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0회 연방의회(하원 435석 전원과 상원의원의 3분의 1)를 뽑는 2006년 중간선거가 11월7일이다. 미국 시민들의 과반수 이상이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현 상황 아래서 민주당이 하원에서는 현 의회 분포보다 15석 이상, 그리고 상원에서는 6석 이상을 더 얻게 되어 상·하 양원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여론조사 결과와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런데 2004년 민주당 대선주자이던 존 케리의 최근 실언이 작은 변수로 등장할 지 몰라 민주당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캘리포니아 어느 대학에서의 민주당 하원 후보 지지연설을 하던 케리 상원의원이 학생들에게 공부와 숙제를 열심히 하고 똑똑해지려고 노력하면 성공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라크에서 빠져나오지 못 한다”라고 말한 것을 부시를 위시한 공화당 정객들이 이라크에 주둔한 미국 병사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맹공격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케리는 그 말이 부시에 대한 농담인데 잘못 표현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의 요청으로 더 이상 유세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에게는 금년 선거에 악재가 많다. 공화당 쪽에 가까웠던 잭 아브라모프의 로비 스캔들, 망치라고 불리던 톰 딜레이 하원 원내총무의 낙마 및 의원 사직, 100만불 이상의 뇌물을 받았다가 체형을 살고 있는 딕 커닝햄, 성학대 아동 보호운동에 앞장섰던 어떤 의원 자신이 의회에서 심부름하는 미성년 남학생들에게 구애하는 등의 동성애 행각 등 한 손으로 꼽기가 모자라다. 물론 공화당으로서의 최대 악재는 이라크 전쟁일 수밖에 없다. 흉악한 독재자 사담 후세인 때보다 더 많은 피가 흘려지고 있어 이라크 전쟁 시작 후에 65만이나 되는 이라크 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산되는 판국에 이라크 전쟁은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부시, 체니, 럼스펠드의 공언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어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부시는 “이라크에서의 민주당 접근방법은 이런 결과를 낳는다: 테러리스트들이 승리하게 되며 미국은 패배하게 된다”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어떤 만평은 “케리는 농담을 할 줄 모르고 부시는 진실을 말할 줄 모른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만평속의 한 군인은 “잘못된 농담으로 모욕을 당하는 게 잘못된 전쟁으로 목숨을 잃는 것보다 훨씬 낫다”라고 동료에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10월달에 100명 이상의 미군들이 죽음을 당했다. 그래도 시아와 수니파의 무장충돌, 암살과 납치, 그리고 더 잔인한 보복으로 연이어지는 유혈극은 그치질 않고 있다. 부시는 럼스펠드를 국방장관직에서 해임시켜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과 여론을 무시하다 못해 그의 임기는 자기 임기와 평행하게 될 것이라는 공약마저 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뚜렷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전쟁의 조기종결과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민주당 쪽에 귀를 기울일 개연성이 크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부시의 운신 폭은 그만큼 줄어들어 이라크의 분할론(시아파, 수니파와 쿠르드족의 3국 분할 및 연방제)을 포함한 전쟁종식 방법의 토의가 활발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 발발에 대한 책임규명이 상원과 하원의 청문회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부시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급하게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연유, 사담 후세인과 알 카에다의 관계 및 대량학살무기 보유 내지 생산에 대한 거짓 정보에 대한 책임소재, 미군들이 ‘해방자’들로 환영되고 조기 종전되어 이라크가 민주화된다는 장밋빛 전망의 주창자들, 효과적인 점령을 위해서는 미군들이 더 필요하다는 일선 사령관들의 요청이 무시되었던 초기 상황, 그리고 이라크 재건을 위해 파견되었던 미군 임시정부의 많은 간부들이 경험이 없는 20, 30대로 공화당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뽑혔었다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인사 등 청문회 재료는 너무나도 많다. 공화당이 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상한 일리 아니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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