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fer Tip Sheet’
“정면으로 통과 할 수 없으면 돌아서 간다.”
실패한 걸 말하는 것은 참담한 기분이다. 그러나 성공사례는 거의 엇비슷하지만 실패한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그 실패한 대학 프레시맨들 중에는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제1지망 대학으로의 전학을 꿈꾸며 지원서를 빛낼 각종 ‘활동’에 시간과 정열을 쏟는 ‘전학파’들이 있다. 이들은 같은 캠퍼스 내에서 단과대학을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4년제 대학에서 제 1지망이었던 다른 4년제 대학으로, 심지어는 2류 아이비리그에서 하버드나 예일 같은 일류 아이비리그로 옮기는 파도 있다. 꿈을 좇는 전학파들, 그 실태를 최근 월스트릿 저널이 보도했다.
44명 모집에 1,100명 지원도
코넬대 작년 전학성공률 34.9%
■전학생이 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학생이란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하고 대형 주립대학으로 옮겨가는 학생들을 일컬었다. 그러나 요즘은 아니다.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중에는 외형만 대학생이지 생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교 시니어 생활을 다시하고 있는 부류들이 있다. 생활의 무게중심을 전학지원서(transfer application) 작성에 맞춰서 주말에는 캠퍼스 투어를 다니고 지원서에 첨부해야 하는 개인적인 서류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튜더링을 받는다.
이들에게 새로운 기숙사 생활이 주는 재미나 데이트, 어떤 전공이 자신에게 어울릴지 강의실을 배회 및 탐색하는 신입생의 여유, 부모를 떠난 자유로움 등은 2차적인 문제다. 아니 이런 즐거움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새로 활시위를 당겨 다시 과녁을 명중시키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전학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고교 시니어의 대학 입학경쟁이 거세짐과 그 행보를 같이하고 있다.
브라운 대학은 올해 44명의 전학생을 받아들였다. 전학을 위해 지원서를 제출한 학생은 1,100명이었다. 지난 해 823명 지원에 283명을 받아들인 것에 비하면 전학 문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빈자리’알고 두드리면 성공률
중퇴율·졸업률 높은 명문대일수록 좁은문
거부당했던 지원자에 선권 주는 곳도 있어
●승산이 있는 곳을 두드려야한다
조지타운 대학은 전학하는 학생을 포함해 등록학생 375명을 증가시켰다. 하버드 대학은 최근 전학생 자리를 20개까지 넓혔는데 이는 외국으로 공부하러 나가는 학생이 늘어 기숙사 자리가 비기 때문이다. 코넬 대학은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학보장(guaranteed transfer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학 신청자중 고교 시니어 때 거부당했던 우수학생에게 우선순위를 준다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전학 문을 두드리는 것도 어느 학교에 얼마만큼 자리가 비어있는지 알고 노크하면 안착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전학생을 위한 자리는 순전히 통계학적인 공식에 의해 진행된다. 외국으로 공부하러 나간 학생이 몇 학기를 비울 것인지 혹은 입학허가서를 받은 학생 중에 몇 명이 실제로 등록을 하는지에 달려있다. 따라서 일반 입학과 마찬가지로 전학도 중퇴율이 낮고 또 졸업률이 높은 명문대일수록 ‘좁은 문’일 수밖에 없다.
●진학 상담자들과 기업 직원 채용자들 반응
코네티컷 주에서 진학 상담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에이미 색은 모의 인터뷰에서 이력서 작성까지 모든 전학과정을 도와주면서 한 학생당 1,000~5,000달러의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그는 3개월 동안 매주 한 시간씩 학생을 만나 최고 한 학생당 10개 학교까지 지원하는 것을 돕고 있다.
최근 스미스 칼리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브라운, 코넬, 시카고 대학으로의 전학을 원하고 있는데 그는 이 학생에게 SAT를 다시 치게 한 결과 100포인트가 상승했으며 평균 학점 4.0을 유지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그는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라. 특히 17세, 18세는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다”라고 말해준다고 밝혔다.
