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의 심리 상태와 그들의 자녀에 대한 태도는 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특히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불안 초조한 부모는 자녀의 성격 형성에 장애를 초래하기 쉽다.
엄격한 부모의 특징은 “나의 생각과 의견, 행동, 삶을 사는 방법만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리고 “너의 생각, 말과 행동, 사물 판단, 모두가다 내 마음에 차지 않는다. 그러므로 네가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면 내 말에 절대 복종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 불안 초조한 부모는 항상 자녀가 잘못을 저지르고 성적이 하락될 것을 예상하고 늘 불안해하며 자녀를 과소 평가한다. 항상 “조심해” “길을 걸을 때는 양쪽을 반드시 보고” “잘 해야지” 등의 권고를 매일 아침 학교 가기 전 한다. 이러한 부모형은 자녀의 심리에 내재하고 있으면서 늘 모든 일에 간섭과 염려를 한다.
이러한 경우 여섯 가지의 결과가 자녀에게 나타날 수 있다. 첫째는 자녀가 자신의 판단이나 생각을 늘 인정 못하고 의심한다는 것이다. 즉 심리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부모의 음성이 “네가 하는 것은 옳지 못해, 너는 못할 거야. 네가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다 뭐가 좀 모자라”하며 항상 자녀를 주눅 들게 한다.
이런 학생은 학교에서 손을 들고 본인의 의사를 발표하기 어렵고 성인이 되어서는 여러 직원들 앞에서 의견을 말하고 싶어도 망설이며 못한다. 이러한 자녀들은 못하고 망설이는 자신이 미워지고 경멸하면서 자신을 더 인정 못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이와 연결해서 성인이 되어서도 상대방에게 필요 이상으로 모든 것을 묻거나 한 것을 늘 재검토하게 되는데 이는 본인의 지각, 판단, 행동에 대해 늘 의심을 하기 때문이다.
둘째 특징은 본인의 부모를 두려워하듯 어른을 보면 부모한테 하듯 자신이 없어 보이고 두려워한다.
이러한 자녀들은 성인이 되어서 몇 분만 직장에 늦어도 심히 눈치를 보게 되고 정당한 이유(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차가 밀렸다든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늦은 것을 본인 책임으로 돌리면서 몹시 불안해하며 도착해서는 장황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셋째는 부모의 벌과 책망이 두려워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남을 탓하거나 상습적인 거짓말로 벌을 회피하려 한다. 착하고 정직했던 자녀가 점점 커가면서 거짓말을 곧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넷째는 본인의 모든 능력과 잠재력을 과소 평가하면서 모든 일에 소심하고 또 못할 것을 미리 전제로 하고 숙제나 다른 프로젝트를 미루기도 하며 공부나 일에 대한 의욕을 잃 는다.
다섯째는 사람들 앞에서는 착한 행동을 하지만 아무도 없을 때는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경찰이 눈에 보일 때는 교통 법을 잘 지키는 척하지만 아무도 없을 때는 정지 사인이나 빨간 신호등에도 슬쩍 지나가는 등 어린아이 같이 벌이 있어야만 법을 준수하는 미성숙한 성인이 된다.
여섯째로 휴가나 여가를 마음 놓고 즐기는데 너무 인색하다. 즉 인정받는 것에 너무 굶주린 관계로 자신을 학대하면서 일에 골몰하게 되는데 이는 “나는 이렇게 여가를 즐길 자격이 못된다”는 심리 상태가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중용이 중요하다. 너무 방관적인 부모가 되어서도 안되겠지만 자녀를 위한다고 너무 엄격해서도 안된다. 자녀 교육열이 높은 한인들은 자칫 지나치게 자녀 일에 간여하기 쉽다. 혹시 자녀에 대한 관심과 염려가 지나쳐 자녀의 인격 형성에 방해가 되고 있지 않은지 자신을 돌아보자.
안영희
컬럼비아 대학
사회사업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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