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린 나라은행 주주총회에서 행장 대행인 민 김 전무가 안건 의결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선임일정 못정해… 과도 체제 장기화 전망
중견급 잇딴 사퇴·이동겹쳐
직원들 방향감 상실 우려도
“이사회 입김 센것도 큰 영향”
지난 2월 양 호 전 행장의 급작스런 사퇴 이후 공동 행장 대행기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나라은행이 차기 행장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채 행장자리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나라은행은 30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지주회사인 나라뱅콥의 2006년 주주총회를 갖고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추인하는 등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으나 차기 행장 영입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못해 경영진의 과도체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나라 이사회는 그동안 헤드 헌팅 기관을 통해 타운 은행권 전직 행장 출신 2명과 뉴욕지역 한인 은행권 관계자 1명, 그리고 한국의 금융권 출신 2명 등 5∼6명의 인사들을 행장 후보 물망에 올려놓고 이들에 대한 인터뷰까지 마쳤으나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판단 아래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라 이사회는 그동안 2명의 전직 행장들이 연달아 조기 중도하차를 하는 등 경영진의 안정성에 큰 문제점을 드러내 온 점을 감안, 이번에는 행장 선임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종문 이사장은 30일 “우리가 원하는 자격을 갖춘 후보를 아직 찾지 못했다. 그 동안 몇 차례의 행장 선택이 실패의 결과로 나타난 이상 이번에도 잘못되면 이사회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으니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현재 3인의 공동 경영체제가 잘 해나가고 있으므로 충분한 자격의 행장감이 나오지 않는 한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새로운 행장의 자격조건으로 자산 50억달러 정도 규모의 은행을 운영했거나 주류 은행에서 고른 분야의 경험을 갖춘 인물을 찾고 있으나 이에 적합한 인물을 찾기 힘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라측은 전문 이사로 영입된 전 가주 은행국장 출신의 하워드 굴드 이사에게 행장을 맡아줄 것을 권유하기까지 했으나 당사자가 고사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은행가에서는 나라처럼 이사회의 입김과 견제가 센 곳에서는 행장이 소신 경영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행장 후보 물망에 오르는 인사들이 은행측에서 적극 원한다고 해도 선뜻 맡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라는 이와 함께 중견 간부급의 잇단 사퇴와 이동으로 현재 기획·마케팅, SBA 대출, 인사 등 분야의 실무 책임자급 간부들이 공석인 상태여서 인력 충원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행장 선임이 미뤄지면서 직원들이 방향감과 의욕을 상실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어 차기 행장 문제 해결을 마냥 미룰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나라뱅콥은 기존의 지분 이사들 중 김용환 이사가 사퇴한 가운데 주총에서 이종문 이사장, 박기서, 백제선, 존 박 이사와 올들어 새로 영입된 하워드 굴드, 제임스 스테이스 등 비한인 전문 이사 등 6명으로 2006년 이사진을 선임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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