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달러 하는 팀 멤버십에 개인 트레이너까지
전문적 청소년 스포츠 교육기관 성업중
시간당 30∼150달러 비싸도 수요 매년 30%신장
수많은 한국 여자 선수들이 LPGA에서 기염을 토하기 까지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이 부모의 희생과 헌신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자식 뒷바라지라면 특히 유별난 것이 한국 부모들이지만 알고보면 미국 부모도 하나 다를 것 없다.
스포츠에 대한 열광이 전국적으로 깊어가면서 미국에도 아주 어릴 적부터 한가지 종목에 집중해 일년 내내 그것만 연습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부모들이 자녀를 뛰어난 운동선수로 만들거나 대학에 장학생으로 보낼 희망을 가지고 수천달러씩 들여서 팀 멤버십, 개인 훈련은 물론 사립 스포츠학교까지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투자를 하고도 기껏 학교 팀에 들어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캘리포니아주 앱토스에 사는 보 프레이저(16)는 10세 때부터 부모가 프로페셔널 코치와 프라이빗 트레이너, 적성 검사, 야구 캠프, 토너먼트, 엘리트 팀과의 여행에 보냈으며, 보의 경기를 보느라 온 가족이 함께 여행한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보가 장래 과연 프로 야구 선수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정성 더분에 보는 이제 고등학교 팀에서 캐처가 됐다.
그런 부모들의 경쟁적인 극성이 지나치다고 생각하지만 개리 메이즈도 아들 카일(17)이 좋아하는 운동을 할 기회를 마련하는 일이라면 지갑을 활짝 열어 왔다.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고등학교 야구 코치로 일하는 메이즈는 “돈 있는 부모들은 자기 아이에게 끝도 없이 온갖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고 말한다.
어떤 부모는 200~400달러씩 들여 새로 나온 야구 방망이마다 사주고, 체력 단련을 시키려 시간당 60달러에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는데 그렇게 과외를 하지 않는 아이들은 뒤처지는 게 현실이라고 메이스는 안타까와했다. 그도 지난 8년간 아들이 순회 경기를 하는 아이스하키 팀에서 뛸 수 있도록 연간 2,000~ 4,000달러를 썼다. 장비, 토너먼트, 개솔린과 휴가 겸 응원차 함께 간 가족들의 호텔 및 항공료가 그만큼 들었다. “아이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한 투자이기도 하지만 그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요”
이처럼 수요가 확실하니 지난 5년 사이에 각종 스포츠 캠프, 사립 스포츠학교, 기타 비즈니스들이 번창한 것은 당연하다. 조지아주 알파레타에 자리잡은 ‘벨로시티 스포츠 퍼포먼스’는 전국에 65개의 훈련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스키 선수 제레미 블룸, 토론토 랩터스 소속 농구선수 찰리 빌라누에바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참여하는 시설인데 차츰 어린이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
해마다 벨로시티 센터에 오는 13만여명의 어린이들은 일주일에 두세번, 60~90분 세션당 15~45달러를 내고 힘과 속도, 민첩성에 관한 일반적인 코칭을 받는다. 벨로시티의 매출은 연간 30% 씩 신장하고 있으며 올해만 35개의 프랜차이즈 센터가 더 생긴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스파크 트레이닝’은 컴퓨터화된 운동능력 측정 장치와 기타 제품들을 코치, 훈련센터및 스포츠 캠프에 판매해 사업을 키웠다. 아이들은 특정 운동종목에 대한 능력을 분석하고 목표를 제시하는 ‘스파크 레이팅’ 검사를 많이 아는데 이 회사는 올해 각 클리닉, 캠프, 학교에서 24만5,000명의 학생들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검사비는 무료인 경우가 많지만 그 검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1,000만달러어치 이상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 트레이너들도 그 덕을 보기는 마찬가지. ‘기록향상전문가’를 자처하는 앤디 매클로이는 헌츠빌에서 1주일에 60명 가량의 학생들을 시간당 30~150달러를 받고 힘과 속도를 향상시키도록 지도한다. 최근에는 운동에 소질이 없는 아이들을 가르쳐 달라는 사람이 많다. 경쟁심 강한 부모들이 자기 아이가 뒤쳐지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이 이 정도면 장차 자식을 운동선수로 만들려는 부모들은 더하다. 아이를 프로페셔널 코치와 세계적으로 이름 난 트레이너가 일하는 스포츠 중심 사립학교에 보내느라 연간 4만달러씩 쓴다. 플로리다주 브래덴튼의 ‘IMG 아카데미즈’는 10~18세 학생 700명 이상에게 학기 내내 테니스, 골프, 축구, 야구, 농구 훈련을 시킨다. 학과 교육은 이 학교 캠퍼스내 ‘펜들턴 아카데미’에서 맡는다. 학생의 반 이상이 면적이 300에이커인 이 학교 캠퍼스에서 거주하며 하루에 서너시간씩 자기 종목을 연습한다. 학교측 말로는 졸업생의 85% 이상이 대학 장학금을 받았으며 해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도 1만2,000명 정도 된다.
