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대통령 집권 말기이던 2000년 10월, 메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 조명록 총참모장과 상호 방문하고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을 고려하는 등 갑작스런 대북 화해 움직임이 일자 한국, 일본, 중국이 모두 그 결과가 가져올 변화에 불안해했던 사실이 최근 비밀 해제된 미 중앙정보부(CIA)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특히 김대중 정권은 북미 화해 정책을 대외적으로는 지지하면서도 한국이 더많은 재정 부담을 져야 하지 않을까 우려해 정책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 및 일본과 북한 문제에 대해 조율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북한이 한국을 목표로 하지 않는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가로 한국이 보상하는 방안은 꺼리고 있다”며 “한국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처럼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부적당한 몫의 비용을 지불하는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본 경우 “올브라이트 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일본은 제3국 외교관에게 미국의 행보가 너무 빠르다고 불평했다”고 전했다.CIA는 또 “북한의 가장 긴밀한 지지자라는 중국의 전통적인 입장 때문에 중국은 만일 장쩌민이 김정일의 방문에 답방하기 전에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으로 가게 되면 중국으로서는 창피스런 일로 보고 있다”며 “장쩌민은 4자 회담을 재개토록 김정일에게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보고서는 같은 해 이뤄진 6.15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김대중이 노벨평화상을 타고 아시아-유럽 수뇌회의를 주최함에 따라 유럽과 북한의 대화가 늘어난데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평양 방문 등으로 김대중의 대북 정책에 쏟아질 한국내 비판을 침묵시켰다”며 “그러나 만일 정상회담에 대한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김대중에 대한 비난은 커질 것”이라고 분석, 한국 정부가 내세운 김대중의 6.15 평양 방문 성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내다봤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A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