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의 파워가 2006 미중간선거에서 거세게 몰아쳤다.
7일 실시된 중간선거에 한인들은 연방 상.하원직을 제외한 각 주 상.하원 및 선출직 공무원직에 역대 가장 많은 17명이 도전장을 냈고 이 가운데 무려 14명이 당선되는 성과를 거두며 한인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특히 당선자 가운데 여성후보는 남가주에서 한인으로는 최고위 선출직인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위원에 도전한 미셸 박 스틸(55)후보와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메리 정 하야시(한국명 정미경) 후보, 하와이주 상원의원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다나 김 후보 등 9명이나 돼 이미 각 분야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는 `한인 여성 파워’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준비된 사회활동가 메리 정 하야시
이중 정 하야시 후보는 한인 여성으로는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주 의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남편인 데니스 하야시씨가 변호사인 정 하야시 후보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18지구가 민주당 텃밭인데다 이번 선거에서 반공화당 바람까지 불면서 낙승이 예상됐지만 방심하지 않고 막판까지 착실하게 표밭을 다져 66.8%의 지지율로 J.버크(공화) 후보를 거의 2배 앞질렀다.
정 하야시 후보는 샌프란시스코대학(USF)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골든게이트대학에서 MBA를 받았으며 우울증으로 언니가 자살한 것을 계기로 정신질환자를 돕는 봉사단체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했고, 영어에 서툴러 가부장적 권위아래 고생하는 소수계 여성들을 위한 권익옹호에 나서는 등 활동 반경을 넓혀온 `준비된 의원’이었다.
그는 특히 어린이 정신건강 전문재단인 `아이리스 얼라이언스 펀드(Iris Alliance Fund)’를 창설하는가 하면 공중보건협회 가주지회장, 부모들의 정치적 각성을 꾀하고 조직화하는 재단(PPPAF)의 의장, 내셔널유방암협회 이사 등 주요 봉사직을 맡으며 `알라메다카운티 여성지위향상위원회 여성상’을 비롯한 크고 작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치는 의지가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것이 정치의 아름다움이다고 주장하는 정 하야시 후보는 또 자신의 성장 과정과 인생의 좌표 등을 담은 자서전(Far From home:Shattering the Myth of the Model Minority)을 쓰기도 했다.
◆29세 최연소 당선자 제인 김
정 후보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교육위원으로 선출된 제인 김 후보는 올해 29세로 이번 선거 한인 당선자 가운데 최연소이다.
지난 1970년 미국으로 건너와 뉴욕주 퀸즈 검찰청 검사를 역임한 김광호씨의 1남1녀중 장녀인 제인 후보는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14살 때부터 노숙자를 위한 비영리 기관에서 일하면서 노숙자와 소수계의 권익향상에 관심을 두어왔다.
스탠퍼드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 2학년때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회장을 맡았고 재학중에 비영리 봉사단체에서 저소득층 및 소수계를 돕는 정책을 세워 가주 정부에 제출하는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
대학 졸업 후 차이나타운에서 청소년 프로그램 디렉터로 6년간 봉사했던 그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내 고등학교와 연계해 리더십 트레이닝, 커뮤니티 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했고 2004년에 이어 이번이 2번째 교육위원 출마였다.
◆800만 납세자 대변하는 미셸 박 스틸
미셸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캘리포니아주 세금을 총괄하는 조세형평위원에 공화당 후보로 도전, 60.5%의 절대 지지속에 당선됐다.
1975년 미국으로 이민 와 페퍼다인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미셸 박 후보는 캘리포니아주 공화당의장 출신의 실력자인 션 스틸 변호사가 남편이자 정치적 후원자이다.
스틸 변호사의 영향아래 한미공화당협회 회장을 지내며 정치력을 키워온 그는 지난 2003년부터 조세형평위원을 목표로 두고 선거구를 발로 뛰며 착실하게 기반을 다져왔고 이번에도 하루 24시간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전략속에 한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압승을 이끌어냈다.
LA카운티 일부와 오렌지카운티, 샌디에이고카운티, 리버사이드카운티 등 800만 납세자를 대변하게 된 미셸 박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내가 한국인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주류사회에는 내가 할 수 있다는 점을, 소수계에는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와이의 팔방미인 다나 김
호놀룰루에서 태어난 다나 후보는 하와이주립대를 거쳐 1974년 워싱턴주립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대학졸업후 불과 4년만인 1982년 주 하원의원에 처음 출마해 당선됐다.
1984년 하원 재선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사퇴하고 그해에 호놀룰루 시의회에 특별선거를 통해 진출, 1998년까지 의회에서 주로 도시계획위원회를 이끌던중 2000년 선거에서 주 상원의원에 도전, 무난하게 당선된뒤 부의장을 맡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역 라디오 방송인 KHNR에서 AM과 FM으로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7시부터 9시까지 방송되는 생방송 프로에 출연, 정치 안건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대변해와 수많은 극성팬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언론계, 지역 상공인, 체육계 등과 교류 인맥을 쌓아오며 팔방미인으로 꼽히는 그는 현재 하와이 한인상공회의소 명예회원이면서 하와이 한인밀레니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한인 사회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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