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호랑이 골프’로 10번홀에서 일찌감치 승부를 끝낸 타이거 우즈가 상대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모자를 벗고 있다.
월드골프 챔피언십
화난 우즈, 매치플레이 최소홀 기록
최경주 1회전 탈락
호랑이를 건드렸다간 다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22일 막을 올린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WGC) 액센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첫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눈부신 ‘황제골프’의 진수를 보여주며 사상 최대 압승을 거뒀다.
칼스배드의 라코스타 리조트코스에서 벌어진 대회 1회전 경기에서 대회 탑시드 우즈는 64번시드의 스티븐 에임스를 받아 1번홀부터 6연속 줄버디를 낚아올리는 등 전반 9홀에서 7개의 버디를 뽑아내는 맹위를 떨치며 모든 홀을 휩쓴 뒤 후반 첫 홀인 10번홀에서 승부를 끝내는 신들린 ‘황제골프 쇼’를 펼쳤다. 10번홀만에 경기가 끝난 것은 18홀 매치플레이에서는 수학적으로 결코 깨질 수 없는 최소홀 기록.
막판 턱걸이로 이 대회 출전권을 따낸 에임스는 대회전 인터뷰에서 우즈와의 1라운드 대결에 대해 “매치플레이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요즘 우즈가 볼 치는 곳을 보면 충분히 (이변이) 가능하다”고 답했다가 화난 호랑이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톡톡히 실감해야 했다. 우즈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6연속 홀에서 줄버디를 엮어올리며 숨돌릴 새 없는 맹공을 퍼부었고 기가 질린 에임스는 전반 우즈가 버디를 못잡은 7번과 9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홀을 헌납하는 등 전반 단 한 홀도 못 건지고 일찌감치 KO됐다. 이날 유일하게 에임스가 홀을 빼앗기지 않은 10번홀에서 승부가 결정됐다는 것도 아이러니였다.
경기 후 우즈는 에임스의 코멘트를 보았느냐, 그에 자극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모두 “Yes”라고 짤막하게 답해 에임스는 코멘트 한마디 잘못했다가 호랑이에게 물려 혼쭐나는 신세가 됐음을 시사했다.
한편 ‘탱크’ 최경주는 3년 연속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호주의 로버트 앨런비와 1회전에서 맞붙은 최경주는 첫 16홀동안 버디 1개에 그치며 3개의 보기를 범하는 부진으로 3 & 2(2홀 남기고 3홀차)로 무릎꿇어 탈락했다. 바비 존스 그룹 9번시드였던 최경주는 이날 승리했을 경우 탑시드 우즈와 2회전에서 만날 수 있었으나 8번시드 앨런비를 상대로 첫 홀에서 버디로 리드를 내준 뒤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하고 맥없이 물러서고 말았다.
이밖에 게리 플레이어 그룹 탑시드 비제이 싱, 샘 스니드 그룹 탑시드 라티프 구슨은 각각 5홀차의 압승을 거두고 2회전에 안착했으나 이 대회에 3년만에 복귀한 벤 호건 그룹 탑시드 어니 엘스는 48세의 노장 버나드 랑거에 1홀차로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엘스는 이 대회에서 단 한 번도 2회전에 오르지 못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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