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프레드릭스버그 시 근교의 어느 주택지에 사는 로드니 로디스란 사람은 좋은 남편, 세 딸의 좋은 아버지, 그리고 좋은 이웃으로 평판이 나 있었단다. 워낙 필리핀 출신인 로디스 씨는 수출입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항상 웃음을 얼굴에 띄고 사는 친절하고 손대접하기를 즐기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단다. 그가 주말에는 한결같이 집을 비우곤 했었지만 이웃들은 사업관계로 그러려니 할 수밖에…
프레드릭스버그로부터 불과 40여 마일 떨어진 루이사 군의 미네날과 버크너의 두 캐톨릭 교회 교인들은 약 14년 전 처음에는 대리신부로 부임한 로드니 로디스 신부를 대단히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다. 그가 도착할 무렵에는 둘로 갈라져 출석률조차 저조하기 짝이 없었던 것을 그의 열심 있는 신부직 수행으로 교회 신도들 수가 늘었을 뿐 아니라 수십만 달러의 모금으로 교회 건물들의 개축마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의하면 무역업자 로드니 로디스 씨와 로드니 로디스 신부는 동일인이란다.
그는 철저한 이중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아니, 이중생활 정도를 넘어 횡령을 했다는 게 버지니아 주 경찰의 결론이다. 물론 범죄의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은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되기까지는 무죄 추정을 받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로디스 신부의 경우 횡령의 증거가 너무나 뚜렷해 리치몬드 캐톨릭 교구는 그의 신부직 수행을 정지시켰다는 것이다. 1월 8일 체포된 로드니 신부는 1만불의 보석금을 걸고 석방되어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로디스 씨의 마각은 작년 6월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때 어떤 신자가 전에 1천불을 기부한 것에 대한 영수증을 요청했던 바 영수증을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10월에는 그 수표가 로디스 씨의 개인계좌에 입금된 것이 발각된 것이다. 한 신자의 회고에 의하면 2005년말 인도네시아 등 여러 곳에 쓰나미로 25만 여 명이 사망하는 대재해가 있었을 때 로디스 신부의 구호금 모금 연설은 심금을 울리는 것이라서 당장 500불짜리 수표를 써넣었다는 것인데 그 돈은 물론 쓰나미 피해자들에게 보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로디스가 그처럼 횡령한 돈의 액수는 60만 내지 70만불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캐톨릭 교회로서는 최근 몇 해 동안 교직자들의 만연된 성추행 사건들의 폭로로 이미 실추된 교회의 명예에 로디스 사건이 더 피해를 입힐 것을 근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상에서 하느님을 대표한다는 교직자들의 비행은 정말 하느님께 모독을 돌린다. 양의 탈을 쓴 이리들처럼 그들은 자기들을 신뢰하고 따르는 신도들을 속이고 착취한다. 가장 극악한 예 중 하나는 짐 존스의 인민사원 사건이다. 1980년대 초에 존스는 천명이 넘는 자기 추종자들을 남미 기아나에 이주시켜 존스타운을 세운 다음 신도들 중 여신도들이나 여아들은 자기의 성노예로 삼았는가 하면 자기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살해하도록 명령했을 뿐 아니라 존스타운에서 도망하는 사람들은 사살하고 나머지 모두에게는 쿨에이드에 독약을 타서 집단자살을 감행하도록 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의 추종자들 중에는 하바드 출신, 소위 지성인들도 있었다니까 정말 눈에 무엇이 씌워지면 사리가 분별되지 않는 모양이다.
캐톨릭의 교황들 중에도 과거에는 교황에 선출되기 위해 갖가지 비행을 저질렀다는 역사가 있다. 그 중 가장 악명 높은 사람은 1492년부터 11년간 교황직에 있었던 알렉산더 6세란다. 백과사전 등에 의하면 악명 높은 권세가문인 보르지아 가문 출신인 그는 교황직에 오르기 위해 숱한 뇌물을 썼으며 캐톨릭 수장이 된 다음에는 면죄부를 팔아 재물을 모았을 뿐 아니라 처첩들을 거느려 7명의 사생아 아버지가 되었단다. 그의 딸 루크레치아를 세 번 결혼시켰는데 매번 더 돈 많은 집안에 시집보냈다는 역사를 남기고 있다. 로디스 신부의 사건을 보면서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표현을 생각하게 된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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