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열풍과 함께 건강이 화두로 떠오르는 시대이다. 전문가들은 운동을 권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건강관리를 위해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을 찾아 열심히 운동하며 유쾌한 인생을 살고자 노력한다.
아침마다 출근길에 운동복 차림을 한 사람들의 걷는 모습이 좋아 나도 언젠가는 걷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별렀었다. 이제 은퇴 후 시간에서 자유로워지자 생각뿐이었던 걷기 운동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아침마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집 앞 공원길로 나선다. 내 체력으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걸으며 기도하고, 걸으며 생각한다.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는 이른 아침의 산책은 그날 하루를 위한 축복이라고 했다. 나 역시 그런 축복을 받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된 것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시간에 얽매여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많았다. 이제 직장이란 배에서 하선을 하고 바람 같은 자유인이 되어 늦잠도 자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니 마치 생을 새롭게 선물 받은 것 같고 그동안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사물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포장되어 내게 배달되는 기분마저 든다.
전문가들은 하루 2시간 이상 적어도 1만보 이상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인체의 관절에는 관절액이 있어서 관절의 움직임에 따라 관절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수거하는 구실을 해준다는 것이다. 관절운동을 안 하면 영양공급을 받지 못한 관절세포가 죽어서 관절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이내 피로해지며 통증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걸으면 무릎 관절액이 노폐물을 수거해 준다고 한다. 걷는 동안 소화기능도 촉진되고 뇌의 흐름을 촉진해서 뇌 대사를 좋게 한다고 한다. 걷기 운동을 하면 성인병 80% 이상은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걷기 운동으로 심장병을 치료했고 루즈벨트 대통령도 걷기 운동으로 천식을 치료하였다고 한다. 걷기는 운동일 뿐 아니라도, 발걸음에 의식을 집중한 채 천천히 걷는 것은 포행이라는 불가의 수행법이라고 한다. 머리쪽으로 올라간 기를 내리는 데에도 걷는 방법이 최고라고 도가에서 이른다고 한다.
처음 목표를 정해 놓고 걸을 땐 자주 걸음을 멈추고 만보계를 확인하며 숨을 내쉬곤 했다. 그러나 훈련이 되다보니 이제는 걷는 것이 일상의 중요한 요소이면서 삶의 몇가지 즐거움 중에 하나가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시간, 친구들과 나누는 수다, 어려운 일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 좋은 책이나 영화를 보았을 때의 감동, 그것들에 비교 할만한 만족감을 준다. 걷기 시작한지 30 분이 지나면 머리를 채우고 있던 의무나, 고민, 슬픔과 그리움들이 요술처럼 사라지고 근거 없는 희망과 넓은 마음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걷는 행위는 그 자체에 온전한 충만감과 해방감이 담겨 있다. 걷는 동안은 세상으로부터, 일거리로부터, 심지어는 나 자신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진다. 오감을 열고 눈앞의 대상들, 우람한 나무와 풀잎냄새, 오묘한 자연의 빛깔과 새소리에 동화되어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 얼마나 기쁜 지 모른다.
건강하게 움직여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생활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비결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김영중
크리스천
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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