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간 미국 공화당원으로 공화당 지원활동을 해 온 전국 아시안공화당연합회 동부지구 의장 이선용 박사(50, Sonny Lee)가 올해 아시안 아카데믹 명예의 전당상을 받아 백악관의 아시안 아카데믹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르게 되었다. 그는 전세계 아시아인 중에서 뽑힌 9명 중 한사람의 수상자로 지난 13일 체코의 프라하에서 열린 전세계 아시안대회에서 상장을 받았고 내달 백악관에서 메달을 수여받으면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르게 되었다.
이 상은 백악관과 아시안 지도자 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상으로 2년마다 수여하는데 지난번 수상자는 일레인 차오 연방노동부장관과 노만 미네타 전 연방교통부장관이었다. 이의장이 이번에 수상하게 된 이유는 전국 아시안 공화당 동부지구 의장으로서 아시아계를 결속시킨 공로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아시안 공화당의 조직은 동부지구, 서부지구, 중서부지구, 동남부지구 등 4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동부 17개주가 포함된 동부지구가 가장 강력한 활동을 하고 있고 이의장이 이 지구의 의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동부지구 의장이 된 그는 전국 아시안 공화당의장에 출마했었는데 치열한 경합으로 당내 아시안계의 분열 위험이 나타나서 후보를 사퇴했다고 한다. 이처럼 당내 단합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그는 차기 전국의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이의장이 공화당의 정치활동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미국에 온 직후부터였다. 1978년 유학을 위해 도미하여 뉴욕에 온 그는 페이스대학에서 부동산과 재정경영, 마케팅을 전공했다. 특히 마케팅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은 마케팅 전문가이다. 학교에 다닐 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교내에서 정치인의 강연이 있을 때면 빠짐없이 참석했는데 공화당의 정책에 호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레이건대통령의 재선 때인 1984년 선거에서 처음으로 정치활동에 참가했다. 학교에서 선거 전단지를 나눠주는 자원봉사활동을 하는가 하면 공화당의 기금모금행사에도 참석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공화당 정치인들을 접촉하면서 정치인들과 교류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했다. 1988년에 전국 공화당 하원위원회의 멤버가 되어 이 위원회에서 뉴저지주 명예의장을 거쳐 2년간 의장, 4년간 공동의장을 맡아 일했다. 하원위원회는 전국에서 하원의원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를 후원하는 기관으로 기금모금 등을 하여 전국적으로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는 활동을 한다. 그는 이어 1999년 전국 공화당 상원위원회의 멤버가 되었다. 그는 이 위원회에서 두드러진 활동으로 두 번이나 자유의 메달을 수상했고 전국 공화당 상원위원회 인너 서클의 평생 멤버가 되었다. 그는 하원위원회와 상원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공화당의 유력한 상하원의원들과 폭넓은 인맥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의장은 상하의원들 뿐만 아니라 주지사들과도 폭넓은 교분을 갖고 있다. 1994년부터 전국 공화당 주지사 협의회 멤버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전국 공화당 주지사 협의회는 공화당 출신의 주지사들과 후원자들로 구성된 조직체이다. 그는 특히 뉴욕지역의 공화당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가하여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블룸버그 현 뉴욕시장, 파타키 주지사를 적극 후원하여 이들 정치인들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의 이같은 활동은 공화당내에 크게 주목을 받아 그는 200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지도자들과 함께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관저에 초대되었다. 그 이후 부시대통령의 당선과 재선운동에 앞장서 활동을 했다.
이의장은 오랜 기간 공화당 후원활동을 통해 공화당 지도부의 정치인들과 매우 가까운 관계를 갖게 되었다. 부시대통령과 체니부통령은 물론 유력 정치인들과는 모두 각별한 관계이다. 특히 밥 돌 전의원의 부인 엘리자베스 돌과 상원의원으로 빌 프리스트(공화당 원내총무), 샘브라운백(캔자스), 조지 앨런(버지니아, 전 주지사), 리처드 쉘비(앨라바마), 테드 스티븐스(앨라스카) 등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는 이와같은 친분관계를 유용하게 활용한 적이 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9.11 테러 이후 한국의 KAL기가 잇달아 항공사고를 내는 바람에 연방 FAA에서 한국 국적기의 안전등급을 2등급으로 격하시켰다. 당시 한국은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있었는데 국적기가 2등급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한국비행기를 타지도 말고 화물을 싣지도 말라는 말과 다름 없었다. 당시 한국정부 관계자의 요청을 받은 그는 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부탁하여 한국의 안전등급이 격하된지 3주일만에 다시 1등급으로 올려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마케팅 전문가인 그는 학업을 마친 후 의류회사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브롱스의 포담로드에서 대형 의류상을 경영하기도 했다. 그 때 그는 브롱스한인상인번영회장과 브롱스한인총연 이사장을 지내면서 한인사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브롱스 검사장과 교섭하여 브롱스검찰청에서 한인검사를 채용하기 시작한 것도 그 때의 일이다.
이의장은 6년 전 부동산개발업체인 GAIDC 회사를 설립, 이 회사의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맨하탄 5애비뉴 51가의 라커펠러 빌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플로리다에 콘도를 건설중이며 외국계 회사와 합작으로 한국의 인천 경제자유구역 안에 인구 15만명 규모의 국제관광거주도시의 건설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이 회사는 또 이의장이 이사로 있는 인피니티 네트웍 회사의 아시안 시장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인피니티 네트웍은 자동차, 항공기, 선박, 발전기 등에 쓰이는 차세대 엔진인 CET 엔진을 개발한 회사로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큰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하고 있다.
이의장은 공화당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백악관에서 아시안담당 커미셔너의 직책을 제의받았다. 그가 이 제의를 사양하자 2달 후 백악관 인사특보가 전화로 더 높은 직책으로 백악관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해줄 것을 제의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제의도 발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자신의 사업을 팽개치고 자신을 믿고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영역은 사업이며 정치는 뒤에서 후원하는 입장일 뿐이라고 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패한데 대해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이의장은 2년 후 대통령선거에서는 결코 공화당이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공화당이 이번 패배를 거울삼아 이라크전쟁에 대한 국민 여론을 최대한 수용하고 대북한, 대이란 정책에서 파격적 해결책을 채택하는 대선 필승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그 이외에 공화당은 민주당보다 대선후보에 나설 인물이 많다는 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인들 가운데 의외로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한인들도 주류사회의 진출을 위해 정치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영 본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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