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 이경로 회장이 제21대 플러싱 한인회장 선거 법정 소송 비화에 앞서 선거를 담당하던 전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백수진) 위원들에게 제20대 플러싱 한인회장인 김광식 후보가 당선되도록 “밀어줄 것”을 부탁했는가 하면 상대측에 김태석 후보의 출마를 포기토록 종용, 선거에서 ‘청탁’과 ‘월권’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선관위원들에 따르면 이경로 회장이 최소한 2차례에 결처 선관위원회에 김광식 후보에 대한 자신의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심지어는 선관위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선관위의 결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는 등 “이상할 정도로 관심을 가졌다”며 “이러한 행위를 비롯, 선관위에 대한 외부적 영향력 행사가 결국 이번 선거가 법정 소송으로 비화된 주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제20대 플러싱 한인회 임원이자 제21대 플러싱 한인회장 선관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18일 “이경로 회장이 첫 번째 선관위 모임에 찾아와 찬조 발언식으로 ‘김광식 회장이 그런대로 할 일도 많이 했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차기에 한번 더해야 하지 않겠느냐. 여러분들이 밀어줘야 하지 않겠느냐. 잘 부탁한다’고 했다”며 “그 이후에도 최소한 또 한 번 플러싱 한인회 사무실을 찾아와 선관위원들에게 김광식씨를 차기 회장으로 밀어달라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또 다른 위원도 이경로 회장이 선관위원들에게 이러한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 하고 “그뿐만이 아니라 선관위가 9월18일 오후 4시 김태석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지 않고 20일 오후 3시까지 추가서류를 제출할 시간을 주는 결정을 내리자 그 다음날 이경로 회장이 내 셀폰으로 연락해와 ‘당신들이 뭔데 없는 법을 만들어 내느냐. 그건 불법이다. 잘못된 결정이다’ 등 언성을 높이기에 이경로 회장 선거 당시에도 그런 사례가 있지 않았느냐고 하자 더 이상 얘기가 안 통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경로 회장이 또 다른 위원에게는 전화도 하고 그 위원의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경로 회장이 직접 찾아갔다는 또 다른 위원은 본보의 확인 질문을 받자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으나 “전화가 오고 비즈니스로 직접 찾아왔다. 방문 내용은 선거에 관한 거였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18일 “선관위가 김태석 후보에게 추가 서류 제출 시간을 주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감 시간이 되기도 전에 백수진 위원장이 독단으로 김태석 후보의 자격 무효와 김광식 후보의 당선을 선언함에 따라 선관위원들이 사퇴하는 과정에서 이경로 회장이 한 선관위원을 만났다”며 “그 때 왜 뉴욕한인회장이 지역한인회장 선거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지 이상했다. 순수한 관심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김태석씨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론 김(김태석)이 출마하려 했을 때 이경로 회장이 전화를 하고 또 나를 직접 찾아와 ‘한인사회봉사 경험도 없는 나이 어린 젊은 친구가 출마했으니 포기하도록 해달라”며 사퇴를 종용했는데 내가 ‘노’(No)라고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경로 회장은 1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부회장 중에서 누가 나와서 괜히 회장하고 부회장하고 붙으며 모양새도 그럴 것 같고 해서 가급적이면 좀 현 체제로 한 2년 더 가면 어떻겠느냐.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 했지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따를 사람들이냐”며 선관위에 개입한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이경로 회장은 뉴욕한인회장으로서 플러싱한인회 선거에 선관위에 대한 영향력 행사 여부를 떠나 최소한 특정 지역한인회장 선거에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 선관위를 상대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며 개입했고 결국 그 선거가 법정 소송으로 비화돼 법정관리를 받으며 다시 치러지게 된 것에 대해 한인사회 분열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신용일·이진수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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