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이민법안 좌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법안의 문제점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윤희주 민족학교 프로그램 디렉터, 윤호웅 한인봉제협회장, 임승호 경은감리교회 목사, 스티븐 장 이민변호사, 김요한 성공회 성 제임스 교회 신부. <서준영 기자>
서류미비자 범죄자 취급… 돕는 것도 처벌
영주권자도 사소한 법 위반하면 추방대상
한인 봉제업체 등 노동력 못구해 붕괴될판
25, 26일 LA 반대시위에 한인 동참을
- 센센브레너-킹법안(H.R.4437)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져 있나.
▲스티브 장: 미국에서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은 오직 시민권자일뿐이라고 명문으로 규정하는 법안이다. 이 법은 시민권자를 제외한 모든 이민자의 기본적인 인권이 배제되어 있다. 미국 정부는 언제라도 필요에 따라 이민자를 추방할 수 있다.
▲윤희주: 서류미비 이민자가 미국에 거주하는 것 자체를 범죄로 규정한다. 서류미비 이민자를 중범죄인으로 취급해 추방하며 이들은 영구적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 여기에다 서류미비 이민자에게 인도적 도움을 주는 것을 범죄시하고 있다.
▲스티브 장: 서류미비 이민자를 돕는 사람의 재산을 몰수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수강학점이 미달한 유학생도 범죄자가 된다. 영주권자가 사소한 이민법을 어겼다라도 추방대상이 되며. 영주권자가 이사한 후 10일 이내에 거주지 이전신고를 하지 않아도 추방할 수 있도록 한다.
- 어떤 점이 문제가 돼 이민자 사회가 우려하는가.
▲김요한: 성경은 가난한 이웃을 돕는 것이 바로 예수를 대접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우리 교인들은 매일 아침 한인타운에서 라티노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우리 교인들이 중범죄자인가? 철저하게 기득권을 보호하겠다는 법같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교계는 불복종 운동을 벌일 것이다. 자원해서라도 수갑을 차고 감옥에 갈 각오가 되어 있다.
▲임승호: 미국 건국이념의 근간을 흔드는 법안이다. 미국인들이 누구인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땅에 들어온 초기 미국인들은 이민서류가 있었는가? 미국은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다. 인간은 신이 주신 어느 땅에서라도 살 수 있다. 다만 절차적인 합법성을 얻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이것을 범죄라고 규정하는 언어도단이다.
▲윤희주: 닫힌 대문으로 들어오지 않고 무너진 담장을 통해서 들어오거나 담장을 넘어 들어왔다고 해서 범죄자는 아니다.
▲스티브 장: 가장 큰 문제점은 서류미비 이민자 뿐 아니라 영주권자를 포함한 이민자권리를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자기한 만료도 범죄기록에 올라가고 일상적으로 지역경찰이 이민자의 합법신분 여부를 수사하도록 하고 있어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더 이상 안정적인 신분을 유지할 수 없게된다.
▲윤호웅: 경제도 파탄이 날 것이다. 지금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미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엄청나다. 단 하루라도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모두 사라진다고 가정해 보자. 미국경제는 그 순간 올스톱 될 것이다.
- 한인사회에도 영향이 있나
▲윤희주: 미 전체 한인 5명중 1명은 서류미비 이민자들이며 합법 이민자들도 대부분 서류미비 이민자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다. 지난 2000년 센서스에서 밝혀진 서류미비한인만 19만 여명에 달한다. 지금은 적어도 30만 명 이상이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호웅: LA한인사회의 최대의 젖줄인 봉제·의류산업은 그야말로 붕괴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한인업체가 고용하고 있는 이 분야 노동자들의 90%는 서류미비 이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승호: 우리 교회 교인들의 30%가 서류미비 이민자다. 주일 예배 때마다 이들은 합법신분을 얻기 위해 눈물의 기도를 한다. 이제 교회도 교인들의 합법신분여부를 확인하고 교인등록을 해야 하는가? 소셜번호와 운전면허증으로 신분을 확인한 후에 신도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지 모른다.
- LA에서 25·26일 대규모 반대 시위 열리는데
▲김요한: 종교계가 앞장서서 이 법안 저지에 나설 것이며 마호니 추기경의 선언처럼 모든 종교가 하나가 돼 미 전국적인 불복종 운동을 펼칠 것이다.
▲윤호웅: 봉제와 의류업계도 이 법안 저지를 위해 공동대응할 계획이다.
▲윤희주: LA에서 열리는 ‘반이민법안 저지 시위’에 한인사회가 동참해야 한다. 이는 라티노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 가족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인교계와 단체 1,200여 곳에 시위 동참을 촉구하는 팩스를 보냈고 2,000여명의 한인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날 많은 한인들이 시위에 참가해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스티브 장: 주류사회에서도 이 법안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민변호사협회도 이 법안 저지를 위해 연방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좌담 참석자>
윤희주(민족학교 프로그램 디렉터)
김요한 신부(성공회 성 제임스 교회)
임승호 목사(경은감리교회)
스티븐 장 변호사(이민전문)
윤호웅 회장(한인봉제협회)
< 사회 및 정리: 김상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