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억만장자 조 하디(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억만장자들 개인파티에 앞다투어 수퍼스타 초청
지난 신년 연예계 화제중 하나는 팝스타 조지 마이클이 러시아 재벌의 연말파티에서 하루 밤 노래를 부른 대가로 300만달러를 받았다는 뉴스였다. 마이클은 러시아의 니켈 사업자 블라디미르 포타닌이 자신의 대저택에서 연 신년 이브파티에서 13곡을 부르고 천문학적인 개런티를 받았다. 악단과 함께 전용기로 모스크바로 날아 간 마이클은 다음날 아침 런던으로 돌아 왔다. 개인파티에서의 1시간15분 공연에 300만달러. 최근 들어 보통 사람들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초호화 개인파티를 여는 억만장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 파티에 빠질수 없는 것이 뮤직 스타들의 공연. 개인파티에서의 공연은 과거 같으면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초청자들이 워낙 천문학적인 사례를 내세우는데다 최근 이런 공연에 대한 음악계 내부의 시선도 상당히 부드러워짐에 따라 초청에 응하는 가수들이 많아졌다.
하루 밤 무대에 100만달러는 보통
‘진정한 아티스트’밥 딜런도 초청 응해
연예계 내부 인식변화가 추세에 한몫
얼마전 피츠버그에서는 84럼버 창립자인 억만장자 조 하디의 생일파티가 열렸다. 이 파티에 초청 받은 연예인은 팝 디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오스카상을 수상한 배우 겸 코미디언 로빈 윌리엄스. 이들은 하루 저녁 생일파티에서 여흥을 제공한 대가로 100만달러 이상씩 챙겼다. 아길레라는 지난 2005년 9월 러시아 재벌 안드레이 멜린첸코의 결혼식에서 세레나데를 부른 대가로 무려 150만달러를 받은 바가 있다.
그리고 2005년 무기거래상인 데이빗 브룩스가 뉴욕에서 연 그의 딸을 위한 성인식 축하파티에는 내노라 하는 스타들이 줄줄이 모습을 나타내 세인들을 놀라게 했다. 에어로 스미스, 50센트, 탐 페티, 스티비 닉스 등이 노래를 불렀으며 칵테일 파티 시간에는 케니 G가 은은한 백 뮤직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들의 사례비 총액은 무려 1,0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 많은 돈을 벌어 주체하지 못하는 억만장자들은 스타 가수들을 초청해 파티를 돋보이게 하고 싶어 한다. 또 가수들로서도 몇주 동안 콘서트 투어에 나서야만 만질 수 있는 액수를 단 몇십분 공연으로 거머 쥘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신흥 재벌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는 러시아와 석유 부자가 많은 중동, 그리고 닷컴 신흥재벌들의 동네인 베이 지역과 전통적 부호들이 많이 사는 뉴욕 등지의 파티 시즌에는 수퍼스타들이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가장 영향력 있는 연예계 에이전시인 ‘크리에이티브 아티스츠 에이전시’의 기업 및 개인 이벤트 담당자는 “지난 한해동안에만 약 500건의 개인 혹은 기업 파티 이벤트를 처리했다”며 “많은 경우 출연료는 10만달러에서 20만달러 정도지만 일부 개인파티 출연료는 상상을 넘어 서는 액수”라고 밝힌다. 이런 비즈니스의 규모가 최근 몇년새 급속하게 커졌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 부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늘어 난 것이 물론 가장 큰 이유이다. A급 음악 스타들이 생일 촛불을 끄는 중년의 억만장자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는 모습이 이제는 점차 흔한 일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대해 처음부터 긍정적인 분위기였던 것은 아니다. 탑 가수들은 ‘아티스트’라는 자존심과 자부심 때문에 기업들과 개인들의 초청을 거절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들어서부터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대중음악계에서 ‘진정한 아티스트’로 평가 받던 밥 딜런이었다. 딜런은 10년전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테리얼’사의 파티에 자신의 아들과 함께 나가 공연을 가졌다. 그러자 다른 아티스트들도 생각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락그룹 밴 헤일런의 새미 해거. 그는 “그전만 해도 이런 가수들을 보면 코웃음을 쳤는데 딜런의 공연을 계기로 ‘이렇게까지 완고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그룹은 NBA 달라스 매버릭스의 구단주인 억만장자 마크 큐반의 초청을 받아 들여 그의 생일 파티를 위한 공연을 가졌다. 우스꽝스러운 것은 해거의 요구에 따라 공연장이 생일파티장에서 매버릭스 경기장으로 바뀐 것. 해거는 그 큰 경기장에 달랑 70여명의 관객을 놓고 생일축하 공연을 가졌는데 “30년 가수생활에서 가장 이상한 무대였다”고 그때의 기분을 털어 놨다. 아무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문화에 대한 중범 행위’로 간주되던 파티공연이 지금은‘보행자의 경범’정도로 여겨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내 출연사실을 아무에게도…”>
스타들 비밀조항 종종 요구
개인과 기업들이 마련한 파티에서 공연하는 스타들이 종종 요구하는 것은 출연사실을 비밀로 해 달라는 조항이다. 이런 공연에 나서는 가수들을 ‘돈을 받고 팔려가는 용병’으로 보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계약서에 파티공연은 절대 녹음할 수 없고 사진도 찍을 수 없다는 조항 역시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스타들을 초청한 공연은 비밀이 지켜질 수 없다. 지난 9월 베이지역에서 열린 바이오텍 회사인 ‘제네텍’ 창립 30주년 파티가 그중 하나. 이 파티에는 밥 딜런을 비롯, 이글스, 블랙 아이드 피스 등 팝역사를 대변하는 쟁쟁한 뮤지션들이 줄줄이 나왔다.
또 가수들이 신경을 쓰는 문제의 하나는 초청자의 배경. 문제가 있는 기업인이나 범죄자 앞에서 공연을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지미 버핏은 지난 2001년‘타이코 인터내셔널’최고경영자였던 데니스 코즐로우스키가 자신의 부인을 위해 지중해의 한 섬에서 200만달러를 들여 개최한 초호화 생일파티에서 노래를 불렀다가 곤욕을 치렀다. 후에 부정 혐의로 기소된 코즐로우스키의 재판정에서 당시 파티 비디오가 증거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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