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픽셀 경쟁은 끝났다, 그 다음은...”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2월은 흥분되는 달이다.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연례 ‘포토 마케팅 어소시에이션’ 컨벤션에서 많은 회사들이 최신형 카메라 모델들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2월은 그 어느때보다도 더 큰 변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포토 마케팅’컨벤션
주목할 만한 변화 등장
렌즈 2개짜리 코닥
카메라같지 않은 소니
본체가 투명한 캐넌
첫째가 필름 카메라 시장의 몰락이다. 현재 판매된 모든 카메라의 92%가 디지털이라는 통계가 나와있으니 큰 카메라 회사들은 ‘니콘’이나 ‘코닥’처럼 필름 비지니스를 끝내거나 ‘코니카 미놀타’처럼 아예 카메라 비지니스에서 탈출하고 있다. 필름 사진은 급격히 틈새 시장화하고 있다.
다음은 디지털 카메라의 메가픽슬 경쟁이 끝났다는 점이다. ‘캐넌’의 카메라 마케팅 그룹 디렉터인 척 웨스트폴은 “소형 카메라의 경우 매가픽슬 경쟁은 거의 종결됐다고 본다”고 말한다. 7, 8 메가픽슬이면 가로 13인치, 세로 19인치 크기의 매우 세세하고 선명한 사진을 쉽게 뽑을 수 있으니 일반용으로는 조금 지나친 감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더 많은 화소의 필요성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소비자들은 이제 8 메가픽슬이면 되고도 남았다는 제조업자들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며, 소비자들은 앞으로 무슨 이유로 새 카메라를 장만할 것인가?
미래의 테크놀로지를 지금 점치는 것은 바보짓이지만 시장의 흐름과 카메라 회사 간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변화를 조금은 예측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므로 더이상 필름 카메라의 모양이나 크기, 성능등을 모방할 필요가 없어진 카메라회사들은 보다 과감한 모양과 성능의 전자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코닥’의 보기도 멋진 ‘V570’ 카메라는 각각 센서가 장착된 렌즈 2개(하나는 광각, 하나는 줌)가 들어있다. ‘소니’의 날렵한 M2는 외관상 카메라 같아 보이지 않아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 ‘캐넌’도 본체가 투명한 플래스틱이라 안이 다 들여다보이는 카메라의 원형을 공개했다.
2006년에 주목되는 추세는 이미지 안정기능이다. 새로 나오는 모델에는 반드시 들어있는 이 기능은 사진을 찍을 때 손이 약간 떨렸어도 사진은 선명하게 나오게 해준다.
2년전만 해도 스틸 카메라와 비디오 카메라는 영역이 확실히 구분됐었다. 요즘도 캠코더로 찍은 사진은 그저 그렇지만 디지털 스틸 카메라로 찍는 영화의 질은 훨씬 좋아졌다. 현재 시판중인 모델은 거의 모두 스탠다드 TV 스크린(640x480픽슬)에 꽉 차고, TV처럼 자연스럽게(초당 30화면) 보이는 비디오를 녹화한다. 특히 ‘캐넌’의 ‘파워샷 S80’은 1024x7 68 픽슬로 녹화하므로 하이 데피니션 스크린이나 컴퓨터 모니터로 보기에 좋으며, SD와 A 시리즈중 몇가지는 초당 60화면을 찍으므로 골프 스윙이나 테니스 서브 동작을 분석하는데 쓸만하다. ‘캐넌’의 ‘S2 IS’는 비디오와 스틸 사진을 동시에 촬영한다.
‘코닥’‘삼성’‘캐넌’과 ‘올림퍼스’는 촬영중에도 줌과 리포커스가 되는 카메라를 내놓고 있는데 삼성의 ‘디지맥스 i6’는 무비 모드에서 줌렌즈의 모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니콘’의 ‘N1’과 ‘캐넌’의 ‘엘프 SD 430’은 모두 Wi-Fi 무선 네트웍이 가능하지만 사진을 컴퓨터나 프린터에 무선으로 이동시킬 뿐이지 인터넷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는데 ‘코닥’에서 나오는 ‘이지셰어-원’은 사진을 e메일로 보내거나 ‘코닥’의 무료 웹페이지에 올려 놓을 수도 있고 반대로 온라인에 저장된 사진을 카메라 스크린으로 불러내 오기도 한다.
디지털 카메라는 설계부터 시판까지 보통 2년이 걸린다. 따라서 2007년과 2008년에 시장에 나올 카메라 대부분은 현재 디자인 과정에 있다. 따라서 GPS 시스템을 카메라에 장착하면 컴퓨터에 저장해둔 사진들이 언제 어디서 찍은 것인지도 알 수 있게 된다. ‘니콘’의 ‘쿨픽스’ 모델중 일부에는 이미 사람 얼굴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어서 사람 얼굴에 촛점이 맞춰지도록 돕는다. ‘캐넌’은 그보다 더 정교한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블링크 샷’이라는 것은 피사체의 눈이 감겨지는 순간에 사진이 찍혀지는 것을 막아준다. ‘스마일 샷’이라는 것은 피사체가 웃음을 지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찍게 해준다.
요즘 소형 카메라들은 대부분 리듐-이온 전지를 사용, 한번 충전에 보통 300장쯤 찍을 수 있다. 장래에는 그보다 더 오래가는 수소 연료 전지가 사용될 예정으로 현재 개발되고 있다. 랩탑용 배터리가 먼저 나오고 다음으로 셀폰과 디지털 카메라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 스크린도 점점 더 좋아지고 커지고 있다. 요즘은 화면의 사선길이가 2 또는 2.5인치인 것이 보통인데, ‘코닥’과 ‘소니’에는 3인치짜리 스크린도 있다. ‘삼성’의 ‘디지맥스 프로 815’는 업계를 선도하는 3.5인치 대형 화면을 갖추고 있어 종이에 인화해 놓은 사진을 보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불행히도 화면이 클수록 전력 소모도 크다. 요즘 카메라 디자이너들 사이에는 더 밝지만 전력 소모는 훨씬 적은 오개닉 발광 다이오드(OLED) 스크린 사용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니 내년쯤에는 그런 스크린을 갖춘 제품을 기대할 만 하다.
렌즈 디자인과 광센서의 치수등 복잡한 요인들 때문에 날렵한 소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질적으로는 디지털 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런데 디지털 SLR은 크고 무겁고 거추장스러운데다 스크린이 아니라 조그만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들여다봐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카메라 디자이너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 것은 불문가지. ‘올림퍼스’의 ‘이볼트 330 SLR’은 카메라 앞에 펼쳐진 광경을 스크린에 비춰주는 역할만 하는 센서를 하나 더 달았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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