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중간을 훤하게 드러내는 청바지 스타일이 한물가고 있다. 완전히 사라지는 형국은 아니지만 전성기가 지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꼭지점을 지나 점차 ‘퇴물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10대 소녀들이 열광적으로 좋아했고 어머니들은 이를 아슬아슬하게, 불만스럽게 지켜보았다. 그러나 앞으로 유행이 바뀌면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이를 보도했다.
엉덩이에 걸치는 스타일 이젠 사양길
5년간 폭발적 인기, 최근 수개월간 매출 급감
업계, 노출정도 줄여 다양한 취향의 고객들에 손짓
몸매 안 좋은 여성, 학교 당국, 학부모 등 새 트렌드 반겨
콜로라도 두랑고의 인명구조대 코치인 민디 스턴은 허리춤에 걸치는 청바지가 보기 좋다고 여겼다. 그러나 단정한 스턴이 배꼽과 허리를 드러내는 짧은 청바지를 입기는 어려웠다. 용기가 나질 않았다. 뒷모습에서 팬티 끝선이 드러날 정도로 짧은 청바지, 소위 말하는 ‘고래 꼬리’ 스타일은 말할 것도 없다. 스턴으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스타일이다.
지난 5년간 이러한 청바지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스턴 같은 소비자들은 마땅히 사서 입을 옷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오래된 옷을 묵묵히 입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올드 네이비’ 같은 매장에서 비교적 전통적이고 무난한 청바지를 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스턴은 이제 다시금 지갑에서 크레딧 카드를 꺼내 청바지를 고를 수 있게 됐다. 전국의 옷 매장에는 노출 부의를 줄인 청바지가 많이 진열되고 있다. 아주 짧은 청바지는 갭이나 대형 옷 매장에서 점점 소수로 전락해 가고 있다. 보수적이거나, 뚱뚱하거나 옷맵시가 별로 나지 않는 여성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갭은 ‘보이 컷’(Boy Cut)으로 불리는 자체 브랜드를 내놨다. 기존의 짧은 청바지보다 조금 보수적으로 디자인했다. 벌써 히트상품이 됐다. 엉덩이와 허리 사이에 노출을 줄이기 위해 밴드모양의 디자인을 첨가했다. 레비스도 올 가을을 겨냥해 중간 길이의 청바지를 출시했다.
짧은 청바지는 2000년 팝 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허리를 드러내는 옷을 입고 공연을 하면서 바람을 일으켰다. 그 이후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청바지는 짧을수록 멋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허리 부분의 노출 정도가 심할수록 멋진 옷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촌스럽다는 놀림을 감수해야 했다.
True Religion, 7 for All Mankind, Miss Sixty와 같은 고급브랜드는 200달러나 했다. 그래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엉덩이에 걸치느라 강력하게 조이는 청바지는 건강에 나쁘다는 의학계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특히 젊은 층에서 그 인기는 대단했다. 일부 트인 어머니들은 딸들의 스타일을 따라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짧은 청바지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상당수 고교에서는 아예 이를 금지했다. 루이지애나와 버지니아주 의회는 이를 불법화하려고 했다. 실패하긴 했지만. 아무튼 청바지 시장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14%나 커졌다. 146억달러 규모다.
이 청바지 스타일이 왜 이토록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려왔는지 궁금하다. 짧은 청바지는 입고 다니기가 불편하다. 몸에 맞는 것을 찾기도 간단하지 않다. 혼자 있는 탈의실에서조차 바지를 치켜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 청바지를 입는 여성들은 섹시하다는 믿음 때문에 유행을 좇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섹시를 강조한 조류에 역류하는 것은 대다수 여성에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가정주부나 몸매가 좋지 않은 여성은 울며 겨자 먹기로 보통 청바지를 입지만 조금이라고 가능하다면 이 스타일을 시도한다. 할리웃의 연예 지망생 모집담당들은 이제 짧은 청바지는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연예인들에게 의상 조언을 하는 제인은 “지난 수개월간 짧은 청바지의 인기에서 거품이 빠지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저녁 나이트클럽에 가면 짧은 청바지 스타일의 변화가 마치 오래된 건물의 페인트칠이 여기저기에서 벗겨지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짧은 청바지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다수 여성들이 취향에 맞추어 입을 수 있는 무난한 디자인의 청바지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과감한 노출을 꺼리던 여성 고객들에게 손짓하는 것이다. 유행의 변화와 업계의 발 빠른 대응은 뚱보 여성들이나 대담한 노출을 기피하던 여성들에게는 모처럼 기쁜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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