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국장에서 성신여대 교수로 회사서 만류하지만 오래 전부터 생각한 일
손석희(50ㆍ사진) MBC 아나운서 국장이 22년간 몸담았던 MBC를 떠난다.
손 국장은 올해 신설된 성신여대 인문과학대 문화정보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최근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다.
올해 첫 신입생 60명을 선발한 성신여대 문화정보학부는 문화자원 콘텐츠와 방송화법 전공을 두고 있는데, 손 국장은 방송화법 전임교수를 맡을 예정이다. 그러나 MBC 경영진이 강하게 만류하고 있어 아직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은 상태다.
손 국장은 31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성신여대에서는 이미 필요한 절차를 밟았다”며 “회사에 사의를 전달했고, 경영진의 결심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결정이 나기 전에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져 난감하다”며 “곧 최문순 사장을 다시 만나본 뒤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999년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은 뒤 성균관대 겸임교수 등으로 강단에 서온 그는 대학교수로의 이직에 대해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일”이라고 밝혀 사의를 번복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손 국장은 대학으로의 이직이 정계 진출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정계 등으로부터 숱하게 ‘러브콜’을 받을 때마다 “방송 현장을 지키겠다”고 한 약속을 어긴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적을 옮기는 것이지 방송 현장을 떠나는 게 아니다”면서 “MBC에서 내치지 않는다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TV ‘100분 토론’의 진행을 계속 맡고 싶다”고 말했다.
손 국장은 국민대 국문과를 나와 84년 MBC에 입사,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MBC 간판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했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과 ‘가장 신뢰할 만한 언론인’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각종 사건 사고와 잇따른 인력 유출에 시달려온 MBC는 간판스타인 손 국장의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지자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한 간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섭섭함을 표시하면서 “회사에서 적극 만류하고 있지만 이미 언론에 보도돼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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