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굴지의 칩 제조사인 마이크론의 CEO 스티브 애플턴. 프로 테니스에서도 뛰었던 그는 테니스나 비즈니스나 승리의 비법은 통한다고 본다.
테니스로 풀어보는 비즈니스 전략
프로 테니스 선수 출신 마이크론 CEO 애플턴
삼성에 이은 세계 제2위의 칩 제조사인 거대기업 마이크론의 CEO 스티브 애플턴은 테니스 선수 출신의 경영자다. 테니스 장학금으로 대학을 다녔고 프로 무대에서도 선수로 활동했는데, 마이크론에 입사하여 11년만에 34세의 젊은 나이에 CEO로 발탁돼 지금껏 운영해오고 있다. 세계 테니스의 제전 윔블던을 맞아 USA 투데이는 프로 테니스 선수에서 대기업 총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그에게 테니스와 비즈니스, 그리고 리더십에 관해 물어봤다.
-비즈니스에서는 골프를 더 선호하는데
▲테니스가 운동으로서 훨씬 좋다.
-하지만 비즈니스 딜은 골프 코스에서 이뤄지는 것 아닌가
▲솔직히 말하면 비즈니스 거래에 별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없다. 웜업을 하고 플레이 한 뒤 뭔가 먹으면 6-7시간이 걸린다. 가끔 속이는 사람들을 참을 수 없는데, 테니스에 있어서는 덤불속에서 찾던 볼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그런 일은 없다.
-중요한 고객과 테니스를 하다가 라인 근처에 볼이 맞았다면 그에게 점수를 주겠는가
▲아웃이면 아웃이고, 내가 100% 확신할 수 없다면 상대방에게 분명히 점수를 줄 것이다.
-누군가와 플레이를 하는데 당신의 클로스 샷을 항상 아웃이라고 부른다. 그런 인성은 비즈니스 거래에도 나타났는가
▲물론이다. 100%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스포츠를 할 때 나타나는 성향은 비즈니스에서도 나타난다.
-테니스에서 당신보다 센 상대와 대적하면서 무엇을 배웠는가? 에이스를 노리고 정면승부를 거는가?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이 좋은가, 상대의 실수를 노리며 방어적으로 하는 것이 좋은가?
▲난 뒤로 물러나 앉는 스타일이 아니다. 안전하게 플레이해서 결국 이길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기업들은 안전 위주로 실수를 안한다. 그렇게 해서는 경쟁적인 글로벌환경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다. 리스크를 걸어야 한다. 메모리 산업에서는 지난 97년과 98년은 위기였다. 바닥이었다. 그 고통스런 시점에 우리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메모리 분야를 매입했다. 우리보고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지금 그것은 우리의 큰 힘이 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상대방보다 훨씬 재능이 낫다면 그런 경우에도 항상 최선을 경주해야 하는가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항상 킬러 본능을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승리한다고 결코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핵심 고객에게 의도적으로 져주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당신의 보스에게 져준적이 있는가
▲내 유전자는 그런 식으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 한번은 일본의 우리 파트너이기도 하고 고객이기도 한 거래처 간부와 테니스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이 아주 잘 하는 선수로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난 단 한점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6-0, 6-0으로 깨 놓은 것은 물론이고 전 매치를 통해 2~3점 만을 내줬을 뿐이었다.
-너무 심하게 두들겨 놓은 것 아닌가
▲나 역시 누구든 내게 일부러 져주기를 원치 않는다.
-윔블던 통계를 보면 대부분 승자는 실수가 적었다. 그렇다면 승리는 조심스럽고 안정적이여야 거둘수 있다. 맞죠?
▲무식하게 하는 것과 때를 골라 때리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로저 페더러는 뒤로 물러 앉아 있지 않는다. 위너를 때리고 또 위너를 때린다. 그는 스마트하며, 올바른 때를 택한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도 비슷하다. 세계 모든 나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데 뒤로 물러 앉아 뭔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들은 당신을 산채로 잡아먹어 버릴 것이다.
-당신은 연수입 48억달러의 회사, 그리고 1만9천명의 직원들과 그들의 가정을 걸고 도박을 하란 말인가?
▲작은 신생 기업들은 베팅을 크게 하고 큰 위험을 건다. 왜 그들 수많은 작은 회사들이 도산하는 이유다. 실수 한번이면 그들은 날라 간다. 기업이 성공하여 대체로 안정적이 되면 더 큰 위험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많은 대기업들이 의당 취해야할 태도와는 전혀 반대의 태도를 취한다. 그들은 대담해도 괜찮은 자원을 갖고 있다.
-위험에 관해 말한다면 당신은 곡예비행을 하다 죽을 뻔 한적이 있지 않은가. 대담하라는 당신의 조언을 어찌 수용하란 말인가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위험을 짊어져야 한다. 조지 부시 시니어가 80세에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렸는데 대단한 일이었다. 만약 낙하산이 안펴졌다면? 그럼 뭐 어때? 인생을 통털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18세 아이는 영원히 살 것처럼 엄청난 리스크를 진다. 그들에게는 전 인생이 전도에 창창하다. 난 내일 죽어도 불만이 없다. 난 다른 사람이 한평생 걸쳐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경험했다.
-애들에게 착하게 져주라고 가르치는 사람들도 있다. 당신 말은 선한 패자로는 들리지 않는다
▲어림없는 말. 그건 아주 이상한 개념이다.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저승에서나 가능한 소리다. 인류 역사상 그런 일은 없었다. 난 내 아이들에게 져도 괜찮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누군가 그 아이들의 일자리를 뺏고 생계를 위협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인생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빨리 알아야 한다. 정신 차리고 이런 현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지기를 싫어하나
▲상당히 그런 면이 있다. 기업이 커질수록 인생은 공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회사를 그런 식으로 인도하는 아주 나쁜 CEO들이 많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CEO가 됐을까 의심스런 사람을 여러번 만났다.
-테니스는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찾기 위해 분석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가
▲물론이다. 테니스 할 때처럼 비즈니스에서도 경쟁 분석에 철저하다.
■애플턴이 주는 비즈니스 팁
리스크를 짊어져라. 상대가 실수하기를 기다리지 말라. 승리를 노려라.
회사가 성장해 강해질수록 기회(위험)를 과감히 택해야 한다.
선한 패배자(a good loser)가 되지 말라.
경쟁을 분석하고 강점과 약점을 지칠때까지 연구하라.
비즈니스는 스포츠보다 움직임이 느리다.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애플턴은 누구
쪾LA태생. 테니스 장학금으로 아이다호주 보이시 대학을 다님. 경영학 학위(82년). 프로 테니스 위성 순회경기(satellite circuit)에서 6개월 동안 선수로 뛰었다.
쪾비행기를 20대 넘게 갖고 있는데 곡예비행을 즐긴다. 2004년 7월에는 곡예하던 비행기가 지상 25피트에서 엔진이 멈춰 추락했던 적이 있다. 마지막 순간에도 기체를 조정해 목숨을 부지했다.
쪾마이크론에는 대학졸업직후인 83년 시간당 4.46달러를 받고 시작했다. 94년 34세로 CEO에 올랐다. 당시 포춘 500기업중 세 번째로 연소한 CEO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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