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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빅리그 커리어는 이번일로 상당히 불투명해졌다.
의문의 장출혈 원인이 큰 병은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숨을 돌렸으나 박찬호(33·샌디에고 파드레스)의 빅리그 커리어는 이번 일로 상당히 불투명해졌다. 23일 출혈이 발생한 소장내 조직제거 수술을 받은 박찬호는 앞으로 수술부위가 아물 때까지 2주 동안은 아무런 운동도 할 수 없으며 재활훈련을 거친 뒤 빨라야 4주가 지나서부터 필드에 복귀할 수 있어 올 시즌은 사실상 끝난 상황이다. 모든 회복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4주만에 팀에 복귀한다고 해도 남은 시즌 일정이 10여일에 불과해 선발투수로선 두 경기에 등판하는 것이 고작이니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을 가지고 무리해서 복귀할 이유가 없다. 서둘러봐야 두 게임밖에 못나온다면 무리하지 말고 시즌을 접는 것이 상식적이다.하지만 박찬호로선 시즌을 접는 것이 쉽게 내리기 힘든 결정이 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우선 고려할 요소는 파드레스가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조 선두 LA 다저스를 한게임차로 바짝 쫓고 있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 아직까지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지 못한 한을 갖고 있는 박찬호로선 만약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간다면 꼭 출전해 승리에 기여하고픈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욕심이다. 어쩌면 빅리그 커리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 모를 포스트시즌 등판가능성은 손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은 회복진도 여부를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리겠지만 파드레스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이어가고 회복도 순조롭다면 시즌 종료전 등판을 위해 페이스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하나 고려할 요소는 박찬호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돼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는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FA 마켓에 나서야 할 박찬호로선 이번 장출혈로 인한 수술이 팀들의 관심을 끄는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찬호는 올 시즌 23게임에서 7승7패, 방어율 4.68을 기록, 충분히 빅리그에서 계속 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 만약 포스트시즌에 나서 전재함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번 일로 인한 타격을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다. 과연 박찬호의 시즌이 이대로 막을 내릴 지, 아니면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한 번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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