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성이 역학자 김학씨로부터 사주로 풀어본 병술년 운세를 듣고 있다. <서준영 기자>
설날 전후 ‘운명철학소’에 한인 발길 분주
건강·결혼·사업...
신년 사주 듣고나면
“든든하고 편안해져”
20~80대까지 다양
신년이다. 정확히 말하면 음력설을 지나 본격적인 개띠해로 접어드는 우리식 2006년이 시작된 것이다. 2월4일은 춘분으로 역학에서는 실제로 한해가 바뀌는 기준이 된다. 이때쯤이면 문전 성시를 이루는 비즈니스가 있다. 다름아닌 운명철학소. 새해 운수를 알아보려는 한인들로 분주하다.
역학으로 풀어보는 사주팔자는 ‘믿지 않는’ 한인들에게는 한해동안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지침서가 되기도 한다. 태어난 생년월일과 시간이 조합해 만들어내는 역학의 사주는 비밀 보따리와도 같다.
27일 김학생활상담실을 찾아 신년 운세를 들은 한인들의 얼굴에는 ‘통과의례‘라도 끝낸 듯이 기쁨과 안도감이 가득했다. 60대 한인 여성은 ‘올해는 정말로 간데’라며 아들의 사주에 결혼이 나온 것을 보고 싱글벙글했다. 6년째 음력 설이면 운수를 보러 찾는다는 신모(52·여)씨는 “너무 잘 맞아 애들 진로 선택도 따라가게 됐다”면서 “사업상 문제와 자녀, 건강문제도 묻지만 무엇보다 사주를 보고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사주팔자를 보는 것은 전통이긴 하지만 ‘기독교 강세’인 한인 커뮤니티에서 약간 꺼리는 분위기도 사실. 10년 고객 오수잔(60·여)씨는 “나도 교회 나가지만, 사주는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나오는 것”이라며 나름대로 역학의 ‘과학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역술인들에 따르면 모두가 바라는 신년소망은 건강, 결혼, 사업성공, 취직 등 다양하지만 신년운은 띠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김학씨는 “호랑이, 말, 개띠는 나쁜 삼재가 빠져나가는 해지만 생일이 지났다고 방심하면 안되고, 뱀, 닭, 소띠는 삼재가 2007년 2월4일까지 들어오기 때문에 중요한 일을 올해 끝내는 게 좋다”고 풀이했다.
이민사회이다 보니 중년이상의 여성만이 신년운수나 사주의 주고객이란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다. 물론 연말부터 세금보고 시즌 직전까지 붐비는 것도 하나의 현상이다.
지윤철학원의 지윤씨는 “최근엔 부부가 함께 비즈니스 문제로 찾는 경우가 많고, 연령층도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하다”면서 “법조계 진로도 형법, 상법, 로펌까지 구체적으로 짚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주라고 역학자들이 좋은 말만 해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란 것이 역술계의 일반적 견해. “나쁜 사주가 나온 것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좋은 사주가 안나왔다고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의견이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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