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누드사진작가’
루스 베른하르트
작년 12월 101세로 타계
“여자가 찍은 여자의 몸이 더 아름답다”
앤젤 애덤스가 ‘최고의 누드사진작가’라고 일컬었던 여성 사진작가 루스 베른하르트(Ruth Bernhard, 1905~2006)가 샌프란시스코 소재 자택에서 지난해 12월18일 향년 10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누드 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누드를 아름답게 담아내기로 유명한 루스 버나드(영어 발음)는 레즈비언 사진작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러한 그녀의 성 취향 때문에 여성의 몸을 누구보다 더 매혹적으로, 친절하게, 예술적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고 평해진다.
남자 사진작가들이 찍은 여성의 누드가 객관적 물체로 보여지는데 반해 루스의 누드에서는 언제나 부드러움과 연민이 느껴지는 것이 그러한 차이. 이에 대해 루스는 그녀의 전기 ‘예술과 인생 사이’(‘Ruth Bernhard Between Art and Life’ by Margaretta K. Mitchell)에서 “사진에서 여성의 이미지는 값싸고 불결한 것일 때가 많았다. 영원한 경외심을 담아 그러한 이미지를 올리고, 고양시키고, 지지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특이하고 완벽한 조명과 구성에 집착했던 그녀는 소재를 한번 세팅하고 나면 조명이나 앵글을 절대 바꾸지 않고 한 앵글에서 단 한 컷씩만 찍기로 유명했다.
베를린에서 태어난 루스는 베를린 예술학교에서 2년간 수학한 후 1927년 아버지를 따라 뉴욕으로 건너갔다.(아버지 루시안 베른하르트는 성공적인 그래픽 아티스트로서 그가 만든 버나드 글자체(Bernhard font)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1935년 캘리포니아에서 사진작가 에드워드 웨스톤을 만난 후, 깊은 영향을 받고 창작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웨스톤과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1953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으며 그 후 95세까지 미전역에서 강연활동을 계속했다.
사진작가로 누구보다 오랜 세월 작업했지만 그녀의 작품은 언제나 정물과 누드에 머물렀고, 여성 사진작가가 극히 드물었던 시대에 누드 사진작가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앤셀 애덤스나 이모진 커닝햄, 에드워드 웨스톤처럼 명성을 날리지는 않았지만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누구보다 존경받았던 루스 버나드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샌드라 필립스는 상대방을 “홀리는 재주를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의 작품은 전 세계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이 되었고, 50년 넘게 여러 국제전시회에 출품되었으며, 86년 출판된 ‘The Eternal Body’라는 흑백누드 사진집은 ‘그 해의 사진집’으로 선정되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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