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AP=연합뉴스)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이 마치 소도시 규모의 요새로 비밀리에 한창 건설되고 있다.
바그다드를 흐르는 티그리스강 인근에 신축중인 미 대사관 단지의 면적은 42헥타르(0.44㎢)다. 교황이 거주하는 바티칸시티 규모와 맞먹고,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 단지 보다 6배나 크다.
미 대사관 부지 크기로는 전세계 최대일 뿐아니라, 최근 신축되고 있는 주요국 미 대사관들 평균 규모(4헥타르)의 10배가 넘는다.
이처럼 방대한 부지에 2개의 주요 외교용 빌딩을 포함해 숙소 등 모두 21개 건물이 들어선다. 자체 방위병력뿐만 아니라 전력과 식수.폐수 처리 시설, 그리고 수영장과 체육관, 클럽 등 등 `소도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게 된다.
안전장치도 상상을 초월해 통상 건축기준보다 2.5배가 강화된 건축물들을 포함해 경비가 삼엄한 5중 출입구들, 긴급 입출구 등을 갖춘다.
비밀이라는 이유로 미 대사관측이 정보공개를 꺼리지만 미 하원 외교관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대사관 부지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시절 알-사무드 공관 동쪽에, 후세인이 현재 재판을 받는 건물의 길 건너편 공원용지에 자리하고 있다.
미 대사관 관저를 포함해 보안요원과 이라크정부 관리 등 현재 약 5천500명이 약 10㎢ 내에 거주하고 있는 현 그린존(안전지대)과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지난 2004년 10월 미국 소유로 넘어가 지난해 중반 착공된 신축 대사관은 내년 6월을 준공 목표로 돼 있으며 현재 전체 공정의 3분의 1 이상이 진행됐다.
당초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미 의회는 지난해 이라크 예산에서 5억9천200만달러만 지출 승인을 내주었다.
그러나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데다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 범위내에 있어 현재 많은 크레인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이 건축물들에 대한 정보가 알려질 경우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이라크의 중심부라는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벌써부터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럽연구단체인 국제위기감시기구(ICG)는 최근 정기보고서에서 이라크 정부와 함께 그린존에 위치할 세계 최대규모의 미 대사관 존재는 이라크인들에게 자기 나라의 실질적 권력 주체가 누구인 지를 시사하는 것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 대변인 저스틴 히긴스는 대사관 규모가 이라크에서 미국이 담당하는 업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교관을 제외하고도 군관련 인사, 정보요원들, 농무 및 상무부 관계자 등을 총망라해 수용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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