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계가 깨져 피해자가 57명에 모두 280만달러 이상의 계를 타지 못하는 큰 피해를 당한(계원들 주장) 이른바 ‘한일관 계파동’의 후유증으로 북가주 한인사회에과연 내가 든 계는 안전한가? 하는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소시민들의 저축과 사업자금 융통을 위한 목돈마련 방편으로 한인사회에 만연한 ‘계’의 문제점과 대책을 시리즈로 진단해본다.
◆’묻지마’식 계 구성: 지난 8일 한일관에 모여 계주의 사기혐의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한 피해자 10여명 중 일부는 자신이 가입한 계가 언제 시작됐고, 또 언제 끝나는지 모르고 있었다. 또 계원들은 누구인지, 누가 계를 타간지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통상 한인사회에 계가 구성될 때 계주 이외에는 계원들 자신조차 누가 계에 가입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계원들은 막연히 매달 5일, 15일, 또는 25일 등 마감일에 맞춰 곗돈을 계주에게 가져다 주기만 했을 뿐 중간에 계원들이 변동되면 전혀 알 길이 없다.
이에따라 한일관 주인 오모씨가 구성한 9만달러짜리 25일 마감계에 참여한 사람들은 61명의 계원중 34명만 실제 인물이고 나머지 27명은 가공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계가 깨진 후에야 알게 됐다.
◆’들쭉날쭉’하는 곗돈: 한인사회에 널리 알려진 ‘낙찰계’는 계를 타기 원하는 계원 중 가장 높은 이자를 써내는 사람에게 그달치 계를 타게 해주는 것이다. 이는 사업자금이나 목돈이 급히 필요한 사람에게 계를 타는 우선권을 주는 대신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대신 늦게 타는 사람들은 높은 이자율로 저축효과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에따라 낙찰계는 매월 내는 불입금이 일정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실정이다. 계원들은 계주가 이번 달 곗돈은 얼마라는 식으로 통보해주면 이유를 따져보지도 않고 갖다주고 있다.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곗돈을 정해주기 때문에 계주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곗돈의 차액을 얼마든지 착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계주 맘대로’식 낙찰: 한일관의 ‘25일 마감계’에서 계를 탄 16명중 10명만 실제 계원이고 나머지 6명은 가공의 인물이라고 피해자들은 8일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이처럼 계원들은 낙찰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계주 맘대로 계를 타는 사람들이 결정되는 실정이다.
한 계원은 급히 목돈이 필요해 계를 타고싶다고 말했더니 ‘이미 다른 사람이 이자를 많이 써서 낙찰됐다’는 말만 들었다면서 실제 타간 사람이 얼마를 써내 탔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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