캘리포니아주 뉴홀에 사는 스티븐 페티는 아들 알렉스가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도록 돕기 위해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카일 볼러 선수 같은 풋볼 스타들을 키워내는 것으로 유명한 샌타 클라리타의 공립학교 윌리암 하트 고교에 입학시켜 놓고 앨라배마주 알라배스터에 있는 회사 ‘내셔널 스카우팅 리포트’를 기용, 알렉스의 풋볼에 대한 재능을 대학들에 마케팅하고 있다. 알렉스의 시합장면 하이라이트를 모은 비디오와 그의 사진과 이력, 신문기사들을 올려 놓은 개인 웹사이트를 제작하고 직원이 정기적으로 대학측과 접촉해 알렉스에 대해 알리는데 든 비용은 2,300달러. 이후 알렉스에 대해 관심을 표시하는 대학측의 편지가 확실히 많아졌다고 페티는 말했다.
대학 학비가 비싸지면서 아이가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게 하려는 부모들도 많아졌다는 ‘내셔널 스카우팅 리포트’는 올해 그런 학생 4,000명쯤 도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체육장학금을 두둑히 받는 학생은 상당히 드문 것이 현실이라고 ‘학생 체육인 만들기’라는 대학 선택및 대학 선수 생활에 대한 안내서를 쓴 데이브 게일하우스는 말한다. 대부분의 대학은 농구나 풋볼처럼 인기종목에서 예외적으로 뛰어난 학생들이 아니면 1000달러정도의 부분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청소년 스포츠에 대한 과잉 투자및 경쟁에 대해 비판이 없을 수 없다. 아동 체육및 아동 심리학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스포츠에 지나치에 열성을 부리다 아이들에게 과도한 압력을 행사한다면서 아이들이 시간에 쫓기고, 사기저하, 부상이 우려된다고 말하고 있다. 부모노릇이 미국에서 제일 경쟁이 심한 스포츠 종목이 되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멘로 팍에 스티브 스피너가 세운 회사 ‘스포츠 포텐셜’은 바로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다. 농구 스타로 정치인이 된 빌 브래들리의 도움을 얻어 설립한 그의 회사는 ‘스마트’라는 135달러짜리 테스트를 판매한다. 모든 아이들이 같은 나이에 같은 운동을 하기에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8~12세 아동의 지적, 신체적 능력을 분석하여 38개 스포츠 종목중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을 골라주는 것이다. 올 여름 댈라스, 보스턴, 샌프란시스코의 동네 공원, 시 오락국, 스포츠 캠프에서 수천명의 아이들에게 시험을 실시하고 내년에는 10개 도시를 추가할 예정이다.<사진>뉴저지주 체리힐의 ‘벨로시티 스포츠 퍼포먼스’ 시설에서 고교 풋볼팀 선수들이 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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