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프로그램들이 ‘모든 사람들을 개그맨으로, 혹은 멀쩡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웃기려 한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소설가 김이연씨는 9월 13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TV 지상파 방송을 보면, TV에 나오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을 ‘어설픈 개그맨’으로 만들어 버린다”며 “방송들이 저질 평준화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씨는 “미셸 위가 한국에 왔을 때, 골프 실력을 테스트하듯, 유치한 골프 게임을 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공중파 오락 방송의 수준”이라며 “이는 마치 마라토너 이봉주를 불러다가, 빨리 달려가 밀가루 속에 있는 엿을 골라 먹는 게임을 시키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가수나 탤런트, 세계적인 스포츠맨과 의사, 나아가 정치인 등 직업을 막론하고 말의 내용과는 상관 없이 우습게 망가져야 한다”며 “시청자에게 재미있고 편하게 다가서는 방법이 꼭 뿅망치로 매 맞고 물벼락 맞고, 공중에서 떨어지고, 무식무지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배짱을 보여야 하는 것인가”라고 문제 삼았다.
이어 “시청률도 중요하겠지만, 이젠 정말 도가 지나치다”며 “‘보는 재미’ 속에 모든 걸 구겨넣으려 하니까 함량 부족의 프로그램이 마구 양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또 “공중파 4개 채널이 모두 같은 시간에 비슷한 내용을 방영하는 것도 정말 문제”라며 “새벽방송 프로그램은 일률적으로 세 번씩이나 반복되는 뉴스와 음식 만들고 먹는 것으로 도배하고, 주말 저녁에는 개념 없이 노닥거리는 오락 프로그램으로 점철시키는데, 차별성 없이 트렌드를 획일적으로 좇는 모습도 천박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시청률 경쟁으로 갈수록 방송이 저질 평준화되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볼 수는 없다”며 “민영방송은 그렇다치고, 공영방송까지 저질로 흘러가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시청료 납부 거부 운동을 진지하게 고려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기사 제휴]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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