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주일예배 준비를 위해 5시가 못되어서 눈을 비비고 일어났습니다. 문득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일본과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경기 결과가 알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을 열었을 때 ‘한국의 역전승!’이라는 도쿄발 기사에 눈을 의심하였습니다. 그것도 한때 일본의 프로야구에서 부진했던 이승엽 선수가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홈런으로 이룬 것이라 더욱 흐뭇했습니다.
최근 LA에서 있었던 멕시코와의 축구 경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에인절스 구장에 ‘대~한 민국’을 외칠 시간이 다가옵니다. 얼마 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끝난 동계 올림픽의 쇼트트랙의 쾌거가 계속 이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또 때를 맞추어 어느 국적 항공기는 월드컵 축구 선수들의 얼굴을 비행기 동체에 그려 넣어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사용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한민족의 운동 열기는 더해가고 있습니다.
아들이 미국의 작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일입니다. 자신도 운동을 하겠다고 학교의 축구팀에 들어갔습니다. 그 팀은 선수라면 누구나 경기에 뛰게 하였습니다. 지고있는 게임에도 못하는 아이들에게 뛸 기회를 줌으로써 원성(?) 아닌 원성을 받기도 하는 그런 팀 말입니다.
그런데, 제 아들은 게임을 구경하러 가면 공은 별로 만져보지 못하고 운동장만 열심히 밟고 뛰어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농구를 한다고 축구와 이별을 고했습니다. 농구팀에서도 축구팀에서 보이던 활약(?)과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프랑스 월드컵을 보고 난 후에 아들은 다시 축구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고등학교 축구팀 예비심사(try-out)가 있던 며칠 전 불운인 지 행운인 지 때마침 발을 다쳐 축구팀에 들어가지 못하였습니다. 아들을 불쌍히(?) 여긴 한 친구가 육상팀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 그곳으로 들어오라 권유했습니다.
이렇게 들어간 육상팀에서 꾸준히 훈련을 하고 게임에 참가하더니 뜻하지 않게 발군의 실력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운동을 계속한 후 대학 4학년이 된 지금도 틈틈이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는 일을 계속합니다. 몸을 만져보면 제가 보아도 놀랄 정도로 탄탄해 졌습니다. 운동을 하고 싶어하였던 아들에게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게 되었던 것이 더욱 그에게 운동을 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운동을 좋아하던 저에게도 운동할 기회가 있었지만 제 선친은 제가 고등학교를 운동 특기자로 진학하는 데 단호한 반대를 하셨습니다. ‘앞으로 운동을 계속해 가지고는 먹고살기 힘들다’는 지론이셨습니다. 저의 앞날을 위해 걱정을 하시던 부모님은 운동을 취미로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은 해주시지 못하셨습니다. 저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20년 넘게 운동하는 것을 등한시했습니다.
이제 세월이 흐르며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가를 깨달으며 열심히 운동을 해보고자 마음을 먹지만 현실적으로 잘 안되어서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민자로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교민들을 봅니다. 삶을 위해 정말 눈물겨운 노력을 다 합니다. 그러나 건강관리를 제때에 하지 못해 고생하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건강은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비용과 시간 면에서 경제적입니다.
미국 땅에 불어오는 한류 운동 열기가 우리들이 직접 몸으로 운동을 하는 데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는 것이 보는 것보다 복이 있나니’ 이 복을 우리 모두 함께 누리게 되었으면 합니다.
고 태 형 목사
(선한목자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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