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 림보 세관 통관중
타인명의 처방약 들통
‘닥터샤핑’ 도덕성 먹칠
보수세력의 대변인으로 통하는 러시 림보(55)가 ‘발기부전’ 치료제로 인해 민망스런 구설수에 올랐다. 림보는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들과 기독우파 세력의 ‘귀’를 독점하고 있는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로 보수주의자들의 대동단결을 필요로 하는 이슈가 튀어나올 때마다 딕 체니 부통령 측에서 먼저 ‘단독 인터뷰’를 요청하는 방송인이다.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림보가 지난 26일 도미니크 공화국에서의 휴가를 마치고 전용기 편으로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그의 짐 가방에서 발기부전치료제 바이애그라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그만 스타일을 구기고 만 것.
공항 세관국이 마약과 전혀 상관이 없는 처방약 바이애그라를 문제삼아 ‘유력 인사’를 장시간 현장에 붙잡아둔 채 조사를 벌이는 등 법석을 떤 것은 약병에 림보가 아닌 그의 주치의 이름이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약병을 압수 당한 채 간신히 풀려났다.
림보의 ‘바이애그라 여행’ 파문이 언론매체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자 그의 개인 변호사 로이 블랙은 “제3자 명의로 처방전을 발급 받는 것은 플로리다 주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재빨리 보호장막을 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제니퍼 코너스 세관·국경보호국 대변인은 “처방약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처방전에 적힌 환자의 이름은 처방약 소지자의 여행문서에 기재된 이름과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며 림보는 “명백히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세관측이 림보를 호되게 다룬 바탕에는 떳떳치 못한 그의 ‘과거’가 숨겨져 있다.
림보는 2003년 여러 명의 의사들을 찾아다니며 중복 처방을 받는 이른바 ‘닥터 샤핑’ 수법으로 6개월간 옥시콘틴과 로셋 등 마약성분을 함유한 진통제 2,000정을 무더기로 구입했다가 들통이 나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은 전력을 지니고 있다. 당시 부시 행정부가 선언한 ‘마약과의 전쟁’을 앞장서 홍보하고 있던 그는 약물 중독자였다.
림보는 수사당국과의 합의에 따라 지난 4월 팜비치 카운티 셰리프국에 자수했고 법원에 출두, 무죄를 주장한 후 3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일단 소낙비는 피했지만 ‘위선자’로 낙인찍힌 그의 방송 경력은 거기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바로 그 때 대표적 진보단체로 꼽히는 미시민자유연맹(ACLU)이 그를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건져주었다. ACLU는 수사를 담당한 민주당 소속 팜비치 카운티 검사가 림보의 약물 치료기록을 불법 열람한 사실을 압박 카드로 활용해가며 양측의 합의를 유도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한편 27일 방송에 복귀한 림보는 “아칸소의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에서 파란색 M&M 초컬릿이라는 말을 듣고 알약을 구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바이애그라였다”며 민주당 전 대통령을 들먹이는 썰렁한 농담으로 자신이 불러일으킨 ‘발기부전치료제’ 파문을 눙치려 들었다. 그러나 그는 휴가차 나간 해외 여행에 남의 이름을 빌린 발기부전 치료제가 왜 필요했는지에 대한 청취자들의 의문을 풀어주지 못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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