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한인의 80~90%는 유학생들이다. 음대생을 위한 SMC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박상욱(피아노 전공·왼쪽부터), 강별(관광경영학), 이호준(바이얼린)군이 비엔나 중심가에 나왔다.
비엔나 시내의 슈베르트 생가.
음악은 생활이자 기간시설
기차 안내서에 연주일정
다양한 ‘모차르트 상품’
대가들 무료 공연도 많아
<오스트리아 비엔나-안상호 기자> 비엔나 서부역에서 모차르트 생가가 있는 잘츠부르크행 기차를 탔다. 창쪽 조그만 테이블에 기차여행 안내서가 놓여 있었다. 접으면 앞뒤로 8쪽인 안내서의 4개 면에는 기차의 출도착 시간 등이, 나머지 4페이지는 비엔나 인근 소도시 린츠의 부르크너 오케스트라 연주 일정 등 음악 소식에 할애돼 있다. 기차간에서 음악회 홍보라니…. 비엔나가 아니면 보기 힘든 현상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가는? 비엔나의 한 한인에게 물었다. 단연 모차르트고, 다음은 왈츠의 제왕 요한 스트라우스라고 한다. 굳이 비중을 따진다면 모차르트가 70%이상이 아니겠냐고 한다. “하이든은?”이라고 묻자 “참, 하이든도 있었네”라고 말했다. 비엔나 사람들인 브람스, 슈베르트 등은 상대적으로 찬밥이라는 인상이다.
음악은 비엔나의 일상이지만 기간산업이기도 하다. 모차르트는 그 핵심산업에 해당된다. 지난 1월로 탄생 25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는 음악으로 뿐 아니라 초컬릿, 샴푸, 구두약 등 수천 가지 상품으로 팔려 나갔다고 한다.
비엔나는 옛날부터 보수적인 음악취향으로 유명한 곳이다. 웬만한 현대음악은 호응을 받기 어렵다. 비엔나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지휘자 배종훈은 비엔나를 “우아한 보수의 보루”라는 말로 표현한다.
비엔나 국립묘지 음악가 묘역에 있는 모차르트 묘비의 일부.
이런 비엔나에는 한국의 우수 음악도들이 몰려들고 있다. 유럽 최고의 명문음대 중 하나인 비엔나 국립음대의 한인 유학생은 100명쯤 되리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실기교육에 더 치중하는 비엔나 시립음대까지 더하면 두 음악대학의 유학생만 200명은 되지 않을까 라고 한다. 비엔나에서 만난 박상욱(16·피아노 전공), 이호준(18·바이얼린), 강별(23·관광경영학) 등 한국인 유학생들은 “유명 교수가 많고, 세계적 연주자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데다 음악 교육도 뛰어나 비엔나 유학이 인기”라고 한다. 학비도 비엔나 국립음대의 경우 한 학기 742유로, 1,000달러 정도여서 거의 부담이 없다. 연주회 입장료도 싸다. 비교해 보니 서울은 물론 LA보다 훨씬 싸다. 비엔나 시민들은 유명 연주가의 공연뿐 아니라 무명 음대생의 연주회장도 꽉 채워 준다. 음악이 생활화됐기에 차별이 덜한 것이다.
대가급 연주자의 무료 공연도 많다. 지난 여름에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의 연주도 무료로 즐길 수 있었다. 6개월 전쯤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쉰브룬궁에서 열린 주빈 메타 지휘의 비엔나 필 연주와 피아니스트 랑랑의 협연도 무료였다고 한다. 클래시컬 음악 광 팬들에게 비엔나는 좀 과하게 말해 천국 바로 옆 동네라는 말처럼 들린다.
■비엔나 한인사회
유학생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음악 전공 여학생이 많아 여성 인구가 압도적이다. 상주인구는 비엔나 인근까지 쳐서 1,500명에서 최대 2,000명 이내. 인구의 80~90%가 유학생, 전체 유학생의 90% 내외는 음악 전공자들이며, 또한 80% 내외는 여학생일 거라고 한다.
모미성씨에 따르면 한인운영 식당이 인근 린츠와 그라츠까지 더해 30여개, 식품점이 5~6개, 태권도장과 선물가게가 서너 개씩 있고, 한국 미장원도 한 곳 생겼다. 9월부터 대한항공이 서울-비엔나 직항노선 시범운행에 들어가 상당한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음악기행 3부는 30일자 섹션‘문화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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