하버드 대학의 입학 사정관이었다가 ‘대학으로 가는 길’(Road to College)이라는 진학상담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척 휴즈는 작은 인문대학으로의 전학은 성공률이 매우 낮다고 귀띔해주고 있다. 실례로 미들버리 칼리지는 작년에 전학 지원자는 230명이었는데 전학이 허락된 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런가 하면 뉴올리언즈의 명문 튤레인 대학은 올해는 다른 해보다 전학이 보다 용이하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문에 입학생이 줄었기 때문.
한편 기업의 직원채용 담당자들은 전학생들에 대해 보다 꼼꼼히 질문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신규직원 채용담당자 빅 가버는 이력서에 전학한 흔적이 있으면 목적을 쫓아 끝까지 추구하는 열성을 높이 사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즈의 리크루터는 “이 경우 간판위주인지 실력위주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세부 질문을 더 하게 된다”고 조심성을 드러내고 있다.
●전학을 준비 중인 대학신입생들의 사례
▲툴사 대학에 재학 중인 탐 패간은 신입생 환영사를 들을 때부터 전학을 염두에 뒀다.
그의 목표는 미시건 대학. 빅 텐 풋볼스쿨이다.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트롬본으로 학교 마칭밴드에 들어있고 외국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 여름 베를린의 호스트 가족 집에 머물 예정이다. 빅 브라더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으며 일반 신입생들이 4과목이면 목이 꽉 찰 정도라고 엄살이지만 그는 5과목을 수강중이다.
이 과정이 ‘고통 그 자체’라고 말하는 패간은 작년에 맛본 쓴맛을 다시 보지 않기 위해 일단 미시건의 인문대학이나 과학 혹은 미대라도 지원할 생각이다. 그의 목표는 로스 비즈니스 스쿨이지만 일단 미시건에 발을 들여놓은 다음 캠퍼스 내에서 크로스 전학을 해서라도 꼭 그 대학, 그 과에 가고 싶은 것이다. 그는 만약을 위해 위스컨신 대학도 지원할 예정이다.
▲미시건 대학에 프레시맨인 제임스 콥의 꿈의 대학은 코넬이다.
작년에 거부되기는 했지만 학점이 좋으면 받아준다는 이 학교의 전학보증 프로그램을 이용할 예정이다. 만약을 위해 뉴욕대학의 티스크 아트 스쿨도 옵션에 넣고 있다. 영어와 프렌치 시간 사이에 짬을 내어 전학을 위한 에세이 탈고를 하기도 하는 콥은 11월 지원서 마감에 맞추어 고교 성적표까지 점검하며 현재 학점을 고교시절의 학점 3.99에서 더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그는 운이 좋으면 내년 봄부터 원하는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데 이런 속내를 캠퍼스 친구들에게 비치면 “뭐야? 너 이렇게 근사한 학교가 싫단 말이야? 도대체 뭘 더 원하는데?”라며 배신감을 느낀다는 어투로 따지고 든다.
▲아비게일 라이트는 작년에 컬럼비아에서 하버드 대학으로 전학 간 케이스다.
명문 사립고교 밀튼 아카데미에서 10명 이상이 하버드 대학에 입학했는데 자신은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었다. 역시 아이비리그인 컬럼비아에서 입학 허가서가 왔지만 그는 못내 시큰둥했다.
컬럼비아에서 그는 과학과 문학 복합강의를 신청했고 라틴과 심리학을 수강했다. 교내신문에서 일하며 관심 가는 더 많은 활동이 있었지만 전학준비를 위해 마음을 접었다. 대신 그가 신청한 강의 중 학생이 가장 적은 라틴 문학교수에게 접근했다. 학생 수가 적어 그를 가장 잘 알고 있어 추천서를 써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20세인 그는 하버드로 옮긴 이후에야 자신이 방송뉴스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컬럼비아는 저널리즘 학교로 명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결국은 하버드라는 이름이 한 몫을 해주겠지”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적어도 인턴십 얻는 데는 도움이 될 테니까 말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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