길 수 있었다.
<세계화 조류에 힘입어 지구촌을 무대로 한 기업인들의 비즈니스 활동을 돕기 위한 전세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3,000여개사 성업중… 상당수는 국제선도 운항
‘시간이 돈’ 기업총수·연예인 등 부유층이 주 고객
프라이버시 유지·고급음식·에어침대까지 ‘만족’
리스 비용 시간당 1,500달러에서 7,000달러까지
밀러는 1980년대 특히 중국과 일본으로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전세기를 탄 이후 줄곧 이를 애용해왔다. 밀러는 “전세기는 우리 회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자신이 21년간 이끌던 에이버리 데니슨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에어그룹은 지금도 여전히 기업인들의 발이 되고 있다. 에어그룹은 동부해안, 서부해안, 중서부에 지사가 수두룩하고 일본에도 지사망을 설치했다. 에어그룹은 세계화 이후 더욱 바빠졌다.
뉴욕 테러사건 이후에도 에어그룹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전략 덕택이다. 일반 항공사들이 가기 어려운 지역에도 운항 서비스를 제공하니 기업인들에게 호평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밴나이스 공항과 또 뉴저지의 테터보로 공항에도 진출했다.
에어그룹의 국제선 스케줄은 지난해보다 30%나 늘었다. 직원 160명, 연매출 7,700만달러인 에어그룹은 빌딩 매니저가 아파트를 관리하듯 비행기를 관리한다. 사무실에 영화배우들을 초대한다. 유명하지 않은 곳에도 기업인들을 실어다준다. 또 부유층 고객들을 상대로, 휴가 때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데려다 준다는 모토로 홍보한다.
기업가들은 전세기를 선호한다. 비행 중 회사에 중요한 비밀 회담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여객기가 닿지 않는 ‘변두리 목적지’를 가기 위해 굳이 아주 작은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여객기를 타느라 거쳐야 하는 각종 수속과 검색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시간절약은 물론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된다.
에어그룹은 상용 항공사도 아니고 군용기를 움직이는 곳도 아니다. 이러한 항공사가 약 3,000개나 된다. 에어그룹은 이들 가운데 국제선을 운항하는 대형사에 속한다. 에이버리 데니슨에서 은퇴한 밀러는 올해 78세이지만 자신의 비행기를 에어그룹에 맡겨놓고 있다. 자신이 필요할 때 타고 그렇지 않으면 에어그룹이 관리한다. 유명인사, 록밴드 등과 같은 고객들에게 대여하기도 한다. 작은 비행기는 시간당 약 1,500달러이고 8인승 이상 비행기는 시간당 7,000달러 정도이다.
에어그룹의 CEO인 존 윈스롭은 고객유치를 위해 고객이 원하는 음식을 무엇이든 마련해준다. 고급 스테이크에서 신선한 생선도 제공한다. 아무래도 불편한 잠자리인지라 에어 매트리스를 구비해 고객의 편익을 꾀했다.
또 흡연 기업인을 위해 밴나이스 공항 라운지에 흡연실을 별도로 설치했다. 손님이 오면 일일이 공항을 안내한다. 비행기를 크기 별로 성능을 소개한다. 고객의 필요에 부응하는 ‘맞춤비행’을 약속한다.
밴나이스 공항은 이들 항공사에게는 알짜 시장이다. 이 곳에서 많은 고객이 전세기를 이용한다. 에어그룹은 2004년 밴나이스 공항 진출을 모색했다. 그러나 경쟁자에 밀렸다. 에어그룹은 이 결정이 정치적인 영향력으로 굴절됐다고 비난했다. 말썽이 나면서 공항진출 결정이 유보되고 다시 경쟁이 붙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에어그룹은 불참했다.
그런데 올해 리스권을 행사하는 ‘항공리스 어소시이츠’(Aerolease Associates)가 에어그룹에 리스 허가를 알렸다. 에어그룹이 깨끗하고 모범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에어그룹은 이를 수락했다. 앞으로도 에어그룹의 경쟁자는 많을 것이다. 이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후발주자들이 속속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에어그룹의 윈스롭은 자사의 경쟁력을 확신했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관계를 중시하는 기업이다. 고객과 우리 회사가 혼연일체가 돼 이 비즈니스를 영위해 나간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전세기는 일반 여객기를 이용하면서 거쳐야 하는 온갖 수속과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없앨 수 있고 동시에 고객의 편의에 부응하는 맞춤비행을 가능하게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