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종 연구원 실험실은 거의 군대다
양자 사이서 난처한 입장 드러내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황우석 교수팀의 핵심 연구원 김선종씨는 피츠버그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너무 힘들고 괴롭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자신에게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데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줄기세포 사진 등 조작에 대해서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와 ‘귀국해서 줄기세포 생성을 재연하자’는 제안했으나 일단 거절했다면서 황 교수가 막바지에 ‘검찰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했을 때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의 사진조작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 “실험실은 거의 군대다”는 말로 황 교수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던 강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용기가 없었다”고 자탄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일부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 김 연구원은 “피츠버그대에서 내가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서 “우리를 너무 크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줄기세포 존재를 두고 황 교수와 미즈메디 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의 말이 엇갈리고 있는 데 대해 “보는 방향이 다를 뿐 결국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모호한 말로 양자의 중간에 선 난처한 입장을 드러냈다.
김 연구원은 자신이 직접 관여해 4월께 8개의 줄기세포를 만들었음을 확신한다고 밝히면서도 줄기세포가 형성된 시점으로 보아 시간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분석자료가 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것은 ‘의심스럽다’고 말해 황 교수 연구의 전체적 성격을 거듭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이날 회견에 동석했던 김 연구원의 부친은 “아들이 이제 연구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고 부인은 “남편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연구에만 매달렸던 사람”이라며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
피츠버그=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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