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잡이 절도단’ 시카고 한인타운도 피해
▶ ’신고가 범인 잡는다’... 비상 연락망 구축해야
얼마전 서버브에서 상당수 한인업소들에 피해를 입힌 ‘흑인 4인조’ 절도범(본보 10월 5일자 1면 보도)들이 시카고 지역의 한인업소에서도 절도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연말을 앞둔 한인업소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흑인 여성과 남성으로 구성된 이들은 4명에서 2명씩 한 조를 이뤄 손님을 가장해 업소에 침입, 주인을 혼란스럽게 한 뒤 현금이나 물건을 훔쳐가는 수법으로 주로 북서부 서버브의 한인업소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왔다. 최근까지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최근에는 한인상권이 형성돼 있는 브린마와 링컨 등 시카고에도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브린마길 한인업소의 주인 A씨는 서버브의 한인업소들이 피해를 입은 직후인 지난달 중순경 4명의 흑인들이 업소에 침입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이들은 문이 잠긴 상태에서 한 명이 들어오겠다고 해 문을 열어주었더니 문 뒤에 숨어있던 3명이 함께 가게로 진입해 진열된 옷을 번갈아 입어본 후 집어 던지며 난동을 피웠다.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A씨는 이들이 물건을 망가뜨리는 모습을 보고 급한 마음에 달려갔으나 그 사이 카운터에서 한 명이 가방을 뒤지고 있었고 이를 저지하려고 했던 A씨를 뒤에 있던 남성이 완력으로 붙잡았다. A씨는 정신 없이 소리를 지르며 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을 휘둘러 저항했다며 완강하게 저항하자 가게 앞에 세워둔 녹색 밴을 타고 달아났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가해자들의 인상착의와 범행수법이 서버브에서 활동한 ‘흑인 4인조’ 절도범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피해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범행대상으로 노리는 곳은 주로 여자주인이 혼자 가게를 지키는 업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범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말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한인업소들의 범죄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피해를 입은 한인업소들의 상당수가 손님들이 줄어든다는 등의 이유로 범죄피해 사실을 숨기는 등 신고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상인들은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경찰을 불러도 오지 않거나 늦게 오기 일쑤며 리포트를 해도 서류작성을 해야하거나 코트에 갈 경우도 생겨 장사하는데 많은 지장을 주기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생명이 위독한 경우처럼 긴급한 쪽으로 인력을 보내기 때문에 경찰차가 늦게 도착할 때도 있다. 하지만 신고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한달에 한번 지역마다 통계를 내기 때문에 리포트가 많이 나온 곳으로 인력을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다.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상인들도 만족하고 사고가 없다고 가정한다. 작은 문제라도 신고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업소들간의 단합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욕의 경우 업소들이 부저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어 자신의 업소에 수상한 사람이 들어왔을 경우 부저를 눌러 다른 상가에 쉽게 위험을 알릴 수 있다. 한곳에 몰려있지 않은 시카고 한인업소들의 특성상 부저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비상 연락망으로도 업소들끼리 주의를 줄 수 있으나 대부분의 한인업소들이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니팍 커뮤니티 센터의 이진 디렉터는 경찰 시스템을 보면 특정 지역에서 사건이 많이 일어나면 인력을 증원시키고 있다. 자신의 목숨과 비즈니스와 직결된 것임으로 반드시 리포트를 해야한다며 기록으로 남겨야 사후에 시의원과 경찰서장에게도 도움을 호소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공회의소에서는 조만간 상인, 주민들과 함께 17지구 경찰서를 방문할 예정이다. 상의 김대균 수석 부회장은 해마다 이맘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피해를 입었을 경우 상인들이 연합해서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며 빠른 시일내에 상의의 주최로 안전세미나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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